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는’ 신세계·롯데…“수익성 방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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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리는’ 신세계·롯데…“수익성 방어 최우선”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0.1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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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해온 신세계, 실적 개선에 속도낼 듯
롯데, 수익성 기조 지속…영업이익 1조 비전 내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마트 연수점 외관 (1)
이마트 연수점 외관 ⓒ이마트

신세계와 롯데그룹이 수익성 강화 기조의 전략을 강화한다. 대내외 경영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온라인 공습도 계속되면서 비용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그동안 적극적인 투자를 앞세운 ‘확장’ 경영을 해왔지만 경영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최근 진행된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약 40%가 교체됐는데, 이들 대부분은 그룹 내 ‘재무통’과 ‘관리통’으로 알려졌다. 이제 사업을 더 벌이기보다는 관리와 안정에 초점을 두겠다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명의 대표가 여러 계열사를 함께 맡는 겸직도 눈에 띈다. 실제 이번 신세계 인사를 보면 4명의 대표가 9개 계열사를 운영하게 됐다. 우선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를 통합한 유통사업군 ‘원(One) 대표체제’로 전환돼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이끈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송현석 대표가 겸직한다. 신세계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겸직하며,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임영록 대표가 함께 이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그동안 SSG랜더스 야구단(약 1000억 원), 지마켓(약 3조6000억 원), W컨셉(3000억 원) 등을 인수하며 공격 투자에 앞장서왔지만, 그룹 내 재무통으로 통하는 한 대표가 수장에 오르면서 앞으로는 실적 개선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394억 원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한 대표는 실적 개선 전략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1년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신세계그룹에 몸담은 이후 경영지원실과 전략실, 기획관리담당 등을 거쳤다.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지난해 영업이익 222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을 이루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마트의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마트가 임원 인사 후 계열사 간 통합 상품기획(MD)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진협 연구원은 “한채양 대표가 직매입 유통군을 겸임하게 돼 통합 MD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단순 합산 매출이 20조 원에 육박하기에 매출총이익률(GPM)이 1%포인트(p)만 개선돼도 약 2000억 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첨부2]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 (2)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롯데쇼핑

최근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롯데쇼핑도 앞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슈퍼부문을 겸임하면서 MD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바잉파워가 확대됐고 올 2분기 기준 GPM이 전년 대비 2%포인트 개선된 바 있다.

그간 롯데는 경쟁자인 신세계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실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려 고배를 마셨을 때는 온라인 시장 주도권마저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롯데는 수익 개선에 중점을 두고 마트·슈퍼·이커머스 사업을 운영했다. 롯데쇼핑은 마트와 슈퍼 사업을 합치면서 비용을 절감했고, 온라인과 식품 사업도 효율화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64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6% 개선된 성적을 거뒀다.

롯데쇼핑은 오는 2026년 매출 17조 원과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IT·물류 관련 비용까지 추가로 절감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가고, 이커머스는 롯데 유통의 강점을 살린 특화 전문몰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홈쇼핑, 하이마트 등 실적 개선이 필요한 사업부는 오프라인 점포 재정비를 통한 수익성 개선, 비효율 상품군 축소 등을 계획 중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유통산업의 저성장에 따라 2017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는 홈쇼핑과 하이마트 등 자회사 구조 혁신과 같은 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할인점과 슈퍼는 조직 통합에 따라 비효율과 원가율 개선이 예상된다”며 “이커머스는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고, 버티컬 커머스(특정 분야 전문 전자상거래) 확대와 오는 2025년 12월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 개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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