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창 “총선서 586 운동권 몰아낼 것” [풀인터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세창 “총선서 586 운동권 몰아낼 것” [풀인터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8.26 21:56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
​​​​​​​“동서화합미래위는 尹대통령 작품”
“말단 경찰부터…법치 바로세워야”
“나는 청담동 술집 의혹의 피해자”
“586운동권 물러나야 나라 발전돼” 
“호남 비례 3석으로 총선 감동줘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16일 여의도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사무실을 찾았다.
이세창 이사장을 만났다.

그는 세 가지 면에서 유명하다.

첫 번째,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당사자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모임을 주관한 자로 지목돼 정국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의원직을 걸라고 했고, 명예훼손으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이세창’도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하늘에 맹세코 그런 술자리는 없었다며 휴대폰 위치 기록을 경찰에 제출했다. 

의혹을 주장한 김 의원과 <더 탐사>도 고소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얼마 못 가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관련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사과문이 적힌 입장문을 밝힌 바 있다. 

두 번째는 여권 내 조직력으로 유명하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호남 전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을 달성했다. 얻은 표만 44만 6869표. 역대 보수 후보 중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호남 견인을 필두로 서진 벨트를 형성하는 데는 ‘이세창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대 대선 당시 조직한 동서화합미래위는 인천·경기와 충청, 호남을 잇는 서진 벨트 확장 정책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었다. 

그는 당시 조직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충청 출신으로 수도권서만 4선한 윤상현 의원, 호남 중진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유준상 전 의원 등과 함께 국민의힘이 취약한 서쪽 진지를 구축했다. 나아가, 동서화합을 위해 영남 벨트 중심에 있는 고(故)허주 김윤환 동생이자 3선을 역임한 김태환 전 의원 등과 의기투합해 교두보를 형성했다. 

세 번째는 호남 보수 정치인 집안으로서 유명하다. 전주가 고향으로, 선친은 故이동욱 씨다(이흥용으로 불렸다). 박정희 정권 시절 민주공화당에서 전주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친형은 기자 출신으로 16대 한나라당 비례대표와 코바코 사장을 역임한 이원창 전 의원이다. 

‘이세창’ 본인은 정계 입문 후 당 중앙위에서 맏형 같은 역할로 조직 내 실무와 안정을 도모했다. 뼛속 깊은 보수 DNA를 갖춘 실력파로서 탄탄히 쌓아온 입지를 기반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을 도운 조력자이자 윤 대통령 당선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 초기 국내 최대 이념조직인 자유총연맹 총재로 유력시되기도 했다. 

 

“120만 지지 이끌어 尹 지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과 마주했다. 풍채가 단단히 뵀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연상됐다. 일흔 초순임에도 건장한 체격이 눈에 들어왔다. 까맣고 잘 여문 알밤 같이 생겼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동서화합미래위를 중심으로 활동 반경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 차였다.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키려는 것일까. 

궁금한 점을 뒤로 한 채 다음의 사실 여부부터 확인했다.
 

- 20대 대선 당시 전국적으로 120만 명 조직을 동원해 윤 대통령 지지를 이끌었다던데 맞습니까. 

“암. 그럼요.”

잔잔하니 고개를 끄덕끄덕. 120여만 명이라면 사실상 최대 외곽조직인 셈. 

“우리(동서화합미래위)한테 올라온 보고서가 그대로 있지요.”

숨은 공신이라는 평은 그래서 나온 걸까. 넌지시 물었다.

“천만에요. 내가 무슨 숨은 공신입니까.”

손사래를 쳤다.

“나를 숨은 공신이라고 한다는데 120만 명 회원을 가입시켜 그런 말이 나왔을 뿐 진짜 숨은 공신은 따로 있습니다.”

- 누굽니까. 

“아무런 직책 없이 윤 대통령을 도와준 우리 중도우파 애국시민, 애국 당원들이지요.”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어떻게 윤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겁니까.

