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포용으로 나아가자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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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포용으로 나아가자 [기자수첩]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10.17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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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비명 다툼 무의미…다양한 의견 수렴하는 연맹으로 복귀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총선이 반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 민주당이 옛날의 모습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하는 당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됐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내부갈등으로 인해 시끌벅적 합니다. 

갈등의 원인은 ‘수박’ 논란입니다. 수박이란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 당원을 부르는 별칭입니다.

지난 대선을 시작으로 친명계와 비명계간 갈등의 조짐이 가시화 됐습니다.

크고 작은 갈등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게 된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입니다.

지난 9월 21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당내 강성 지지층이 폭발했습니다. 비명계 의원을 대상으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인사 색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수박 당도표’라는 이름의 국회의원 목록이 돌아다니기도 했죠.

나아가 수박 논란은 체포동의안 당시 부결을 표명한 인사들에게도 번졌습니다. 체포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졌으나 부결 자체가 당론은 아니라고 주장한 의원들 또한 수박몰이에 피해를 입어야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민주당의 수박 색출은 마치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의 ‘친박감별사’를 보는 듯합니다.

새누리당을 장악했던 친박계는 여당 인사들을 친박과 비박으로 나누고 공천을 나누는 행위를 저질렀는데요. 그 결과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 도장을 가지고 부산광역시 영도구로 내려가 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옥새런'이죠. 갈등이 봉합되나 싶었지만 결국 총선에서 패배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시사오늘>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한 카리스마를 지향하는 보수 정당은 군대와 같이 수직적이고 체계가 잘 갖춰진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여러 집단이 모인 연맹체와 같다. 따라서 당내 다양한 의견이 생기고 합의를 통해 이끌어가는 단체다. 고대 그리스로 따지만 국민의힘은 스파르타에 가깝고 민주당은 아테네에 가깝다.”

분명 정치인에게 공천과 선거만큼 중요한 이벤트는 없습니다. 세상 모든 정당이 그렇듯 민주당 역시도 공천을 두고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상대가 다름이 아닌 틀림을 강요하고 이해와 배려보다는 배격과 혐오가 팽배해지는 요즘, ‘느리지만, 함께 걸어가는 민주당’의 포용하는 모습이 그립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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