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서갑원 ˝안철수, 대통령 하겠다면…˝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서갑원 ˝안철수, 대통령 하겠다면…˝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3.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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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YS·노무현처럼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하는데 왜 하필 노원병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시사오늘>은 정치 현실을 짚어보는 동시에 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초청 정치인들의 강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악정치포럼은 정치인 초청 특강 및 토론 프로그램입니다.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세번째 초청 연사는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으로 강연은 26일 국민대에서 진행됐습니다.<편집자 주>

서갑원 전 의원은 1992년 우연히 故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가 되면서 정치에 발을 디뎠다. 이후 17대와 18대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표적 친노 인사 중 한 명으로 20여년 정치권에 몸담은 그가 요즘 정치권으로부터 한발 비껴 서있다. 그는 "지금은 20년 만의 방학"이라면서 "나 자신을 성찰하고 그 동안 못 본 책을 읽고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나는 괜찮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자유로운 몸이어서 그런 지 그의 강연은 허심탄회했다.

˝安,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과 붙는 게 더 멋있어˝

서 전 의원은 최근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노원병 출마에 대해 "왜 하필 노원병이냐"며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과 맞장 뜨는게 노원병 출마보다 더 멋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철수 전 교수가 국회의원 한 자리 하려고 이번에 출마하는 건 아니다. 국회의원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다음 번에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을 하겠다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서갑원 전 의원은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그는 그러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 사례를 들었다.

"DJ는 현해탄에 빠져 죽을 뻔 했고 YS는 30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을 했다. 그러면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로 국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런 믿음들이 두 사람을 당선 시켰다. 두 사람의 공과는 있겠지만 민주화라는 부분에서 그들이 나름 자신들의 몫은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서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긴 이유도 거론했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아버지 후광을 받고 있는 박근혜보다는 샐러리맨 신화를 가지고 있고 논란은 있지만 청계천을 복원한, 그리고 중앙차로제를 도입하는데 성공한 이명박의 손을 들어줬다. 중앙차로제를 도입하는게 쉽지 않았다. 어려운 과정을 거친 이명박이 박근혜보다는 낫다고 국민들은 생각한 것이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노무현은 바보 노무현이었다. 종로에서 국회의원 됐지만 내팽개치고 부산으로 갔다. 거기서 국민들이 감동한 것 아닌가"하고 말했다.

서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박 후보가 당선된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새누리당은 잘했다. 빨간옷을 입었다. 우리 정치권에선 '레드 컴플렉스'가 있다. 빨간색은 금기시 됐던 색깔이다. 그런데 그 색을 자기들 색으로 해서 난리 법석을 떨었다.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를 이뤘다. 여기에 박근혜 후보는 선거의 여왕으로 위기 때마다 당의 승리를 도왔다. 국민들은 강한 대통령을 느꼈다. 박근혜 후보는 간간이 언론에서 '아버지 피묻은 옷을 빨았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얼마나 애잔했겠는가."

서 전 의원은 그러면서 안 전 교수에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48%가 아직도 방황을 하고 있다. 야권 지도자라면 그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 안 전 교수가 정치를 한다면 그런 지점을 찾아서 진정성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스스로 똥볼 차 …국민 신뢰 잃어˝

서 전 의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초기 인사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자진사퇴한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경제민주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익을 향유하고 함께 하는 시스템으로, 경제민주화의 가장 큰 핵심은 공정거래"라면서 "그런데 공정거래위원장 수장을 대기업들을 20년 넘게 변호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해왔던 사람을 내정했다"고 개탄했다.

▲ ⓒ시사오늘 박시형 기자

그는 또 "윤창중 대변인이 인사 내용이 들어있는 봉투를 뜯으면서 '나도 지금 처음 봅니다'라고 말했는데 그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인사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해줘야 하는데 대변인이 그렇게 하기는 커녕 '나도 지금 처음 본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황당해 했다. 이어 "그래서 불통 소리를 듣는다. 지금 소통이 온 나라의 화두인데, 국민들의 마음의 문을 닫게 한다"고 꼬집었다.

서 전 의원은 "정권 초기 100일은 평상시 1000일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과제를 그 기간동안 시행하려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똥볼'을 차는 건 어쩔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이 인사 검증을 제대로 못했는데 그런 검증 시스템을 못 만든 건 대통령 책임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초기에 고소영·강부자 인사로 신뢰를 잃었다"며 "정권 초기에 신뢰를 잃으면 그 이후 성심성의껏 잘해도 국민들이 잘 안 믿는다"고 경고했다.

서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국민행복기금 공약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박 대통령의 국민행복기금 16조 조성은 대출자들의빚을 갚아 준다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대선 앞두고 돈 안 갚으면 되겠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1조 6천억 수준으로 줄였다. 그럴수밖에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바로 잡을 건 바로 잡아야 한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이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중장기로 검토하겠다고 바꿨다. 4대 중증 질환 무료 진료도 어렵게 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서 전 의원은 그러면서 공자의 '식(먹을)·병(병사)·신(믿을)'을 말했다. '병'과 '식'은 버릴 수 있지만 '신'은 버릴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을 강조한 것으로 박근혜 정부가 현재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점에 대한 일침이다.

한편, 서 전 의원은 '똑같이 깨끗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공직 후보자들의 비리를 캐는 건 모순'이라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임명직과 선출직은 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명직 공무원들의 경우는 인사청문회 말고는 자격을 심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반면, 선출직은 유권자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법 위반으로 자격이 박탈됐었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국회 인사 청문회가 가혹하다고 하나 그건 시늉만 하는 것"이라며 "미국 성김 대사는 3개월 가까이 청문회 절차를 거쳤다. 미국에서는 6개월 이상 걸려서 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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