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보험사업 적자 눈덩이…‘밑빠진 독에 물 붓기’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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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보험사업 적자 눈덩이…‘밑빠진 독에 물 붓기’ 될라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8.2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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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피보험 투자금액 중 150억 손상차손 반영
지분가치 270억→55억…작년말 자본잠식 상태
카카오페이손보, 올 상반기 163억 보험순손실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보험부문 청사진 제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카카오페이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카카오페이가 보험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이어가면서 본업 경쟁력 약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물론 지분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인수한 케이피보험(이하 KP보험)에서도 적자가 이어지면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보험 부문 한 축인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2023년 상반기 매출이 678억 원으로, 163억 원의 보험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수익은 1억 39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보험서비스 비용으로만 153억 원의 지출이 발생한 탓이었다. 이 같은 손실은 2022년 4월 본허가를 받고 정식출범한 상황을 감안하면 보험시장 안착을 위한 불가피한 투자비용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카카오페이가 2019년 7월 인수한 인슈어테크 플랫폼 KP보험이다. 경영부진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P보험은 법인보험대리점(GA)로, 보험마켓플레이스를 카카오페이손보와 함께 운영하며 카카오페이 보험사업의 또 다른 한축으로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의 KP보험 지분율은 96.9%다.

해당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카카오페이가 지출한 액수는 270억 원에 달하지만, 해당 지분의 현재가치인 올 상반기 장부금액은 55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계속된 유상증자가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였다.

실제로 KP보험은 카카오페이로 인수된 이후에도 적자세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잇따른 유상증자에도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장부상 투자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앞서 카카오페이가 지분투자를 늘린 2021년 말 KP보험의 매출은 20억 원, 당기순손실은 매출액의 2배를 넘는 47억 원 규모였다. 2020년 말 대비 매출은 줄고 순손실은 늘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KP보험 투자로 인한 손실을 115억 원 규로로 인식했다. KP보험의 심각한 매출부진으로 인해 회수가능추정액이 장부금액 미만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경영상황이 더 악화됐다. 자산보다 부채가 늘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매출은 더 줄고 순손실 규모는 커졌다. 2022년 말 매출은 7억 원으로 한자릿수대로 떨어졌고, 순손실은 70억 원에 달했다. 카카오페이는 45억 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2년 사이 손상차손 규모는 150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제 지분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장부상 손실에 불과하지만, 경영악화가 누적될 경우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카카오페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카카오페이의 순이익은 162억 원에 달하지만,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에서는 6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KP보험에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자금수혈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카카오페이는 2020년과 2021년 진행한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공모·사모포함) 가운데 총 244억 원(2023년 6월 30일 기준)을 KP보험에 투자했다.

또한 운영자금 명목으로 올 상반기 5억 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KP보험이 카카오페이에게 빌린 자금은 총 15억 원이다. 당초 10억 원을 올해 11월에 상환해야할 상황이었지만, 이번 추가 대여를 통해 계약조건이 변경되면서 2026년 3월로 상환일이 미뤄졌다. 이처럼 당장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금투입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 보험 부문 진출이 오히려 본업인 카카오페이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페이는 보험사업 부문에 변화를 주면서 실적 반등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최근 교보생명 매각설이 돌던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카카오페이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경영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모회사인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페이손보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총 800만주를 400억 원(지분율 40%)에 인수하면서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페이 완전 자회사로 탈바꿈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같은 달 31일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 지난 7일 인수대금을 지급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면서 “카카오페이는 이번 편입을 계기로 자회사들과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들의 보험 경험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올해 KP보험 대표이사도 교체하면서 쇄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KP보험서비스 홈페이지상 대표가 전(前) 대표인 이종환 대표이사로 표기돼 있는 등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KP보험 측은 취재 과정에서 현(現) 김억 대표이사로 수정했다. 대표이사 교체 후 해당 부분 수정이 누락됐다는 해명이다. 김억 대표가 취임한 건 지난 1월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 대표는 김억 대표이사로, 홈페이지 상 수정이 누락된 부분은 현재 변경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이사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즉시 보장을 해줄 수 있는 보험이냐는 데 포커스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활성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특히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고객들에게 보험의 효익을 제공하는 선도주자가 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보험고객 효익 증진과 아울러 수익성 개선을 통한 신(新)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향후 경영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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