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덕 호실적, 부메랑 됐다”…잇따른 리스크 관리 실패에 고개 숙인 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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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덕 호실적, 부메랑 됐다”…잇따른 리스크 관리 실패에 고개 숙인 키움증권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1.1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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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영업이익·순이익 전년比 각각 51%·64%↑
김익래 전 회장 이어 황현순 대표 연이어 사퇴
리스크 발생 따른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 불만 증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키움증권이 올 들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앞. ⓒ연합뉴스
키움증권이 올 들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앞. ⓒ연합뉴스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SG증권발 대규모 주가 하락 사태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등 주가조작 의혹 사례와 지속적으로 묶이면서 호실적에도 고개를 들지 못 하는 모습이다. 리스크가 불거지는 만큼 주가도 하락,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 27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4% 상승한 2041억 원이다.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위탁매매 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5%, 이자손익은 7% 늘었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키움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2%, 68% 올랐다. 특히 2분기의 경우는 CFD 사태로 인한 미수금 발생으로 충당금(700억 원)을 반영했음에도 실적이 증가했다.

이렇듯 키움증권은 실적 면에서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4월 SG증권발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빚더미에 앉았고, 키움증권 역시 CFD를 많이 취급했던 만큼 손실을 피해 가기 어려웠다. 키움증권은 CFD 거래에 40%의 증거금률을 적용하고 있었는데, 해당 사태 이후 100%로 상향했다.

CFD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576억 원으로, 증권사들 중 두 번째로 많았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2년 기준 약 1조 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증권사였던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원망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었다.

더욱이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주가 폭락 사태 발생 2거래일 전인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약 605억 원)를 시간외매매로 팔아치우면서 논란을 키웠다. 김 전 회장이 주가 폭락과 관련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결국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4일 키움증권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 및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문제는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해 또 한 번 수면 위로 올랐다.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앞서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단 하루 만에 전일 종가 대비 30% 폭락, 거래 정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영풍제지가 거래 정지된 이튿날인 지난 10월 20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약 5000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사는 제도를 뜻하고, 미수금이란 미수거래를 통해 증권사가 회수하지 못한 돈을 말한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은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지만, 키움증권은 40%로 유지했다. 이후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거래가 정지된 다음 날이 돼서야 100%로 올렸다. CFD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증거금률을 올린 것이다.

현재까지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한 미수금은 610억 원(전체 미수금의 12%)에 불과하다. 키움증권 측은 미수금으로 인한 최종 손실액을 올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러는 사이 키움증권을 이끌던 황현순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해 발생한 미수금에 대한 책임을 지기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결국 키움증권은 주가 조작 의혹 사태로 인해 올해에만 회장과 사장이 모두 자리를 떠나게 됐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좋은 실적을 믿고 키움증권 주식에 투자했지만 매번 불거지는 리스크 관리 실패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SG증권발 대규모 주가폭락 사태 당시 키움증권 주가는 8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최근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한 미수금 발생 공시 이후에는 불과 하루 만에 주가가 24% 급락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부족 문제는 지난 10월 27일 국정감사 도마 위에도 올랐다.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키움증권에 대해 “키움증권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공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수많은 투자자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쏟아진 것으로 안다”며 “실적을 잘 내고 있으면서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차기 사장 선임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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