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인구문제 마지막 골든타임…복지아닌 투자”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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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인구문제 마지막 골든타임…복지아닌 투자” [북악포럼]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0.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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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38)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과거 산아제한은 명백한 정책 실패…특단 대책을”
“이민·다문화·외국인노동자 정책방향 재설정 필요”
“알고리즘에 양분화된 대한민국…통합의 정치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 17일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시사오늘 고수현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現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에서 ‘대한민국 준비된 미래-인구와 기후 위기를 넘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나 전 원내대표가 이 같은 주제를 선택한 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포럼의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포럼은 지난 8월 24일 창립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나 전 대표는 인구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정치인 나경원이 아닌 ‘인구와 기후 위기 전도사’ 나경원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이날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나 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 전 대표는 ‘인구와 기후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화두라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2022년 OECD 합계 출산율을 보면 한국 합계출산율은 0.78명까지 하락했다.

나 전 대표는 “올해는 (합계출산율이) 0.7명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지금이 인구정책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진 건 인구문제 대응 정책이 잘못된 상태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960년대 출산율은 4.5명이 넘었지만, 70년대와 80년대 인구정책은 산아제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딸 구분 말고 하나만 낳아 잘키우자’ 등 이 같은 출산제한정책은 9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은 총 3차례의 인구절벽을 경험했다. 1983년 1차 인구절벽 당시 출생인구수는 80만명에서 60만명대로 감소했으며 2001년 2차 인구절벽, 2017년 3차 인구절벽을 거쳐 26명만대로 급감했다.

나 전 대표는 “이처럼 통계흐름상으로도 나와있던 인구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엉터리정책을 펼친 결과 초저출산 추세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인구문제 심각성과 관련해 이제는 ‘극복’의 시점은 지나갔다며 ‘완화’를 위한 정책 추진이라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이 인구정책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문제를 강조하는 나 전 대표의 모습. ⓒ시사오늘 고수현 기자
기후위기 문제를 강조하는 나 전 대표의 모습. ⓒ시사오늘 고수현 기자

나 전 대표가 제시한 인구정책 비전과 과제를 총 다섯가지다.

첫째, 격차 해소다. 인구와 자원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소멸 문제와 관련해 보건, 교육, 돌봄 서비스 격차의 해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둘째, 세대 공존의 문제로, 세대간 공존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청년 세대 공존을 고려한 정년 연장, 근로 유연성 확대, 연금제도 개혁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 고령사회 부담을 넘어 성장으로 가기 위한 ‘지속되는 성장’이다. 성장을 이끌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초고령화 진입에 대비해 ICT기반 실버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중장년층 재취업 프로그램 마련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넷째, 수축사회 전환에도 ‘안전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안전과 정주여건 문제다. 인구가 감소했더라도 치안과 안보에 문제가 없도록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나 전 대표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는 인구감소 충격 완화다. 기존 인구감소완화 정책을 새로운 방향으로 강화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민, 다문화, 외국인노동자 정책 방향 재설정을 비롯해, 난임부부 지원강화를 비롯해 임신 및 출산 지원 시스템 혁신, 지역 부담환경 개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나 전 대표는 “이제 인구대책은 복지가 아닌 투자의 문제”라면서 우리나라 저출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복지프레임에 갇혀있는 인구대책을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는 감성적인 선동, 애국심에 호소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작아지는 사회에 맞는 체질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기후 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규모에 비해 기여 규모가 작고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전(全)지구적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선진국-개도국 가교 역할 임무 수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청사진으로는 기술발전을 강조했다.

나 전 대표는 “세계적 추세가 군사 패권 시대에서 통상 패권 시대로, 그리고 지금은 기술 패권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이제는 기술이 대한민국 미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일류국가 대한민국의 정답은 과학기술 강국’이라는 게 나 의원이 그린 대한민국의 비전인 셈이다.

한편, 4선 국회의원인 나 전 대표는 여당 정치인으로서 생각과 입장도 밝혔다.

동작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나 전 대표는 최근 참패로 끝이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출정식날 상황을 보고, 이 선거는 이미 끝났다’라고 생각했다”고 소회했다. 단합이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를 쓴 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대한민국 정치가 점점 극단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나 전 의원은 “지금의 대한민국은 쉽게 말해 진실이 2개가 된 나라”라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상대진영의 논리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지 않고 우파 또는 좌파 한쪽에 치중된 내용만을 강조하고 반복해 보여주면서 확증편향으로 이어져 좌우가 서로 믿는 진실이 다른 양분화된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회가 이렇게 되면, 앞으로 대한민국 발전 원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제가 정치로 다시 돌아가면 극단적 정치를 지양하고 조정하고 통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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