“대선후보 시절 처음 만났는데 그분이 그랬어요. ‘대한민국은 남북통일에 앞서서 동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 말에 감명을 받아 가지고….”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간 듯 말끝을 흐리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뜻을 모은 인사들과 도원결의하던 때를 생각하듯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생각해 보세요. 집안에 가정불화가 있고 매일 싸우는데 어떻게 다른 가정하고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

동의를 구해오듯 쳐다봤다. 결론은 “윤 대통령 작품이지요.” 설명컨대 대통령의 동서화합 지론이 발화가 돼 전남 광주 발대식을 시작으로 지금의 동서화합미래위원회가 출범하게 됐다는 얘기였다.

- 김한길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통합위와도 교류하고 있습니까. 

“때에 따라 연대할 때도 있겠고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지요.”

평면적 답변이 전해졌다. “(김한길) 그분을 깊게 알지 못한다”고도 부연. 워낙 발이 넓은 인사라 그가 말하는 깊이의 폭은 또 다를 듯도 했다. 

 

“尹대통령 동서화합 지론에 감명”


다시 대선 얘기로 돌아갔다. 

- 처음에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에 우려스럽지는 않았습니까. 

“아니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오히려 동서화합에 대한 이 정도의 소신과 철학을 가진 분이라면 정치도 잘 할 것이다. 그런 믿음을 갖고 도와야겠다고 했지요.”

- ‘인간 윤석열’ 은 어떻게 봤나요. 

“체격도 크고 호탕해요. 영혼이 맑아 보이더라고.”

- 그런 게 보이나요? 

“나 같은 사람은 알지.”

㈜윈스피아 운영을 비롯해 보수당에서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상임전국위원만 네 번을 했다. 자유총연맹 부총재 수석부터 권한대행, 여러 대선 캠프 조직 등을 꾸려오면서 사람 볼 줄 아는 안목이 없지 않다는 말로 들렸다. 

“지도자도 사람이에요. 간악하고 간사하면 안 돼요. 윤 대통령은 그렇지가 않아요. 사람으로서 출중해요. 문무를 갖췄잖소.”

검사 시절 화제였던 윤 대통령의 어록도 읊어나갔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 네. 

“그 뜻을 잘못 해석하면 무슨 뜻인가 하겠지만, 나는 그래요. 정의롭고 명분이 있지 않은 인연은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을 말했다고 봐요. 굉장히 감명받았죠.” 

- 대선후보가 되고도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과 울산회동서의 봉합 등 당 내부에서의 고난도 적지 않았는데 말이죠. 

“옛 선열들의 고사성어를 보면 소년급제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이 전 대표는 자기 정치를 너무 많이 하고 다녔어요. 지금도 계속 다니면서 유튜브하고….”

못마땅해 뵀다. 

“본인은 어떻게 들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반성 안 할 겁니다.”

- 대선 결과 0.73%포인트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겼을 때는 심정이 어땠습니까.

“그래도 이길 줄 알았지요.”

오랫동안 정치하면서 생긴 선견지명이 있다고 했다. “당시 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분열한 것도 우리로서는 호재였고 말입니다.”

 

 “법치를 세우는 법치 대통령”


윤 대통령도 취임한 지 1년이 훌쩍 넘어간다. 

- 국정 운영에서 인상적으로 본 것은 무엇입니까. 

“얼마 전 윤 대통령이 치안감 임명장을 직접 하사한다는 보도를 봤는데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꼭 꺼내고 싶은 평가였던 듯 반기며 답해왔다.

“왜 그렇다고 봅니까.” 이유를 묻자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 냉큼 “대한민국 인권은 판검사나 대법관이 세우는 게 아니에요. 말단 경찰이 세우는 거예요” 피력하며, 톤도 높아져 갔다.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주고 순응할 때, 자라나는 아이들도 보면서 이게 법이구나, 사회 기본 시스템을 배워가는 거 아니겠소. 그렇게 법이 서야 고도의 선진국, 정상국가가 되는 거예요.”

이 말부터 전제하며 “하지만,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경찰관들이 출동했을 때 무지막지하게 욕설하고, 저항하고 심지어 폭행까지 하잖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숨을 내쉬며 개탄했다. 

“대한민국 준법정신이 무너진 겁니다.” 

사회 현상을 요약하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신념과 연결된 문제인 듯 보였다.

