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만 잘하면 뭐해’…푸마 ‘한정판 유니폼’ 상술에 고객만 생고생 [까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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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만 잘하면 뭐해’…푸마 ‘한정판 유니폼’ 상술에 고객만 생고생 [까칠뉴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7.3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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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한정판 유니폼 판매 첫날, 미숙한 진행 ‘혼선’
푸마, SNS에만 번호표 선배부 공지…홈페이지엔 없어
직원 1명 방패 내세워 사과만…무책임 태도에 고객 분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맨시티 한정판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해 아침 일찍 매장을 찾았던 고객들은 푸마 측이 12번 게이트에서 미리 배부한 번호표를 받지 못해 후순위의 남은 번호표를 받아야 했다. 고객들이 매장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영국 명문 축구클럽인 맨체스터시티 FC(이하 맨시티)가 한국을 찾아 친선경기와 프로모션 행사 등을 성황리에 마치고 출국했습니다. 홀란드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화끈한 팬서비스가 더해져 과거 ‘노쇼’ 악몽을 겪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맨시티만 잘하면 뭐할까요. 맨시티 공식 후원사인 푸마는 구단 방한 기념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팬들을 화나게 만들었는데 말이죠. 한정판 유니폼 판매가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푸마는 선수단 방한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서 맨시티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했습니다. 특히 해당 스토어에선 28일부터 맨시티 방한을 기념해 특별 제작한 '스페셜 폰트 저지'를 한정 판매해 눈길을 모았죠. 선수단이 30일 방한 초청 경기에서 입을 유니폼과 같은 것으로,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죠.

하지만 판매 첫날인 28일 문제가 터졌습니다. 오전 10시 30분 매장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콘셉트 스토어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많은 팬들이 유니폼 구매를 위해 오픈런을 했는데, 정작 구매 기회가 한참 뒤로 밀렸기 때문입니다. 미리 배부받은 번호표가 있어야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오랫동안 대기했던 고객들은 원성을 터뜨렸습니다.

푸마는 이미 아침에 롯데월드몰 12번 게이트에서 해당 번호표를 나눠줬다고 안내했습니다. 왜 많은 고객들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오픈런' 생고생만 하게 된 것일까요. 

답은 간단했습니다. 공식 SNS를 통해서만 12번 게이트에서 번호표를 준다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푸마 공식 홈페이지에서조차, 12번 게이트 내용을 빠져있었습니다. 심지어 판매 전날까지도 해당 스토어에선 28일에 일찍 오면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다고만 안내했습니다. 12번 게이트와 번호표 사실은 쏙 뺀채 말이죠.

푸마 공식 SNS를 통해서만 한정판 유니폼 구매를 위한 번호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왼쪽이 SNS, 오른쪽이 홈페이지 공지 내용.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SNS를 쓰지 않거나, 다룰 줄 모르는 고객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구매 기회를 박탈달할 수도 있는 처사였습니다. 번호표없이 줄을 섰던 고객들이 “해당 공지 및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목높인 데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SNS 시대를 살고 있다 할지라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네요.

자녀 선물을 위해 줄을 섰다는 50대 여성 고객은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번호표를 받지 못한 일부 고객들이 큰소리를 내자, 푸마 관계자들은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야속하게도 한 켠에선 번호표를 배부받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니폼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번호표 없이 일찍 온 고객들은 남은 후순위 번호표를 받고, 다시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구요. 원하는 선수 이름과 사이즈가 남아있을지, 없을지도 모른채 다시 3~4시간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일각에선 "매장앞에서 고객 도착 순서대로 번호표를 배부했거나 줄을 세웠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한정판 이벤트인 만큼, 롯데월드몰 출입구에 간단한 안내문이라도 붙혀놨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스토어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벤트와 상관없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입장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마치 고객을 쫓아내듯 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직원들도 힘든 이벤트를 진행하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님은 이해하지만, 사전 준비와 교육이 미흡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난 28일 롯데월드몰 3층 푸마 콘셉트 스토어에서 한정판 유니폼 판매가 이뤄지는 모습. 축구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한편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롯데 배지를 가슴에 단 롯데월드몰 관계자들은 뒷짐을 지고 사태를 관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려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장에 있던 한 롯데 측 관계자는 "푸마와 상의해서 따로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짤막한 답을 남겼습니다. 명함 하나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지금 명함이 없다"는 말을 남기면서 말이죠.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푸마의 잘못이 가장 큽니다. 다만 일개 스토어 직원 한 명만을 방패로 내세워 사과로만 무마하려한 현장 윗선 관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함께, 그저 장소 제공자로써 우린 아무 책임없다는 듯 뒤로 빠져있던 롯데월드몰 관계자의 모습에서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다른 관계자를 통해 진심어린 공감과 유감의 말을 들었지만 말이죠.

맨시티 선수들이 잘하면 뭐합니까. 푸마 때문에 고객들은 빈정이 상했는데요. 팬심을 이용한 한정판 유니폼으로 한철 장사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닐텐데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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