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오르고 20% 조정’ 에코아이…‘탄소배출권 1호 상장’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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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오르고 20% 조정’ 에코아이…‘탄소배출권 1호 상장’ 향배는?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1.2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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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거래일 상승세 타다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공모가 대비 86%↑
상장일 기점 2년 6개월 경과 전까지 전체 주식의 27%만 유통 가능
조달자금 대부분 감축사업에 사용…배출권 12억5900만톤 확보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에코아이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에코아이 로고. ⓒ에코아이 홈페이지 갈무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코아이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사진은 에코아이 로고. ⓒ에코아이 홈페이지 갈무

에코아이 주가가 상장일부터 2거래일 연속 급등하다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탄소배출권 1호 상장’ 기업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사업 전망을 밝게 보면서도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아이상장 전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부진한 모습과는 반대로 상장 후 주가는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에코아이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00원(4.49%) 하락한 6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6만4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에코아이는 장중 7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탔다. 6만1700원은 공모가(3만4700원) 대비 85.87% 높은 액수다.

앞서 에코아이는 ‘국내 1호 탄소배출권 상장기업’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단계에서의 경쟁률은 저조했다. 지난 1일~7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75.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19.7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경쟁률은 기대에 다소 못 미쳤지만, 수요예측에서 가격 미제시 포함 전체 신청수량의 97.4%의 기관투자자들이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희망가격밴드 최상단인 3만47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에코아이는 상장일 시가 대비 약 80% 뛰며 6만2300원으로 올라선 이후, 이튿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8만900원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이후 상장 사흘째부터 하락 반전, 3거래일 연속 흘러내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향후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ESG 스코어링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일 뿐더러 ESG 관련 펀드도 많다. 업계에서도 탄소배출권을 사야하는 상황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투자자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인 것 같다. 아직까지는 기업 운영에 있어서 (탄소배출권이) 존립에 크게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중요도를 인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탄소배출권이 기업 실적 또는 기업의 존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보니 일단은 점진적으로 중요도가 조금씩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에코아이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에코아이는 지난 2020년 말 기준 3억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바로 다음 해인 지난 2021년에는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2년 역시 2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에코아이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7.2%다.

매년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배당 상승에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에코아이는 2021년 주당 114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10.05%의 배당성향을 보인 데 이어 2022년에는 주당 450원의 배당을 지급하며 23.14%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에코아이의 탄소배출권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90만톤의 배출권이, 2022년에는 305만톤의 배출권이 판매됐다. 올 상반기 들어서는 433만톤이 판매됐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95억 원이다. 해당 금액은 에코아이의 올 상반기 매출(533억 원)의 93%를 차지한다.

더 많은 탄소배출 저감을 이뤄낼 수록 에코아이의 매출 역시 덩달아 상승하는 것이다. 에코아이는 조달자금(708억1800만 원)의 대부분인 701억9800만 원을 해외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을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확대해 오는 2028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에코아이 측은 해당 신규사업 등을 통해 총 12억590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에코아이 관계자는 “먼 미래에 기술 발전으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제조시설을 만드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하면 모를까 기업 자체적인 감축 활동을 통해 탄소를 줄인다는 건 먼 나라 이야기”라며 “100%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지 않고서야 기업들 입장에서는 탄소배출권을 사 쓰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연결기준 에코아이 부채비율은 지난 2020년 189%로 업종 평균(117%) 대비 높은 수준이었으나, 2021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되면서 부채비율을 점차 줄여나갔다.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134%로 줄더니 2022년에는 59.2%로 크게 개선됐다. 올 상반기 기준 에코아이 부채비율은 38.5%다.

증권가에서는 탄소배출권 수요 증가와 시장 성장 등을 이유로 향후 에코아이의 실적 성장세는 높게 점치고 있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5년 이후 무상할당 비중 축소, 2026년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본격 시행 등으로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 9월 배출권 이월 한도가 완화되는 등 국내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사실은 에코아이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주요 연기금과 금융기관들이 투자-대출 포트폴리오의 탄소집약도인 ‘금융배출량’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금융기관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다는 것도 에코아이 주가 상승을 기대케 한다.

이달 27일 기준 유통가능한 에코아이 주식 수는 기존 주주인 이승란씨 등 총 34인이 보유 주식(4.11%)과 기관투자자 및 일반청약자들의 공모주식(20.83%)을 합친 246만 3348주(상장 주식수의 24.94%)다.

상장 후 1년이 지나더라도 유통 주식은 271만1073주(27.22%) 정도에 그친다. 이는 현재 유통가능 주식 수보다 2.5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상장 후 2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야 977만5427주(전체 주식수의 98.97%)가 유통된다.

에코아이의 최대주주인 전종수 전 에코아이 대표를 비롯해 그의 가족과 인척 그리고 에코아이 임원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2년 6개월의 의무보유 기간을 설정했으며, 그 수는 전체의 71.02%에 달한다. 상장일인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2년 6개월이 경과하기 전까지 전체 상장 주식의 26.22%의 주식만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에코아이는 전날보다 2000원(3.24%) 하락한 5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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