“때문에, 나는 윤 대통령이 보여주는 시대정신에 믿음이 가요. 그분이야말로 약자를 돕고 공정과 상식, 정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분 아니오. 산업화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민주화의 아버지 YS-DJ(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법치화의 아버지 윤석열 대통령. 이와 같이 윤 대통령을 법치화의 아버지로 반드시 만들 겁니다.”

 

“총선, 與 프리미엄 있을 것”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그래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뭘요?”

화제를 돌리며,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한 감은 어떤지를 짚었다.

“일단 집권당이 되면 지방선거, 총선은 여당에 프리미엄이 붙어요. 150석 이상이면 이
상이지, 그 아래는 아닐 겁니다.”

장담하며 과반이상을 내다봤다. 

- 수도권 위기론도 들립니다. 공천에서의 대폭 물갈이도 예상되는데 이에 공감합니까.

“박빙 지역은 지명도나 경쟁력 있는 사람이 해야겠지만, 당의 충성도나 기여도, 고생한 사람을 챙겨주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 신의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그는 신의를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본인에게 신의란 무엇입니까.

“윤동주 시인의 ‘서시’라고 있잖습니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대뜸 ‘서시’의 첫 구절을 낭송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시가 참 좋아요.”

투박하고 허스키하게 말하던 목소리도 어느 틈에 부드러워졌다. 

“왜 좋냐. 화자가 하늘을 보며 자문자답하고 있잖습니까. 그처럼 깨끗하게 성찰할 수 있는 시인의 정신에 탄복하게 되는 겁니다.”

이 이사장의 말을 되새기며 속으로 기자도 음미해봤다. 

“또 하나,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하지 않습니까.”

- 네.

“내 안으로부터 불러일어나 심상으로 볼 때, 그 뜻이 뭐냐. 바람이 불면 잎새가 흔들리잖아요?”

작은 바람에도 고뇌하듯 흔들리는 잎사귀가 스쳐갔다.

“온갖 기회주의와 배신과 남모를 모략이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사람이라면 그렇게 살지 말자….”

 

“보수 외길 노선…신의 지켰다”


시에 빗대 자신이 생각하는 신의에 대해 전해주고 싶은 눈치였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는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일까. 이런 물음표를 표정에서 읽었는지, 지난날을 돌이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 말요. 친박 할 것 없이 다들 도망가 있을 때도 앞장서 반대 집회를 열었어요. ”

자유총연맹 수석부총재로 있을 때다. 

“김경재 총재와 함께 투쟁에 나섰지요. 광화문을 촛불 세력들이 차지하고 있을 때라, 우리는 프라자 호텔 쪽으로 밀려나 있었죠. 수모를 당하면서도 김진태 의원이 대한문을, 서경석 목사가 동아일보사 앞을 지켰어요.”

태극기 집회가 막 시작되던 탄핵국면의 초창기 시절을 말했다. 뒤이어 홍준표 대표체제이던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당에서 대여투쟁 총괄단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유우파 세력을 규합해 이루 말할 수 없는 투쟁에 나섰어요. 우리은행 인공기 배포사건 항의방문부터 문 대통령 ‘현충원-김원봉’ 막말 사건, 김영철 방북 저지 등…. 제일 앞장서서 했지요.”

신의에서만큼은 부끄러움이 없음을 갈음하려는 듯 일일이 열거했다. 리더로서도 그럴까. 이 질문에 “아침마다 기도처럼 다짐하는 것이 있어요. ‘오늘도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삶을 살자’”

- 아. 네.

“인생, 금방입니다. 세월을 화살촉에 빗대잖습니까.”

자고 나면 하루가 가 있고, 뭘 했는지도 모른 채 일주일이 지나 있다. 뒤돌아보면 덧없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스산함이 공감됐다. 

“회한을 남기지 않고 소풍처럼 왔다 가려면 남은 삶을 아름다운 내면으로 멋있게 살다 가야 않겠소?” 

반문해왔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라면을 먹고 잎사귀를 먹더라도 후배들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큰형으로서 그렇게 살고 싶은 사람이에요.”

힘줘 강조하고픈지 “그것은 가식이 아닙니다.” 단호한 목소리.

