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윤종규 회장, 9년 소회…“노란색 넥타이·리딩금융 탈환·글로벌”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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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윤종규 회장, 9년 소회…“노란색 넥타이·리딩금융 탈환·글로벌” [현장에서]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9.2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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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25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서 열린 KB금융그룹 CE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취임 당시 위기에 빠져있던 KB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을 3연임 기간 정상화시키고 리딩(Leading) 자리를 탈환한 리더로 불린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이 그간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향후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윤종규 회장은 25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KB금융그룹 CEO 기자간담회’에서 1시간여 넘게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예정됐던 시간을 20여분 초과해 이어진 기자간담회 내용은 △노란색 넥타이 △리딩금융 탈환 △글로벌로 요약할 수 있다.

 

KB금융에 대한 애정…9년의 노란색 넥타이


금융권 안에서 KB금융 윤종규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는 백팩으로 통한다.

현장에서 주로 커다란 백팩을 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회장의 진정한 트레이드 마크는 노란색 넥타이다. KB금융 CI의 컬러와 같은 색이다.

윤 회장은 “친구들이 농담으로 저에게는 붉은 피가 아니라 노랑 피가 흐른다고 얘기할 정도”라면서 “제 진정한 트레이드 마크는 9년간 한결같이 착용한 노란색 넥타이”라고 말했다. 일부러 KB금융 CI와 같은 색으로 일명 깔맞춤을 하기 위한 선택이다.

9년간 해온 노란색 넥타이는 윤 회장이 KB금융에 가진 애정의 크기인 셈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윤 회장은 여전히 노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KB금융에 대한 그의 애정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최대 경영성과…KB금융지주의 리딩 복귀


윤 회장이 KB금융그룹 수장으로 임명된 당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윤 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취임 당시 축하보다는 안팎에서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3연임 동안 각각의 목표를 세웠다. 첫 임기 당시에는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 다음 3년은 KB금융그룹의 리딩 금융그룹 복귀, 이어 마지막 3년은 아시아 금융 선두그룹 진입이었다.

윤 회장은 KB국민은행 리딩뱅크 탈환과 KB금융의 리딩 금융그룹 복귀를 이뤄냈다.

그는 “지난 9년을 되돌아보면,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복귀한 게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며 이를 위해 노력해준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성과를 낸 윤 회장의 마지막 임기는 글로벌 진입 도전과 아울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탄탄한 지배구조, 즉 후계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3연임 후 4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갑작스럽게 용퇴를 결정했다고 보지만, 윤 회장은 이미 3연임 결정 당시 정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퇴는 미리 결정을 내리고 그 시기가 다가오면 그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3연임을 할때 이미 용퇴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루지 못한 꿈…글로벌 속 KB금융그룹 입지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윤 회장에게 이루지 못한 꿈이자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9년 임기 동안 가장 아쉬운 부문에 대해서도 윤 회장은 ‘글로벌’이라고 언급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리딩 금융그룹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불과하다”며 “국내 리딩 금융그룹이라면 적어도 20위권에는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가 없다”며 “그런데 우리 자본 규모로 보면 20위권에 들어가기 위해 최소 2.5배 이상으로 늘려야하지만 개별 금융회사의 노력으로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윤 회장은 ‘금융의 삼성’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제가 금융권에 합류했을 때 금융을 삼성처럼 ’금융의 삼성’을 만들고 싶다는 결의를 했는데, 지금보면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씁쓸하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부문에서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 지연도 빼놓을 수 없는 아픈 손가락이다. 소위 문제가 있는 은행을 적정가격에 인수해 정상화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변수로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인수 당시 부실채권을 빠르게 정리하고 전산시스템을 정비해 기존 부코핀은행 강점을 살리되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은행으로 육성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로 부실채권은 오히려 늘어나고 전산시스템 정비 작업도 불가능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전산시스템 등 IT 정비 작업이 2024년 6월 즈음에 완료가 될 예정이다.

그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하고 싶었던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은행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향후 거취를 묻는 질의도 있었지만 윤 회장은 “아직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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