토스, 뱅크런 루머는 왜 나왔을까요?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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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뱅크런 루머는 왜 나왔을까요?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3.30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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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자 지급 파격적 상품 출시가 계기
일각에선 수신 자산 이상 신호로 해석
SVB 파산 사태 등 불쏘시개 역할한듯
홍민택 “수신 확보 목적은 아냐” 일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예금’ 상품이 뱅크런 루머로까지 이어졌다. 대규모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선이자 예금라는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시사오늘 이근

최근 주식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대규모 예금 이탈 위기에 처한 게 아니냐는 이른바 뱅크런 루머가 급속도록 퍼졌습니다.

루머의 시작점을 따라가다보면 토스뱅크가 최근 선보인 ‘먼저 이자 받는 예금’ 상품이 있습니다.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쉽게 말해 은행이 ‘선이자’를 지급해주는 상품이죠.

워낙 파격적인 상품인지라, 상품 출시 배경을 두고 은행권 안팎에서 여러가지 추측들도 나왔죠. 루머의 논지는 이렇습니다.

“어라? 토스가 갑자기 왜 수신을 끌어들이려고 하지? 혹시 수신자금이 급속도록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자 이탈 방지를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인가? 뱅크런 우려까지 나올 수 있겠는걸.”

사실, 여기까지는 추측이라기보다는 상상에 가까운 것이죠. 평소라면 해프닝으로도 이어지지 않았을 논리전개였지만, 루머는 생각보다 널리 빠르게 확산됐죠. 왜 그랬을까요?

이는 글로벌발(發) 은행 파산 사태가 부정적인 상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토스뱅크의 재무상태도 우려를 부추겼죠. 출범 3년차를 맞은 토스뱅크의 적자 운영은 시장 안착 전까지 불가피하게 안고가야 할 숙제임에도,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와 맞물리면서 뱅크런 루머 확산의 불쏘시개 역할이 됐죠.

토스뱅크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습니다.

첫 번째 스텝은 2022년 연말 기준 수신자산과 여신자산을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한 것입니다.

토스뱅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기준 여신잔액은 총 9 조3000억 원, 수신잔액은 총 23조 2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역시 833.5%로, 약 14조5000억 원의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두 번째 스텝은 토스뱅크의 홍민택 대표의 입을 통해 루머를 해프닝으로 일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은행 세미나에서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루머의 시발점이 된 선이자 상품에 대해 적극 해명했죠.

홍 대표는 “(상품 출시 목적은)수신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이자를 받는 불편한 경험을 개선하고자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죠.

이날 세미나에서는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나왔는데, 일각에서 나온 SVB 파산 사태가 국내 은행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죠.

금융위원회 신진창 국장도 이 자리에서 SVB 파산 사태 등과 관련해 “현재로선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했죠.

뱅크런 루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내용만 보면 토스뱅크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뱅크런 우려는 없다지만, 마냥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이 같은 루머의 위험성은 뱅크런이 현실화되면 기정사실이 돼 버린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재무상황이 튼튼하다고 말해도 돈을 맡긴 고객들이 불안해하며 돈을 인출해버리면 끝장인 것이죠. 이게 바로 뱅크런 루머의 위험성입니다.

토스도 이 같은 사실은 인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적극적으로 루머 해명에 나선 배경으로도 꼽힙니다.

시작은 루머였다고 하더라도, 금융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가지면 진짜 뱅크런이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부디, 이번 루머가 토스의 적극적 해명을 통해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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