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 퇴장…쇄신 바람 이어지나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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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연대’ 퇴장…쇄신 바람 이어지나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12.1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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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16대 총선서 윤여준 앞세워 ‘물갈이’ 단행
김윤환·이기택 배제한 자리에 오세훈·원희룡 영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기현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에 쇄신 바람이 불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곧바로 김기현 전 대표가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직후 인요한 혁신위를 띄웠습니다. 8회 지방선거 때만 해도 국민의힘 후보가 2.61%p 차이로 이겼던 곳에서 17.15%p 차이로 패배했다는 것은 지난 1년 반 동안 민심이 크게 돌아섰음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내년 총선이 위기라는 사실을 선거 결과로 확인하게 된 겁니다. 김기현 지도부는 그간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중진·친윤의 험지 출마 및 불출마’를 2호 혁신안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혁신안에 응답하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대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우려에 찬 보수층에서 쇄신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보수 일간지도 연일 비판 강도를 높였습니다. 

혁신위에서 시작된 ‘친윤·중진 용퇴론’은 혁신위가 해체하고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대표 친윤계 장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 전 대표가 사퇴 뜻을 밝힙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여론조사상 한 자릿수 지지율로 당선 확률이 희박했던 김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데 크게 기여했던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가 나란히 물러난 것입니다. 

지난 선거를 돌아보면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이 ‘당 혁신’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단행한 ‘물갈이’와 비교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선거를 앞두고 측근 윤여준 당시 여의도연구소장을 공천기획단장으로 임명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한 것을 가리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김영삼의 민주계, 구민주당에서 합류한 이기택계, 김윤환 등 구민정계, 이한동계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요. 이회창은 계파 보스 격인 이기택·김윤환을 비롯해 조순·이수성·박찬종·신상우 등 거물 정치인을 공천에서 배제합니다. 심지어 김윤환은 이회창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데 큰 도움을 준 인물임에도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이회창은 당시 상황에 대해 “무엇보다 당 파벌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 파벌의 보스나 다선 중진의원 중 지역 연고에 안주하는 의원들을 공천에서 과감히 배제할 생각이었다” “나와 가깝거나 그동안 내 측근에서 일해온 사람이라도 객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당 개혁 방향과 맞지 않으면 공천에서 배제해 공정성을 확실하게 할 생각이었다”고 회고록에서 전했습니다. 

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오세훈·원희룡·김영춘·이성헌 등 젊은 3040세대가 주축이 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야당임에도 불구 16대 총선에서 273석 중 133석을 얻으며 제1당 자리를 유지합니다. 반면 김윤환·이기택·신상우 등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민주국민당은 겨우 2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에도 쇄신 바람이 불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2인자로 불린 권노갑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다른 호남 다선 의원 불출마를 설득했다고 합니다. 당시 5선 중진의 김상현도 공천에서 탈락하고 민국당 전국구 후보로 나서게 됩니다. 대신 우상호·이인영·임종석 등 386세대(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를 대거 공천해 젊은 피를 수혈했습니다. 

여야 모두 ‘혁신하는 쪽이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며 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먼저 변화에 성공하게 될까요.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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