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중심 지주회장 인사’ 옛말, 윤종규도 용퇴…5대 금융지주長 모두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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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중심 지주회장 인사’ 옛말, 윤종규도 용퇴…5대 금융지주長 모두 세대교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8.0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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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세대교체 태풍에 밀려난 지주회장들
형평성 이유로 ‘실적 성과’ 소외 우려 제기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회장단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회장단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4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전격 용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5대 금융지주 수장이 모두 교체된다. 이 같은 지주회장직 물갈이는 사실상 윤석열 정부 들어 전격적으로 이뤄진 모양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3월 하나금융 김정태 전 회장이 물러나고 함영주 현 회장이 취임했으며, 정권 출범 후에는 농협금융 손병환 전 회장, 신한금융 조용병 전 회장, 우리금융 손태승 전 회장에 이어 KB금융 윤 회장마저 용퇴 결단을 내리면서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다만, 윤 회장의 용퇴 결정은 금융권에선 이전부터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감독당국과 정부가 금융지주회장직과 관련해 공평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세대교체’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다.

실제로 신한금융 조용병 전 회장이 느닷없이 연임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을 때만 하더라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후 우리금융 손태승 전 회장이나 KB금융 윤종규 회장의 경우는 ‘혹시나가 역시나’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나 윤 회장의 경우 이미 3연임을 한 상황에서 4연임 도전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윤 정부의 ‘세대교체론’에 역행하는 행보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최근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사실상 용퇴 의사를 밝혔다. 현재 금융권의 대체적 흐름인 세대교체에 순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처럼 5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사실상 모두 교체되는 흐름 속에서, 일각에서는 기존 지주회장 인사에서 중요시되던 ‘실적’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회장 인선 과정에서 지주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그룹 내 실적 성과 지표가 형평성을 이유로 평가절하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내부와 외부출신 후보자 간 경쟁에서 형평성 제고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룹 내 기여도가 외면될 경우 역차별 문제도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지주회장이 된 이후 ‘실적’으로 인정을 받아야한다는 점에서 성과 평가는 중요한 문제다. 외부출신 지주회장의 경우 실적 부진이 낙하산 인사 논란 재점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성과 관리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실적 관련 리스크를 가장 크게 지고 있는 건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이다. 사실상 임종룡호(號) 첫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올해 2분기 연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나 감소한 6249억 원을 기록했다. 3000억 원이 넘는 충당금 추가 적립 영향이 크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쉬운 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종룡 회장은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을 우선하면서 동시에 증권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등 장기적으로 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 외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향후 성공적 세대교체였다는 평가를 위해 주주환원 정책과 포용금융, 실적 개선 등에 힘을 줄 전망이다. 

한편, 윤 회장의 이번 용퇴 결정에 따라 KB금융그룹 임추위의 차기회장 후보군 추리기 작업은 ‘내부’와 ‘외부’ 출신 간 2파전 구도가 명확해질 전망이다. 1차 숏리스트는 8일 발표될 예정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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