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관전기④>정몽준, 악재 딛고 서울시장 탈환할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지방선거 관전기④>정몽준, 악재 딛고 서울시장 탈환할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5.13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큰 선거 앞두고 벌어지는 악재…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의원 ⓒ 뉴시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당선됐다.

정몽준 후보는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총 4497표 가운데 3196표를 획득하는 위력을 과시하며 71.1%로 1위를 차지했다. 선출대회는 현장투표(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와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심을 등에 업고 반전을 노린 김황식 전 총리는 958표를, 또 다른 친박계 인사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341표에 그쳐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여당 내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몽준 후보의 압도적 우승은 예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몽준 후보는 당 내 지지기반도 있고, 따르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김황식 전 총리는 아무리 박심이 기울었다고 해도, 우리 당이라고 느껴진다기 보다는 외부 인사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몽준 의원이 당선되야 박원순 시장을 이길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래서 당원들이 전부 정몽준 후보로 쏠린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3월, 경향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가 40.6%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36.9%의 지지율을 나타내 여당에선 처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꺾는 대항마로 떠올랐다.

한껏 오른 정몽준 의원은 그렇게 차기 대권주자까지 선점했다.

지난 3월 여론조사기관 리일미터가 차기 대선후보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정몽준 의원이 18.1%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줄곧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차지했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17.1%), 문재인 의원(11.4%)이 그 뒤를 이었다.

큰 선거 전 벌어지는 '악재'…정몽준의 적은 내부에 있다?

정몽준 후보는 1988년, 13대 총선 당시 현대중공업이 위치하고 있는 울산 동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17대 총선까지 국회의원을 역임하다가, 18대 총선 때 서울 동작구 을로 출마해 지역구를 서울로 옮겼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동작 을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대항마였던 민주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나서 정몽준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정몽준 후보가 54.4% 득표율을 얻어 대선 주자였던 정동영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그렇게 정몽준 후보는 울산에서 서울로 지역구를 바꾸며 서울민심까지 얻었다. 이어 19대 총선까지 서울 동작 을에서 당선돼 7선의 위엄을 보였다.

하지만 거물 급으로 성장한 정몽준 후보는 늘 큰 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잇따랐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당시 한일월드컵 개최의 1등공신이라 불렸던 FIFA 부회장 정몽준 의원이 단박에 대선주자로 올라섰다.

정몽준 의원의 상승세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토막났고, 민주당에선 대선주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대선을 한 달 앞둔 11월, 노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고, 노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승리, 정몽준 후보는 대권에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정몽준 후보는 대선 투표 하루 전날인 12월 18일 저녁 10시, 민주당과 선거 공조를 파기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이 정몽준 후보의 자택 문 앞까지 방문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과 정 상임고문은 문전박대 당했다는 보도가 일제히 메스컴을 탔다.

하지만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이겨 대통령에 당선됐다.

일각에선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가 오히려 진보진영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해 노 전 대통령을 도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몽준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낙동강 오리알'신세가 됐다.

대권에서 고배를 마신 정몽준 후보지만 지지기반은 굳건했다. 정몽준 후보는 2002년 이후 2007년, 2012년 대선에도 줄곧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 심지어 대권에 도전한 지 12년이 지난 2014년 현재에도 대권 주자 1위로 떠올랐다.

▲ 아들 발언과 관련, 눈물을 보이는 정몽준 후보 ⓒ 뉴시스

하지만 정몽준 후보에게 또 한번의 악재가 벌어졌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후 정몽준 후보의 아들이 SNS에 올린 '국민 미개인' 발언이다. 이 발언으로 박원순 시장과 지지율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던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10% 이상 떨어졌다.

정몽준 후보는 아들의 SNS 발언이 확산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해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정몽준 후보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선출대회에서 눈물을 보이며 "너그럽게 용서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말 울고 싶을 것"이라면서 "이제 좀 대권 향해 한 발 나가려고 하는데, 가족이 도와주긴 커녕 발목을 붙잡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