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3분기 순익 46%↓…“내부통제·비부동산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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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3분기 순익 46%↓…“내부통제·비부동산 집중할 것”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1.15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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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영업이익 1617억원·순이익 1177억원…순자본비율 1619%
유럽 오피스 빌딩 가치 감액분 520억 3분기 실적 반영…리스크 관리
최희문 대표 “메자닌 사업 자연스레 줄어들 것…내부통제 강화 집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메리츠증권이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은 메리츠증권 본사 앞. ⓒ사진제공 =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은 메리츠증권 본사 앞. ⓒ사진제공 = 메리츠증권

적극적인 투자로 지난 2022년 영업이익 1조 원의 신화를 달성한 메리츠증권이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향후 메리츠증권은 임직원의 업무상 취득정보 사적이익 활용으로 논란이 됐던 내부통제를 다시금 정비하고 비부동산 IB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 16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5.9% 하락한 1177억 원이다. 3분기까지 올해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048억 원, 47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27.2%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금융 수수료는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신규 딜이 감소하며 직전 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자산운용 수익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의 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 관련 이익 감소 등으로 직전 분기보다 26% 떨어졌다. 다만, 금융수지 부문 이익은 올 2분기 대비 9% 증가했다.

올 3분기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위험액 증가와 배당으로 인한 자본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인해 161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37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순자본비율이란 재무건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유동성자기자본(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뒤 백분율로 표기한다. NCR이 높을수록 자본건전성이 양호함을 뜻한다.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 중 유럽 오피스 빌딩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520억 원의 감액손을 실적에 반영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 차원이기 때문에 상당 규모 수준의 손실 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14조2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652억 원 늘었다. 이 중 선순위 비중은 98%, PF 대출의 LTV는 41%며, 부동산 PF 자산 관련해 적립돼 있는 충당금은 3294억 원(전체 자산 대비 2.3%)이다. 해외 부동산 자산은 4조4000억 원이며, 이 중 상업용 부동산 자산은 3조 원, 주거용 부동산 자산은 1조4000억 원이다.

고금리 기조 속에 국내 부동산은 물론 해외 부동산 역시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자산을 포함해 모든 투자자산을 엄정히 평가하고 재무적으로 두텁게 반영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화 메리츠증권 CRO는 “국내 부동산 투자의 위험도는 아직 높은 상황이다. 선순위 중심의 안전한 투자안을 위주로 선별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해외부동산의 경우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에 신규 딜에 대한 검토보다는 현재 투자한 자산들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시장 위축에 대응하고자 국내외 대기업 그룹 및 계열사 등과의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비부동산 관련 IB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금융자문, 인수금융, 담보대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기업금융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라며 “향후 시장 변동성 증대에 따른 차익 거래 및 시장 조성 운영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외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지난 2022년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게 된 중심에는 메자닌 사업이 있었다.

메자닌이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투자함을 뜻한다. 메자닌 투자를 할 경우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이자와 만기상환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메리츠증권이 투자했던 기업 중 18곳이 거래정지 기업이었다는 것. 메리츠증권이 이들 기업에 투자한 금액만 78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메리츠증권이 사모CB 관련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사업을 영위하던 중 IB 본부 임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사적이익에 활용했다는 사실이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논란이 일었다. 사업 성과에만 몰두해 내부통제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모CB 논란과 관련해 최 대표는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더불어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메자닌 사업을 담당하던 부서 임직원들이 퇴사했다. 이에 메자닌 사업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모CB 관련 외부 우려가 있었던 만큼 관련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할 것이다. 현재 내부통제 업무 전반을 살펴보는 중이다.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을 발견하면 즉시 개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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