 

“동서는 화합, 586운동권은 척결돼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의식의 흐름처럼 질문과 답이 오가고 있었다. 신의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생각의 파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퍼뜩 생각난 것이 있는지 또 한차례 말문을 이어갔다.

“지인이 텔레그램에 올린 글이 있는데 ‘나는 주어진 운명에 충실한다’ 그 비슷한 구절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멋진 말 아니오!” 

순간 어디선가 낭만적인 콧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인생 찬가라도 부를 듯 낯빛에서 화색이 감돌았다. 

- 본인은 주어진 운명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첫째는 동서화합이지요.”

거침없는 답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최초로 지역갈등을 타파한 인물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는 겁니다.”

- 지금 같은 극렬한 내전양상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어렵지요.”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얘깁니다만 동서가 화합할 때 보수와 진보 간 극한 대립도 풀립니다. 정치 구조상 그렇게 돼 있습니다.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영호남 화합을 위해 헌신할 사람들이 계속 나와줘야 합니다.” 

또 하나. “두 번째는 말이요. 내 필생의 마지막 사명입니다.”

- 뭔가요. 

“586 주사파 운동권들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는 겁니다. 두고 보세요. 내년 총선은 이들 세력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 어디 짚이는 징후라도 있습니까. 

“전조증상이라는 게 있습니다. 내 하나 예를 들겠소.”

몸을 앞으로 숙이며 양미간을 곤두세웠다. 

“마침 오늘(16일) 아침에 지역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지역이라함은 그의 고향인 전북 전주를 말했다.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 전화가 와, 통화를 하게 됐다고 한다. 

“그 양반 하는 말이 ‘이번은 윤 대통령 찍었습니다’, 내가 ‘전에는 문재인 찍었고?’, ‘예’, ‘근데 왜 바꿨는데요.’ 그러자 답하길 자기는 쭉 민주당을 찍어왔는데 운동권 주사파들의 행태가 너무하다는 거라. 잘못해도 시인을 안 한대. 오히려 우격다짐으로 더 괴담만 만들더라는 것이지. 보다못해 자식들과 며느리들한테 전부 윤통을 찍으라 했다는 거예요. 아, 멋있더라고.”

그 말에 586을 상징했던 전북 군산 출신의 서울대 82학번 함운경 전 삼민투 위원장이 떠올랐다. 얼마 전 그는 주대환 죽산 조봉함 기념사업회 부회장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 동지회를 결성했다. 

- 단체 모토가 ‘우리가 만든 운동권 세력을 청소하자’는 거더라고요. 

“하하. 그렇습니까?”

절로 기운이 나는지 “듣던 중 반갑고 힘이 나는 말입니다” 상기된 얼굴로 눈을 빛냈다. 
“재경호남향우회 중에서도 힘들게 올라와 남대문이나 동대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민주당 지지 안 해요. 그들 주사파 운동권들은 불평불만에 체제를 전복시킬 생각만 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생각해 보세요. 세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부가 출범한 지 두세 달도 안 됐는데 탄핵을 외치는 경우가 있습니까. 반대당이 집권하면 1년이라는 허니문 기간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부터 외쳤어요. 정치의 기본이라곤 없는 겁니다.”

 

“주사파 몰아내야 나라 발전”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보수당에서는 안 그럽니까. 

“보수는 그래도 양심적이고, 신사적이에요. 보수당에서 언제 ‘뇌 구멍 송송’ 같은, 광우병 괴담을 만든 적이 있습니까. 있으면 어디 찾아와 보세요.”

큰소리치며, 단언컨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좌파 진영의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선전선동만 일삼고 있습니다. 그런 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내 안에서 용솟음치고 있는 거예요.”

목소리나 눈빛에 모두 힘이 들어갔다.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 자유우파 정신과 반공의 영향인 걸까. 꽤 오랜 시간 쌓아온 듯한 적대감이 느껴졌다. 

“그들을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어요. 언제 경제를 발전시킨 적 있습니까? 강도처럼 뺏어다 기계적 분배만 강조하다 보면 나라를 망치는 겁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행했을 때 외화를 벌고 세금을 잘 거두어 복지로 환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장담하며, 다시금 일장 연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얼마 전 물러난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장 있잖습니까.”

- 네. 

