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3년 만에 사령탑을 교체한다. 새 사령탑인 윤희경 대표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최근 출시한 ‘일루마’ 시리즈의 시장 안착과 치열해지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실적 반등세를 이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윤 신임 대표는 오는 5월 1일자로 한국필립모리스에 공식 부임한다. 윤 대표는 필립모리스 내 대표적인 전략, 재무통으로 꼽힌다. 1997년 한국필립모리스에 합류해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경험했고, 2019년부터 호주필립모리스의 재무·영업 전략을 총괄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호주필립모리스 대표이사로서 호주와 뉴질랜드, 태평양 제도 지역 사업을 이끌었다.

당장 그의 눈앞에 놓인 과제는 일루마의 흥행으로 평가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22년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신제품 일루마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지난 2월엔 후속 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 원’(IQOS ILUMA ONE)을 출시했다. 

시장 1위 탈환을 위해서도 일루마의 성공은 필수적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 흥행에 2위로 밀려나면서 자존심을 구긴 상태다.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막 출시되기 시작했을 당시인 2017년 기준 한국필립모리스의 시장 점유율은 87.4%에 달했지만 현재 4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 일루마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선 기기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아이코스 공식 매장, 온라인스토어에서 신청 후 1000원을 내면 일루마 기기를 14일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기존 아이코스 고객으로부터 친구추천을 받아 아이코스 제품 첫 구매 시, 일루마 프라임과 일루마를 각각 2만 원 할인해준다.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코스 기기를 반납하고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 일루마를 구매하면 3만 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상판매 정책도 마련됐다.

이홍석 한국필립모리스코리아 커머셜오퍼레이션 총괄은 일루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장에서 “과거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기도 했는데 일루마 출시 이후 다시 성장세로 전환됐다”면서 “전국에 일루마가 출시되면 1위 자리를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한국필립모리스가 침체기를 끝내고 실적 반등에 성공한 만큼, 이를 지속해 이끌어가는 데에 윤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2022년 한국필립모리스는 686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5653억 원) 대비 약 2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06억 원으로 162.5% 증가했다 .이는 4년 만의 반등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2018년 매출은 8706억 원에 달했지만 2019년 6831억 원, 2020년 5905억 원, 2021년 5653억 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이처럼 새 수장의 앞에 과제들이 산적했지만 한국필립모리스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썩 좋지 않다. 현재 전자담배 시장 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사인 KT&G와 BAT코리아도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중이고,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비록 성장세이긴 하나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는 연초 비중이 압도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15%에 불과했다. 연초 흡연자들을 전자담배로 얼마나 전환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업체 간 점유율 경쟁에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한국은 첨단 기술과 역동적인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필립모리스의 ‘담배연기 없는 미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며 “그간 다양한 국가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필립모리스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소비자들은 더 훌륭한 선택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과 시도에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사이의 현저한 차이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여전히 일반담배를 피우는 성인흡연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