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인어공주’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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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인어공주’ [기자수첩]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6.13 17:1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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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외모 향한 도 넘은 ‘혐오’와 ‘차별’ 발언 눈살
변화하는 시대 속 자라나는 세대 위한 ‘뉴 에리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 주인공을 맡은 할리 베일리. ⓒ 디즈니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 주인공을 맡은 할리 베일리. ⓒ 디즈니

디즈니의 실사화 영화 <인어공주>가 최근 개봉했습니다. 필자는 친구와 함께 자막판과 더빙판을 각각 한 번씩 관람했는데요. 자막판을 먼저 본 이유는 디즈니가 선택한 차세대 인어공주의 ‘목소리’가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번 인어공주 영화에 대해 말하자면 적당히 재밌고, 새롭게 다가올 시대에 맞춘 적당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리 베일리의 노래 실력은 더할 나위 없고요.

스토리적인 면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세부적인 부분에서 깨알 같이 변화를 준 게 관람 포인트이긴 하지만, 이건 애니메이션을 관람한 이들에 한정된 얘기니까요. 큰 줄기에서는 변함없는 전체 서사도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남겼습니다.

실사화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세바스찬'과 '플라운더'가 날것의 해양생물 그대로 나온 모습도 라이언킹에서의 실수를 그대로 답습한 것 같아 아쉬운 느낌이었고요. 

주말에 동네 근처 영화관에서 더빙으로 인어공주를 관람했을 땐 가족 단위 관객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옆에 앉은 자매로 보이는 두 아이들은 '바네사'가 왕자의 선택을 받자 고개를 도리질 치는가 하면, 홀로 바닷가에서 눈물 흘리는 '에리얼'을 보며 코를 훌쩍대며 울기도 했습니다. 

인어공주를 보다가 아이가 울었다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소문에 다소 걱정을 했었습니다만, 직접 영화관에서 마주친 어린 관객들이 즐겁게 영화를 관람하는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들었더랬죠.

세간에서는 인어공주에서 주인공 에리얼을 연기한 할리 베일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모습입니다. “인어공주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각자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제쳐두고서라도, 아무렇지 않게 혐오와 차별의 말을 내뱉는 모습을 보니 참 씁쓸합니다.

왜 디즈니는 기존 인어공주 애니메이션의 노선을 벗어나 인종 다변화 등의 과감한 시도를 통한 탈피를 꾀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이 돈이 되기 때문이죠.

인어공주 흥행이 좋지 못한데 어째서 돈이 되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이전에, 인어공주 영화로 “내 어린 시절 추억이 망가졌다”고 말하는 이들에 대해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90년대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온 세대일 겁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 8시에 칼같이 기상해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고, 비디오로 인어공주와 알라딘, 라이온킹, 101마리 달마시안 등을 주야장천 봐왔던 필자와 마찬가지로요.

그렇다면 인어공주 영화는 과거의 향수를 가진 기성세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작품일까요? 결단코 아니라는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줄기차게 나오고 있는 디즈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작품은 한창 자라나고 있는 다음 세대를 겨냥한 일종의 포석으로 여겨집니다. 

아이들이 영화를 보고, 인형이나 옷과 같은 관련된 굿즈를 사달라고 조를 수 있겠죠. 영화를 관람하는 데서 1차적인 수입이, 굿즈를 구입하는 데서 2차 수입이 발생합니다. 또 이들이 자라 인어공주를 추억할 나이가 되면 과거를 회상하며 3차 소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책장 한켠에 디즈니 공주 피규어들과 각종 굿즈를 전시해놓은 저처럼요.

그런데 만약 이 과정에서 디즈니가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정신을 그대로 이어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준다는 회사의 작품에 특정 인종의 공주들만 가득하다면, 획일화된 미의 기준만을 고집하고 있다면 얼마나 시대에 뒤처지고 고리타분하게 보일지 안 봐도 비디오, 아니 유튜브입니다. 

이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돈이 된다’는 주장의 근거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인어공주의 흥행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단 얘기가 들려오고 있는 중입니다. 한·중·일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도 외면받으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이 중요했더라면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어공주 영화를 들고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미 디즈니 내 마블, 스타워즈, 스파이더맨 등 여러 프랜차이즈들도 인종 다변화와 여성 주인공 등을 내세우며 변화를 꾀한지 오래입니다. 커스틴 던스트와 엠마 스톤을 거쳐 젠데이아 콜먼이 스파이더맨의 MJ를 맡았고, 스타워즈의 후속편인 시퀄 시리즈에서는 데이지 리들리를 최초의 여성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디즈니의 이러한 행보는 보다 거시적인 시점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시장에서 디즈니가 가지게 될 영향력과 입지를 염두에 둔 행마인 겁니다. 

시대는 바뀌고 있고, 세상은 진보하고 있습니다. 설령 시대와 세상에 따라 사상과 이념이 갈릴지언정, 조금씩 점점 더 ‘선’(善), 올바름을 추구하려는 흐름만큼은 매우 일관적입니다. 지금보다 더 옳고 바름을 추구하는 미래가 다가올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흐름을 따르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될지는 뻔하죠.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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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범준 2023-06-16 13:44:17
이건 인종차별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데 흥행실패를 인종차별 문제로 물타기를 하려는게 더 문제인듯 인종차별이 문제였으면 우리나라에서 겟아웃이나 알라딘은 흥행성공할수 없었음

나수리 2023-06-14 21:02:02
인종차별은 근거없는 낭설. 알라딘은 대성공을 이뤘다. 소비자가 원치 않는 캐릭터 굳이 집어넣어서 계몽시키는 게 PC주의 원칙인가? 할리베일리는 ost에 집중했어야 했다. 표정연기가 꽝임. 백인흑인 바꾸는게 시대의 흐름인가? 답다는 게 중요하다. 가수는 가수답게. 연기자는 연기자답게. 숫자가 진실하다고 볼 수 있다. 알라딘은 토탈 1200만을 넘었었다. 오늘 현재 65만도 안된건 이유가 있을테지.

아아아니 2023-06-14 14:33:41
흑인인게 문제가 아니라 못생긴게 문제라고
공주는 이뻐야 하는게 아니라...
인어공주 스토리 자체가 얼빠 철부지 둘이서 눈맞아서 콩닥콩닥 하는 내용인데 못생긴 애를 왜 뽑냐고... 스토리를 바꾸던가
생각해봐... 한국 로맨스 영화 찍는데 내용이 서로 첫눈에 반하는 로맨스 영화래... 근데 케스팅이 여주 손예진에 남주 옥동자라고 해봐... 그게 몰입이 되겠냐?? 자꾸 본질을 비트는데 못생긴게 문제라고
그리고 디즈니 자꾸 이런식으로 하면... 흑인=못생김 이라는 스키마가 생성될 수 있어... 이게 인종차별인거야

한남불알탕면 2023-06-14 08:58:24
아래댓글 또 한남이 ㅂㄷㅂㄷ거리는거 ㅈㄴ 추함 ㅋㅋㅋ 지들이 백날 ㅈㄷㅈㄷ거릴때 할리는 저 영화 한편찍고 20억 벌었긔 ㅋㅋㅋㅋ

아이고 2023-06-14 08:50:11
똥을 정성스럽게도 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