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크고 예쁘게’ 새단장하는데…‘재무 부담·소비 침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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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크고 예쁘게’ 새단장하는데…‘재무 부담·소비 침체’ 숙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8.31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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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리뉴얼 매장 본격 확장
대규모 투자에 영업적자 지속…소비심리 악화도 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강동점(1) 매장입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강동점 매장 입구 ⓒ홈플러스

대형마트가 ‘미래형 매장’을 본격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위한 투자이지만,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숙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들은 최근 점포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로서리(식료품)와 체험 요소를 강화한 미래형 매장 첫선을 보인 뒤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본격적인 확장에 들어서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 2020년 5월 첫 리뉴얼 매장인 월계점을 선보였다. 같은 해 9개점을 리뉴얼했고, 2021년 19개점에 더해 지난해는 8개 점포를 새단장했다. 이어 올해 5월엔 인천 연수점, 7월엔 일산 킨텍스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식품 구성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 간석점을 시작으로, 최근 리뉴얼 매장을 20호점까지 늘렸다. 올해는 차세대 콘셉트의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매장도 선보였다. 메가푸드마켓 2.0은 지난 7월 부산 센텀시티 1호점에 이어 이날 서울 강동점이 문을 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 포맷은 메가푸드마켓 18개점 고객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매장 구성과 운영에 적용함으로써 고객 편의 제고에 집중한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 기존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리뉴얼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곳엔 1층 면적의 70%에 해당하는 크기의 대형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선보이면서 젊은 세대 유입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개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매장 리뉴얼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상반기 새 단장한 이마트 8개 점포 매출은 약 10% 늘었으며 지난달 재개장한 킨텍스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한 뒤, 매출 상위 5개점의 올해 매출과 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 19%, 24% 성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대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수익 악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마트 할인점 부문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조86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130억 원 증가한 499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는 올 2분기 적자 폭은 줄였지만 여전히 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1조4220억 원으로 1.3%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회계연도(2022년 3월 1일~2023년 2월 28일) 기준 영업손실 2602억 원을 냈다.

업계는 리뉴얼이 완료될수록 실적 개선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 타운몰 킨텍스점을 비롯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리뉴얼 효과는 하반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해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고객 체험형 공간으로 혁신하는 점포 리뉴얼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도 “투자→매출 증가→이익 증가→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소비심리 위축은 변수다. 고물가·금리 영향으로 인한 내수시장 침체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 대비 0.1p 하락한 103.1을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고 보는 기준 값 100보단 높지만, 상승세가 반년 만에 꺾인 게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전반적인 시장 환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경제 불확실성, 국내 경기 저성장 기조, 고금리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하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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