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늘어난 연체율…4분기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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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늘어난 연체율…4분기도 ‘깜깜’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1.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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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 장기화…조달비용 상승 압박
NPL·연체율, 1%대 기록…건전성 리스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을 비롯한 카드사 CEO 등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신금융협회 & VISA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을 비롯한 카드사 CEO 등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여신금융협회 & VISA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카드업계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실적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1분기 어닝쇼크급 실적부진을 겪은 카드업계는 2분기와 3분기에도 이렇다할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4분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가 카드사 조달금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실적 개선 발목을 잡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여신자산 연체율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마저 늘어나며 당기순이익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지주계 카드사(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실적 흐름을 보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 감소하며 무척이나 부진했다. 특히, 신용손실충당금을 언제 추가 적립했느냐에 따라 해당 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먼저 신한카드는 올해 분기별 당기순이익이 △1분기 1667억원 △2분기 1502억원 △3분기 152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 하락을 소폭 만회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 3분기 누적 기준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가 639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3684억원과 비교하면 73.6% 늘어난 규모다.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1분기 820억원 △2분기 1109억원 △3분기 795억원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실적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5671억원으로, 전년 동기(3269억원) 대비 73.5% 늘어난 것이다.

하나카드는 △1분기 202억원 △2분기 524억원 △3분기 548억원으로, 올 1분기 우리카드에게마저 당기순이익 실적에서 밀리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카드의 충당금등 전입액 규모는 2962억원이다.

우리카드는 △1분기 460억원 △2분기 359억원 △3분기 360억원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카드는 올 3분기 누적 신용손실에대한손상차손(대손비용) 3120억원을 반영했다. 올 3분기 누적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4620억원에 달하지만, 이같은 대손비용을 반영하면 누적 순이익은 118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한 실적이다.

이처럼 주요 카드사들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선 건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1%대를 넘어선 가운데 연체율 역시 1%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3분기 말 연체율이 1.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0.86% 대비 0.5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직전분기 연체율 1.43%보다 0.07%포인트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카드도 연체율이 1.36%를 기록하며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2021년 말 연체율은 0.65%였는데 불과 2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말 연체율이 1.22%를 기록했으며, 하나카드는 지주계 카드사 중 가장 높은 1.66% 연체율을 나타냈다. 특히, 앞서 지난 분기에도 1.4%대 연체율을 기록한 하나카드는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미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난 카드업계가 연체율 증가에 따른 건건성 리스크라는 복병을 맞닥뜨리면서 수익성 개선 시점이 상당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가 올해도 여전한 상황이라 금융지주들도 건전성 리스크 관리를 우선에 두고 있다”면서 “은행보다 리스크가 큰 카드업계는 특히나 수익성 개선보다는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경영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도 “최근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해 불확실한 금융환경에 대비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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