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H&R) 전략본부장이 한화로보틱스의 전략총괄(전무)로 한화 로봇 산업의 운전대를 잡으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미래 로봇 수요를 그룹 내부에서 먼저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로봇 시장의 무게추가 산업용에서 서비스용으로 기울면서 서비스용 로봇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유력 현장으로 유통이 꼽혔단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한화는 한화H&R과 공동투자 형태로 설립한 로봇 전문 자회사 한화로보틱스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서비스용 로봇의 대표격인 ‘협동로봇’ 제품군을 중심으로 로봇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협동로봇은 전통적인 로봇처럼 작업 전체를 감당하기보다는 사람이 하는 작업을 조력하는 제품군이다.

저렴하고, 적용 소프트웨어에 따라 수행능력이 큰 폭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협동로봇의 수요는 건물관리, 농업, 축산 등 그동안 로봇 사용이 소극적이었던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기대다.

한화로보틱스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부터 푸드테크 등 상업 서비스용 협동로봇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2026년부터는 가정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포부다.

로드맵의 첫 걸음으로는 계열사 협업이 꼽힌다. 특히, 서비스 부문 수요 확보가 중요한 만큼 유통 계열사 인프라에서의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로보틱스는 이달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이하 웨이브테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방 자동화 로봇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섰다. 웨이브테크는 조리로봇 등을 활용해 주방운영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업계는 해당 제품이 김동선 전무가 이끄는 한화 유통 부문에 적용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재 한화H&R의 식음료(F&B) 자회사인 ‘더테이스터블’은 브랜드 레스토랑 15개점, 캐주얼 레스토랑 3개점 등 외식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갤러리아 역시 식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건물 관리 서비스 분야 수요 확보에 나선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8월 한화H&R 에스테이트 부문, 로봇전문 기업 세오 등과 손잡고 건물관리 로봇 개발 및 상용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동로봇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을 더해 건물관리용 제품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 올해 하반기 시범적용을 시작으로, 내년 내 정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H&R 에스테이트는 건축·보안 솔루션, 에너지효율화 전략 등을 협력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협업해 제조용 로봇 부문 역량을 키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7월 한화로보틱스(당시 한화 모멘텀 부문)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적용된 자사 협동로봇 활용 용접 자동화 시스템을 공개했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로봇을 공장이나 산업군에서 썼다면 협동로봇은 서비스 관련 로봇에 가깝지 않나. 감자를 튀기거나 커피를 내리기도 하고, 물류에서 하역을 돕기도 한다”며 “어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 달러로, 향후 연평균 23.3% 성장해 오는 2026년이면 10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협동로봇 시장 규모 역시 함께 커 나갈 전망이다.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이 2020년 8억3624만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43.5% 성장, 2025년에는 50억 8849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