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무산’ HMM, 불황에 규제까지 곳곳 암초…‘순항’ 필요조건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매각 무산’ HMM, 불황에 규제까지 곳곳 암초…‘순항’ 필요조건은?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2.15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해운업 수익성 감소…HMM 94.1%·↓머스크 87.2%↓
신조 공급 과잉·얼라이언스 제재 등으로 운임 방어 한계 있을 듯
HMM 해양 사업 다각화 등 대응…“해운 외 사업 필요”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HMM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HMM
HMM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HMM

해운업황 하락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HMM의 대응에 이목이 쏠린다.

HMM은 초대형선 투입,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단 계획이다. 일각에선 ‘종합물류’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컨선 공급 과잉 이어져…독점 제재로 운임 방어도 한계 전망


1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1% 하락한 584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8% 감소한 8조401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해운업황이 코로나 특수 시기였던 2021~2022년 대비 하락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다른 글로벌 선사 역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선복량 기준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지난해 39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EBIT)을 거뒀다. 전년 대비 87.2% 감소한 수치다. 머스크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급락으로 직원 만여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해운업황 하락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홍해 사태로 인한 운임 급등 흐름이 마무리되면, 이후 수요 대비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될 전망이라서다.

해운업계는 코로나 특수 시기 발주한 신조 유입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 상황을 겪고 있다.

발틱국제해사위원회(BIMCO)에 의하면, 올해 글로벌 선사에 인도될 컨테이너선은 총 478척(310만TEU)으로, 이에 따라 전체 선복량은 지난해 대비 10%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물동량은 선박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약 3.7% 증가한 208만TEU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운임 하락 방어를 위한 선사들의 움직임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 등이 선사들의 공동 행동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EU는 CBER(해운법 경쟁법 면제)을 연장 없이 폐지한다고 밝혔다. CBER은 선사의 선박 및 선복 공유, 즉 ‘얼라이언스’ 운영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그간 글로벌 선사는 얼라이언스 수준에서 선복량을 조정하는 식으로 운임 하락 폭을 제한해 왔다.

EU의 예고대로 오는 4월 CBER이 폐지되면, 향후 얼라이언스의 시장 점유율이 30% 이상일 경우, EU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미국 역시 해운개혁법(OSRA 2021) 등을 통해 선사 독과점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해운 사업 다각화 등으로 수익성 강화…“해운 외 사업 다각화 필요”


이에 HMM은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 2021년 발주해 올해 인수 예정인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하락을 노린다.

인수 후 HMM의 총 컨테이너 선복량은 100만TEU 수준으로, 인수가 완료되면 선복량 기준 9위 선사(HMM은 8위)인 대만 양밍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양밍의 현재 선복량은 71만TEU 수준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HMM은 지난 2022년 ‘5년 중장기 계획’을 통해 벌크선을 당시 29척에서 2026년 55척까지 늘리는 등 컨테이너선에 치중된 사업구조 개선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HMM의 벌크화물 수송 매출은 전체 대비 14.5%로, 전년 동기 5.3%보다 약 9%p 증가했다.

지난해부터는 자동차 운반 사업에도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HMM은 지난해 중국 조선사에 초대형자동차운반선(PCTC)을 신조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 관계자는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원가 하락, 체질 개선에 따른 효율 증대, 수익성 높은 화물 영업 강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운 외 ‘종합물류’ 등으로의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업은 상승과 하락 구간이 뚜렷한 업종인 만큼, 하락구간에도 기댈 수 있는 해운 외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 CGM 등은 최근 몇 년간 터미널, 항공물류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HMM 역시 지난 2021년 신년사 등을 통해 종합물류사로의 변화 목표를 천명했으나 2022년 5개년 전략 발표 시 “트렌드에 맞춰 가겠다”며 한발 물러난 바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해운산업은 10년 주기로 침체를 겪는 업종이다. 불황 터널이 길다. 또, 해운업황이 안 좋아지면 관련 산업이 함께 침체된다”며 “해상운송, 터미널, 벙커링, 조선기자재 등 해운 관련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