“문 정부 때 금감원 부원장으로 있다가, 윤 정부로 바뀌자 밑에 있기가 치욕스러웠다고 말했다지요. 왜 자리 지키고 있었답니까. 연봉 3억 받겠다고요? 싸우려면 직 던지고 나가야죠.”

- 안에서 싸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정치상식도 도의도 아니지요.”

단칼에 잘라 말했다. 

“나는 자유총연맹 권한대행 할 때, 문 정부가 들어서자 ‘나가서 싸우자!’ 깨끗하게 내려놓고 나왔어요. 정권이 바뀌면 알박기 고수할 것 없이 내놓고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내 소신은 그래요.”

 

“호남비례 3석 당헌당규 명시 필요”


전반적 말의 의미를 보면 2024 총선에서 ‘민주당 심판론’을 강조하려는 듯이 가늠됐다. 어쨌거나 그의 관측대로라면, 호남 내 지각변동은 예상외로 더 세게 요동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 동서화합미래위원회는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입니까. 

“조금이라도 망국적 지역 구도를 타파에 일조해야지 않겠습니까.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영남향우회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냉정히 보면, 전국정당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 아닙니까. 호남민의 마음을 얻는 데 노력해야지요. 실질적으로 공을 들여야 합니다.” 

- 구체적 방법은 있습니까. 

“예컨대 22대 총선에서 호남민에 감동을 줄 수 있는 것 하나가 호남 비례 3석을 주는 겁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도 호남 비례 세 석을 주기로 명시해 넣는 거지요. 그동안은 호남, 호남 하면서, 말만 앞세웠지, 실제로는 뭣 하나 제대로 준 적이 없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너희들(보수 내 호남 당원들)은 매일 동춘서커스 광대처럼 이용만 당하잖아’라는 말이 나오겠어요.”

인정하기 싫지만, 반대당 진영의 비아냥을 반박하기도 어려웠다.

- 3석을 준다면 말이죠. 본인이 비례대표로 나오려는 생각입니까. 

“내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사뭇 비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나는 출마하지 않습니다.”

또렷하게 쐐기를 박듯 선언했다. 

“그저 후학 양성을 비롯해 망국적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586 주사파 운동권들을 몰아내는 데 일생을 바칠 계획입니다.”

- 형(이원창 전 의원)의 뒤를 이어 국회 입성하고픈 바람도 있을 텐데요.

“지난 총선 때 친박(박근혜)신당으로 나가 비례 4번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떨어졌다.

- 아쉬웠겠습니다. 

“마음의 상처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늘이 하지 말라는 거구나. 생각하면 편합니다. 누구 탓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나는 순리를 따르는 삶을 지향합니다.”

 

“정치서열대로 대통령 되는 시대 아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세창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이사장이 지난 1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동서화합미래위원 출신들이 호남 지역구에 대거 출마한다면 당선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쉽사리 지역구도 타파가 되겠습니까마는 부딪쳐 봐야지요. 동서화합미래위는 동서화합의 철학과 꿈을 지닌 사람들을 환영합니다.”

- 호남에서 어떻게 바람을 몰아갈지, 무엇이 준비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전남광주를 시작으로 전북·제주를 아우르는 단체가 조만간 발기인 대회를 갖습니다. 이름하여 ‘호남의힘’입니다. 타이틀이 멋지지 않습니까.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다. 내가 용기를 줬죠.”

춘추전국시대. 광주서구을을 지역구로 둔 무소속 양향자 의원도 한국의희망을 창당, 그 같은 시대에 뛰어든 경우다. 

- 양향자 의원 역시 작든 크든 호남 내 바람을 일으키고 변화를 주도할 거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특히 포스트 DJ 대망론이 새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입지전적의 길을 열어온 인물이라는 점이 호남 대망론에 불을 지피지 않을까 하는데요. 어떻게 봅니까.

“내가 그분을 칭찬해야 합니까?” 

기자의 의도를 살폈다.

- 가능성을 어찌 보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대한민국은 정치서열이 다 깨졌습니다. 스텝스텝 밟아서 대통령 하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죠. 윤 대통령만 해도 그렇지요.”

