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BNK금융…경영위기 속 ‘상생금융’ 못 놓는 빈대인
스크롤 이동 상태바
허리띠 졸라맨 BNK금융…경영위기 속 ‘상생금융’ 못 놓는 빈대인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6.23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NK투자증권 부동산 PF發 리스크에 그룹 실적 발목
‘긴축경영’ 초강수 꺼내든 BNK금융, 비용절감 숙제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 3월 17일 BNK금융지주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빈대인 회장이 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 = BNK금융그룹

지방금융3사가 올 1분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2분기 전망도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NK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부문 전반에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BNK투자증권에서 불거진 부동산 PF발(發) 우발부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은 상생사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뼈를 깎는 비용절감 노력이 동반되는 긴축경영 상황에서 상생사업까지 챙기면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최근 사실상 ‘긴축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앞서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2분기 실적 전망 달성이 어렵다면서 올해 ‘긴축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BNK금융지주가 ‘긴축경영’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든 건 BNK투자증권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PF 리스크가 당초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NICE신용평가는 지난 5월 26일 BNK투자증권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긍정적(Posi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변경했다. 이는 부정적인 영업환경 하에서 운용손실 확대와 대손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동산 PF 우발부채 현실화 등 때문이다.

빈대인 회장도 “BNK투자증권을 상대로 경영 점검을 벌인 결과, 부동산 사업 관련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채권이 많은 사업장이 많아 자금 회수를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에 대응해야한다”고 밝혔다.

우발부채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이 요구되는 만큼, 그룹 전체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빈대인 “상생사업 축소 없다”…비용절감은 어디서?


긴축경영은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의미다. 즉, 고강도의 비용절감 노력이 수반되는 경영환경이 뒤따른다.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재로선 불필요한 사업 부문의 축소나 잠정 중단, 인건비 절감 등을 추진 할 수 있다.

BNK금융지주의 경우 상생금융 사업 부문 축소나 중단도 고려할 수 있지만, 빈 회장은 축소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빈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상생금융’ 확대를 강조해온 바 있다. 사실상의 긴축경영 선언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BNK금융지주의 2022년 상반기 그룹 포용금융(상생금융)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금융역량 제고 위한 교육 강화 △금융소외계층 대상 소비자보호 실효성 제고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위기관리 지원 강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지난해 1~6월 BNK금융지주는 9400만 원을 지역사회 등에 후원했으며, 부산은행은 서민금융상품 ‘햇살론뱅크’ 대상자 확대, ‘부산시 청년 머물자리론’ 지원 규모 확대, ‘부산시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지원규모 확대 등을 추진했다. 경남은행은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프로그램 운영, 상환유예 대출 연착륙 지원, 창원시 소재 중소기업 대상 창원시 동반성장 대출 지원, 우리지역 氣-up 서포트론 특별출연·대출지원 등을 진행했다.

BNK캐피탈은 가계 취약차주 지원(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BNK투자증권은 금융비용 감면,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위기 관리지원 강화 등을 각각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동안 상생사업에 집중해온 BNK금융지주가 긴축경영 속에서도 지속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고강도의 비용절감이 필요해졌다.

BNK금융은 우선 계열 은행의 전산통합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꾀할 예정이다.

빈 회장도 기자회견에서 “계열사 은행의 IT를 통합하면 1000억 원 상당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융당국과 전산 통합과 관련한 규제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대인 회장 리더십 도마 위…‘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새로운 미래를 향한 우리의 여정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강한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CEO 공백에 따른 조직의 조기 안정과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 증가와 빅블러 시대의 도래에 따른 대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영환경 변화의 폭과 속도를 통찰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미래를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3월 17일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빈 회장의 취임사는 진취적이고 발전지향적이었다. 

그러나 취임과 함께 찾아온 경영위기로 인해 빈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 발휘를 요구받고 있다.

그는 당시 취임사를 통해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고객, 주주, 지역, 그리고 직원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데 우리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여정에 앞장 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빈 회장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BNK금융지주는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비은행부문 중 BNK캐피탈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감소하고 부실자산 등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했다. BNK투자증권은 이자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관리를 위한 PF 영업축소로 관련 수수료가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44.6%나 순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경영실적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은행 부문이 지주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 부진이 심화된다면 건전성 리스크가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빈 회장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새로운 미래’라는 청사진보다는 작금의 위기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가 당장의 목표가 됐다. 비용절감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주 수장인 빈대인 회장이 어깨도 무거워졌다.

빈대인 회장은 취임 후 첫 성적표인 ‘2분기 실적’은 이미 낙제점이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올해 경영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도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향후 빈 회장이 경영위기 극복과 아울러 상생사업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