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종북 정당' 이미지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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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종북 정당' 이미지 벗을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12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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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선동은 유죄, 내란음모는 무죄판결 받은 이석기
이석기 무죄판결, 통진당 정당 해산 영향 미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 뉴시스

"빨갱이 정당은 안돼. 내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 돼."

지난 7·30 재보선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수원정 김식 후보의 현장유세. 유세 현장을 지켜보던 60대 할머니는 통진당을 '빨갱이 정당'으로 표현하면서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6·4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통진당은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통진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아 20년을 구형 받았던 탓.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이 의원이 지하혁명 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를 만들어 대한민국 체제전복을 목적으로 합법·비합법, 폭력·비폭력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도모했다고 고발했다.

통진당은 다른 야당과 연대도 하지 못했다. '종북' 프레임이 야권 전체로 번진다면 승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연대를 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6·4 지방선거에서 진주시의원으로 당선된 류재수 시의원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유세를 펼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시민들은 노골적으로 '빨갱이 정당'으로 부르기도 했고,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요구도 받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연이은 선거에서 가장 힘들었을 정당은 통진당이었을 것이다. 이 의원의 판결이 나기 전, 수원정 김식 후보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당이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며 "하지만 진실은 밝혀 질 것이라 믿는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만 무죄로 판결이 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란음모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듯이 통진당도 그런 과정이 아니겠느냐"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내란선동은 유죄, 내란음모는 무죄

재판부가 2심을 발표하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 씨(여,26세)는 "선동은 했지만 음모는 무죄라니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선동과 음모의 차이를 두고 판결을 했다.

선동죄는 내란 행위의 시기나 대상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가 없다. 내란범죄를 실행시킬 목적으로 선동행위를 했고, 선동 상대방이 내란범죄를 실행할 개연성이 있다는 점만 인정되면 유죄라고 판단할 수 있다. 재판부는 이석기 의원의 혁명조직이라고 불렸던 'RO'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내란음모죄는 2인 이상이 내란범죄 실행에 합의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혐의로 인정된다.

내란행위의 주요한 부분인 시기와 대상, 수단 및 방법, 역할분담 등의 윤곽이 어느 정도 특정될 수 있게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즉 재판부는 이 의원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내란범죄 실행을 목적으로 선동행위를 한 부분은 인정되지만 내란범죄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

그럼에도 재판부는 이 의원에게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공당에서 국가체제 전복을 논의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통진당의 정당 해산심판은 어떻게 될까.

통진당이 법적으로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의원의 판결은 통진당 정당 해산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이 의원이 주도한 'RO'의 핵심조직원들이 내란을 음모했고, 이들이 통진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RO 조직을 인정하지 않아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이 각인하고 있는 통진당의 '종북' 이미지는 쉽게 벗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식 후보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언론에서 워낙 (종북이라고) 이야기 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하지만 RO라는 조직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으니 많이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에서 완전 무죄 판결이 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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