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심은 서청원+정갑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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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심은 서청원+정갑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2.25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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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차기당권 네 가지 시나리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 후보군 (왼쪽부터) 서청원 이인제 김무성 의원 ⓒ뉴시스

거대 집권 여당 새누리의 차기 당권은 어디로 갈까.

새누리당은 20일 차기 전당대회 7월 14일 개최를 발표했다.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지도부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 관장부터 차기 대선주자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군은 여러 명이다. 얼핏 보면 무수한 경우의 수가 나온다. 그러나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피면 유력한 시나리오 몇 가지로 압축이 가능하다. 한국 정치 관행이라 할 수 있는 ‘지역안배’ 때문이다.

한국 정치의 지역안배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다.

한 지역이 독점해선 안 되고, 한 지역만 홀대돼도 안 된다. 또한 직위를 같은 지역 출신이나 지역구를 가진 인사가 연달아 맡지 않는다는 암묵적 '룰'이 존재한다.

현재 원내의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는 서청원 이인제 김무성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남경필 정갑윤 이완구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다음은 이들을 중심으로 <시사오늘>이 예측한 차기 당권의 지형도다.

시나리오 1 : 당대표 서청원 + 원내대표 정갑윤

우선 서청원 의원(경기화성갑)과 정갑윤 의원(울산중구)의 조합이 예상된다. 친박계의 맏형 서 의원은 청와대를 향한 당내 반발을 앞장서 일축하며 리더십을 피력했다. 원내 복귀와 함께 야당 중진을 두루 만나는 노련한 정치력도 선보였다. 정 의원은 최근 울산시장 출마를 돌연 사퇴하며 중앙당에서의 역할론이 급부상했다.

서-정 조합이 첫손에 꼽히는 이유는 최근 정가에 돌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 논란과 연관이 있다. 청와대  ‘박심(朴心)’이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 의원 복귀와 이주영 의원의 입각도 잘 짜여진 판의 일부라는 이야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부는 박심을 가장해 논란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 주류에 의한 당 '리모델링'설도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항간의 소문은 차치하고라도 두 사람의 지역적 궁합은 좋다. 서 의원은 충남 천안 출신이면서 경기도에 지역구가 있다. 두 지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강점이 있는 셈이다. 영남에 정치적 기반을 둔 정 의원과 잘 맞는다. 다만 둘 다 친박계의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당내 비주류의 반발을 감안해야 한다.

시나리오 2 : 당대표 김무성 + 원내대표 남경필

원래 차기 당권주자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은 김무성(부산영도구) 의원이다. 그 파괴력은 지금도 건재하다. 마찬가지로 원내대표를 가장 오래 준비해왔다고 알려진 인물은 남경필(경기수원시병) 의원이다. 별다른 변수가 없었을 시 차기 지도부로 낙점될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김-남 조합의 질주는 서청원 의원의 귀환과 경기도지사 차출론을 마주치며 제동이 걸렸다. 친박 이지만 외곽세력에 더 가까운 김 의원과 원조 소장파 출신인 남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현 주류인 친박계의 힘이 약화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당내의 기류가 조금 변했다.

지역안배 측면에서도 조금 불안하다. 연달아 당 지도부에서 충청권 인사가 없을 경우, ‘충청홀대론’이 나오며 난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남 의원의 영남-경기 조합으로 깔끔하지만, 문제는 그 전 지도부인 황우여(인천연수구) 대표와 최경환(경산시청도군) 원내대표도 수도권-영남 조합이었다는 데 있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자칫 전대(전당대회)에서 충청홀대론이 나올 경우 재보선 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충청권의 표심이 판세를 좌우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왼쪽부터) 남경필 정갑윤 이완구 의원 ⓒ뉴시스

시나리오 3 : 당대표 김무성 + 원내대표 이완구

앞서 언급한 김-남 조합을 보완하려면 이완구(부여군청양군) 의원이 나서면 된다. 이 의원은 ‘포스트 JP’로 불리며 충청권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친박계 인사라는 것도 호재다.

약점이 없어 보이는 김 의원과 이 의원의 영남-충청 조합에도 걸리는 것은 있다. 충남지사를 역임하고 대통령과도 신뢰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이지만 국회의원으로선 3선이다. 충분히 중진임에도 경쟁자들에 비하면 무게감이 부족해 보인다. 거기다 당내 충청권의 또 다른 거물급 인사인 6선의 이인제(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의원이 당권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이다. 충청권의 힘이 분산될 공산이 크다.

시나리오 4 : 당대표 이인제 + 원내대표 정갑윤

이인제 의원은 차기 당권 도전 입장을 밝혔음에도 국회의장설이나 충남지사 차출설이 돌고 있다. 사실상의 견제다.

그러나 현 강창희(대전중구) 국회의장이 충청권 인사기 때문에 연달아 맡는 것은 지역안배에 어긋난다. 충남지사 차출설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이야기다. 충남엔 이미 홍문표(홍성군예산군) 의원과 이명수(아산시) 의원이라는 ‘거물급’ 카드가 준비돼 있다. 대선 후보급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다음 행보는 당권행이다.

이 의원은 22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콜 총리와 함께 독일 통일을 이룬 기민당처럼 역량있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헌신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며 경제와 통일을 화두로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인제 의원과 페어를 이룰 수 있는 원내대표 후보는 정갑윤 의원이다. 충청-영남을 대표하는 이-정 조합은 충청대세론을 몰이하면서도 영남을 안고 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당대표의 경쟁자로 서청원 의원이나 김무성 의원이 버티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이인제-남경필 조합도 제기될 수는 있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당의 가장 큰 지지기반인 영남권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강용석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영남출신의 법조인”이라고 촌평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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