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영화 관람 트렌드…‘재관람’과 ‘역주행’ 눈길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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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영화 관람 트렌드…‘재관람’과 ‘역주행’ 눈길 [현장에서]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8.30 17: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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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만 가능한 ‘新 경험’ 위주로 소비 트렌드 변화 일어나
관객 ‘확실한 재미’ 추구하면서 개봉 후 ‘역주행 현상’ 강해져
CGV “새로운 영화 관람 트렌드 바탕으로 극장 방문 이끌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코로나19 이후 영화 산업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특히 ‘경험’을 중심으로 한 트렌드 변화가 눈에 띈다. 생일과 응원 등의 목적으로 열리는 ‘특별상영관’과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및 E스포츠 대회 상영 등 극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끄는 모습이다.

CGV는 30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허민회 CJ CGV 대표가 참석해 그동안 CGV가 올린 성과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인사말을 전했다.

허민회 CGV 대표는 “OTT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 관람 채널이 등장한 현재, 극장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고민했다. 이에 앞으로 CGV는 ‘NEXT CGV’ 전략을 바탕으로 변화할 것이다. 아울러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 각종 특별관 확대를 통한 특별한 체험과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CGV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소확잼’과 ‘역주행’,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관람 패턴


30일 열린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모습. ⓒ CGV
30일 열린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모습. ⓒ CGV

이어 조진호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이 ‘2023 국내 영화 시장 및 트렌드 리뷰’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올해 영화 산업 트렌드 변화에 있어 주목할 만한 점은 △소확잼 △역주행 △서브컬처의 부상 △비일상성의 영화 소비까지 총 네 가지다. 

우선 ‘소확잼’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의 줄임말이다. 관객이 재미가 확실하게 보장된 작품을 선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대규모 예산, 유명 배우와 감독의 참여로 이뤄진, 이른바 ‘대작’이라고 여겨지는 작품이 아닌 SNS와 영화 평점 사이트 등을 통해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극장에 가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서는 작품을 고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관람 시점도 전보다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0.8일에서 최근 1년간은 15.1일로 나타나 4.3일 늘었다.

이러한 트렌드로 인해 뒤늦게서야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이 증가해 ‘역주행’ 현상도 심심찮게 확인된다.

역주행 현상을 보인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픽사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이 꼽힌다. 엘리멘탈은 개봉 3~4주차 관객 유입률이 1~2주차보다 더 컸다. 1주차, 2주차에는 각각 10.5%와 12.3%였지만, 입소문이 퍼진 이후 3주차에는 16.4%, 4주차에는 16.9%까지 올라갔다.

6월 14일 개봉 이후 70일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꾸준한 관객 유입률을 보이는 가운데, 이틀 전에는 700만 관객을 달성했다.

장기 흥행의 1등 공신은 역시 ‘입소문’이다. 뛰어난 영상미와 OST 외에도 감독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과 한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라는 평가가 미관람객의 관람을 부추긴 것.

이와 달리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겨울왕국2’의 경우에는 1주차 관객이 42.5%를 차지했다. 이후 8주차까지는 주차별 관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1~2주차 관객이 가장 많았던 것이 보편적이었다면 이후로는 흥행 패턴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서브컬쳐’ 및 콘서트·E스포츠 중계 등 ‘비일상성’ 인기


올해 초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N차 관람, 특별관 상영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 시사오늘 편슬기
올해 초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N차 관람, 특별관 상영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 시사오늘 편슬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인 것은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을 필두로 한 재패니메이션이다. 

이노우에 타케히코 작가의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화 되지 않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산왕공고와 북산고교의 경기를 다룬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올해 1월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어린 시절을 슬램덩크와 함께 보냈던 3040 세대가 주축이 돼 흥행을 이끌었다. 이후 SNS를 통해 ‘재밌다’는 입소문과 ‘기본적인 정보만 알고가도 즐길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지며 20대들이 배턴을 받아 관람을 이어가는 중이다.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일부 서울 지역에서 상영 중이다. 

조진호 본부장은 ‘새로운 경험’과 ‘가치’에 의해 N차 관람이 활발히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슬램덩크의 경우 특정 캐릭터의 생일 기념 특별관, 영화 내 산왕공고 및 북산고교 응원 특별관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며 팬들의 ‘N차 관람’을 독려했다. 영화를 가장 많이 관람한 사람을 알아보니 총 119회를 보신 30대 여성이었다. 업자가 아닌 것도 확인했다”면서 앞선 주장을 뒷받침했다.

다음으로 3월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도 소위 ‘덕후’(마니아)층이 흥행을 견인하며 3월, 4월 동안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관람주차에 따른 굿즈 증정, IMAX와 Dolby Cinema 특별관 상영으로 팬들의 ‘N차 관람’을 끌어내며 영화 시장의 비수기를 메꿨다는 평이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비일상성’도 극장 관람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는 특별관으로 최근 1년 동안 CGV의 특별관 티켓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5% 증가했다. 매출액 또한 2019년 대비 7.6% 늘었다.

조 본부장은 “1000만 영화에 몰리는 전형적인 관람 패턴이 아닌, 새로운 소비 공식이 영화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며 “이 같은 새로운 영화 관람 트렌드를 바탕으로 CGV만의 강점인 ONLY 콘텐츠와 특별관 확대, 차별화된 경험 마케팅 등의 노력을 통해 고객의 극장 방문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CGV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시장 관객 수는 583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의 상반기 평균 관객 수인 8330만 명과 비교하면 70%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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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2023-09-01 09:49:03
영화를 보는데 120만원을 쓸수가 있나요? 처음알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