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나선 롯데·신세계, 유통명가 자존심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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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나선 롯데·신세계, 유통명가 자존심 세운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9.2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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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2026년 매출 17조 원 달성 계획 발표
‘인사 칼바람’ 신세계, 대표이사 40% 교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쇼핑, 신세계 로고 ⓒ각 사

롯데와 신세계가 강도 높은 혁신을 ‘유통 명가’ 재건에 나선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상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통 큰 투자와 조직 쇄신으로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쇼핑 1번지’를 목표로 오는 2026년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롯데쇼핑 CEO IR DAY’ 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CIO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롯데쇼핑의 중장기 실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공개했다. 6대 핵심 전략을 통해 사업부별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의 6대 핵심 전략은 기존 사업부 혁신을 중심으로 한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 △e커머스 사업 최적화&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 △신규 성장 동력을 고려한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는 수익성과 효율성 개선에 집중했다면, 내년은 고객중심의 가치를 핵심 경영철학으로 삼고, ‘고객의 첫 번째 쇼핑목적지’가 되는 해로 만들겠다”며 “6가지의 핵심 전략을 바탕으로 2026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과 원-팀(One-Team)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오는 22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오픈한다. 유통을 비롯해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의 역량을 총결집한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프리 오픈을 통해 주요 시설들이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후 약 두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의 다양한 콘텐츠가 한 데 모여있다.

신세계는 지난 20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일찍이 내년도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지난해보다 한 달여 앞당겨진 시점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동반 교체됐다. 또한 마트와 백화점뿐만 아니라 전체 대표이사의 약 40%가 물갈이되는 파격 변화를 택했다.

이번 인사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인사는 각각 이마트와 백화점을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주도해왔으나, 이례적으로 이 회장이 인사를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룹이 위기에 빠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통합 대표 체제 운영을 통해 조직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와 성과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대표이사에 내정된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맡아 이끈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도 송현석 대표 체제로 함께 운영된다.

신세계 측은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처럼 강도 높은 분위기 전환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이들 기업의 실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네이버 등이 온라인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면서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업계 전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이마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 상반기 연결 기준 총 매출액은 14조40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지만, 영업손실 39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쿠팡에게 매출액에서 뒤지면서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빼앗겼다. 신세계 역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13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3020억 원으로 14% 감소했다.

롯데쇼핑 역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가량 늘며 선방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7조1838억 원으로 7.2% 줄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8% 감소했으며, 매출도 3조6222억 원으로 7.2% 줄었다. 

한편, 업계에선 롯데 역시 신세계처럼 예년보다 빠른 정기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통상 11월에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해왔지만, 경영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이르면 다음 달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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