그 말로 함축했다. 양 의원이 듣기엔 희망적일 듯 싶다.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들도 큰 외곽조직을 거느린 ‘이세창을 잡고 싶을 것’ 같습니다. 눈여겨보는 주자가 있습니까. 혹은 전망이라도?

“혜성은 쉽게 출현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일까. 고개를 갸웃하자, “윤 대통령은 혜성이었지요. 곧이어 또 갑작스러운 혜성이 나타난다?” 고개를 저으며 “어렵다고 봅니다” 진단했다. “그러니 지금 거론되는 인물들 가운데서 차기 대통령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당장은 한동훈·안철수·홍준표·오세훈·원희룡 등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이러이러한 인물들을 나열하니,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 등도 있지요.” 

의외였지만, 친분이 있는 건가 싶어 더 묻지는 않았다. “정치인이라면 종착지 꿈은 매한가지 아니겠냐.” 이 말이 보태어 돌아왔다.

- 근데 청담동 술자리 의혹 고소 건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여간 거짓말만….아무것도 모르는 것들…”

혀를 차며, 김의겸 의원 등을 겨냥한 듯 “내 다시 말하지만,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받을 겁니다.” 김 의원은 민정당 연수원 점거를 일으켰던 고려대 82학번 출신이다.

 

“보수 한 길 위한 신념으로”


해당 의혹을 둘러싼 내막과 후일담 관련해서는 차후 기회를 마련해 더 자세히 얘기를 듣기로 했다.

대신, “집안이 보수 명문가잖습니까” 환기하며, 인터뷰는 끝을 향해 달렸다.

“우리 부모님은 밤낮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었어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잠시 눈가가 촉촉. 부모님을 그리는 듯했다. 부유한 정치 명문가라고는 하나 돌아보면 호남에서 보수를 자처한 것만으로도 많은 애환이 있을 듯했다. 이런 얘기에, 어린 시절부터 으레 겪어온 일인 듯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캠프 때 일화를 들려주겠다며 담담히 말하는 그. 

“정동영 vs MB(이명박)가 붙었을 땐데 한 번은 유세차 전주를 갔어요. 당색인 파란색 복장을 하고 있자, 지켜보던 누군가가 다가오데요. 째려보면서 지역이 어디냐며 비아냥대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그랬죠. ‘내 고향? 나는 대한민국이다’”

“하하.” 진지한 일침이었지만, 한편으로 웃음도 났다. 비단 그뿐이랴. “일례로 동창 모임을 가면 열 명 정도는 아는 체를 안 해요. 지금은 반절로 늘었죠.”

웃프게도 소외감은 정 반대 상황에서도 일어났다. 집안이 준수한지라 청소년 시절 서울로 유학을 갔다. 이번엔 “전라도 까불태기(까불이 방언)”라며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다. “전라도가 뭘 잘못해서?” 호남 비하 발언은 상처가 돼 돌았다. 다툼이 일어났고, 어렵사리 학교를 졸업했다. 그럼에도 70평생 흔들림 없이 보수 외길을 걷고 있으니 순탄치 못한 노정을 생각하면 애틋함이 사뭇 남달랐다.

암튼 최근의 선거 흐름에 견주면 격세지감할 일이었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는 물론 영남까지 전역으로 호남 표심이 정국을 견인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달라졌지 않습니까.” “그런가요. 20대 대선까지만 해도 소외된 쪽은 아무래도 호남이었지요.” 찬찬히 곱씹은 결과 전국적 호남의 입지를 말했기보다, 영남 일색의 당에서 느껴온 정치적 소외감을 투영시킨 것으로 유추됐다. 그럴수록 호남 비례 3석 여부의 향방.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아닐지?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순덕 2023-08-28 11:50:47
광우병 사건 때처럼 혹세무민하며 괴담 선동하는 세력들은 아웃돼야

정치도사 2023-08-28 09:33:50
헌법 부정 세력이 이세창을 욕하기 시작했군. 그래도 갑니다

2023-08-27 19:57:28
이세창 저사람 독재정권에 항거한번 하지 않고 민주화운동 한번 안해본 주제에 말뽄새 참 웃기군요.....

첼리스트와는 관계가 잘되시나보네 살이 많이 빠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