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新 풍속도…MZ세대 ‘경험 중시’ 니즈에 ‘복합 문화 공간’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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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新 풍속도…MZ세대 ‘경험 중시’ 니즈에 ‘복합 문화 공간’ 거듭나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3.20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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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나”…新 소비자 공략법 부상
실내 스포츠·방송 스튜디오·전시 등 다목적 공간 변신
온라인서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 특화’ 콘텐츠 인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올해초 영화관에서 상영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실황. ⓒ 뉴시스

영화관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영화 관람이라는 단순 경험 제공에 그쳤던 해당 공간이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클라이밍, 골프, 전시 등 다양한 문화 생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 17일 극장 상영관 일부를 클라이밍 짐으로 개조한 '피커스'(PEAKERS)의 신촌 3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1월 피카디리 1958 상영관에 처음 문을 연 1호점을 시작으로 확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CGV는 올해 초부터 상영관이 지닌 높은 층고의 장점을 살려 골프 스튜디오 '디 어프로치'를 도입, 운영 중에 있다. 

이처럼 극장들이 남는 상영관을 활용해 스포츠 시설을 들이고 있는 배경에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다. 코로나19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는 좀처럼 제자리로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하며 극장가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대규모 예산과 이름 있는 감독, 배우 등이 투입된 소위 '대박 영화'가 저조한 실적을 내 가뭄 해갈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매출 감소 극복을 위한 수익 구조 다변화 목적으로 극장의 변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배경으론 최근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 관람객들의 문화 소비 패턴 변화가 꼽히고 있다. 스스로 경험한 것에 대한 기억을 특별하게 여기는 MZ세대의 특성이 영화관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흥행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만 봐도 관객들이 어떤 경험을 중시하는지 명확하게 보인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굿즈(상품)를 사 모으고 극 중 등장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 '응원 상영관'을 따로 예매하기도 한다"며 "특히 MZ세대의 경우 뭘 보느냐가 아니라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나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도 이러한 변화 흐름을 뒷받침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 추세는 주체인 '나'를 중심으로 한 취향과 '경험 가치'가 중시되면서 의식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스몰 력셔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소비자의 억눌린 공간 경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공간'에 대한 니즈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CGV에 이어 롯데시네마도 일부 지점 내 상영관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나섰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는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오픈 스튜디오가 마련됐다. 대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율하점에선 축구와 테니스 레슨 및 시설 대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내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300여평 규모의 'CxC아트뮤지엄' 공간을 운영 중이다. 전시장과 카페, 워크숍을 비롯한 체험 및 모임공간을 아우르는 장소를 관객들에게 제공하며 복합 문화 공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어나더베이비 시네마' 극장을 수원 영통구에서 운영 중이다. 관람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펫 전문 훈련사도 상시 대기토록 했다. 안심하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는 관람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는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넷플릭스와 PC게임 등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오프라인에서만 제공하는 콘텐츠 경험은 흥미를 돋우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며 "이런 특별한 경험이 MZ세대를 극장으로 이끄는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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