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중금리 신용대출 약속…지켜질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러시앤캐시, 중금리 신용대출 약속…지켜질까?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8.19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앤캐시 고리대금 논란④>기존 저축은행도 중금리 어려워…갓 입성한 러시앤캐시는 어떻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금융위원회는 대부업 출신 저축은행에 한 가지 주문을 했다.

“중금리 상품을 활성화 하라.”

지난해 말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4%로 대부업의 34.7%(2013년 6월 말 기준)와 차이가 없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러시앤캐시의 OK저축은행도 대출자 77.7%에 25~30%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제도권 진출 욕심에 저축은행은 인수했지만 금융위의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지시에는 정작 늑장대응을 하고 있는 것.

OK저축은행은 그나마 내부 최고금리를 29.9%로 맞추며 금융위 지시에 구색을 맞추는 성의를 보였다. 

▲ OK저축은행 로고 ⓒ홈페이지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대부업체에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한 대신 해당 저축은행에 연 20%대 신용대출 금리 체계를 마련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 중금리의 범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측은 30% 미만, 즉 29.9%까지를 중금리로 보는 반면 당국에서는 25% 이하를 중금리로 판단하고 있다”며 “은행과 금융당국의 시각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대부업 출신 저축은행은 25~30%대 금리 취급 비중이 가장 높다.

대부업으로 가장 먼저 저축은행에 진출한 J트러스트 ‘친애저축은행’은 25~30%대 금리를 적용 받은 대출자가 94%나 되고 지난 5월 영업을 시작한 웰컴크레디트라인 ‘웰컴저축은행’은 같은 금리대에 99.9%가 포진해 있다.

이처럼 대부업 출신들이 고금리를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 조달 능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체는 예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정상 궤도에 올라가기 전까지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이 조달 금리가 10%대로 여전히 높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10%대 조달금리를 적용받고 있는데 금융당국에서 10%대 신용대출상품을 주문하고 있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도 웰컴저축과 마찬가지로 10%대 자금을 조달해 와 메울 수밖에 없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째 이어지는 저축은행 불황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16분기 연속 적자를 맞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총 자산이 55%나 줄어드는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영업 전반에서 어려움이 드러난다.

업계 2위 SBI저축은행은 일본 SBI금융에서 지난해부터 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올 3분기(2014년 1월~3월) 576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13 회계연도 누계 적자 규모가 1947억 원에 이른다.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취급 비중은 25~30%대에서 39.5%, 30~35%대는 53.7%다. 업계 1위인 HK저축은행은 더 심각해 총 대출자의 76.1%가 30%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었다. 두 은행 모두 금융위가 요구하는 20~25%대 금리 비중은 불과 5.7%, 4.8%에 그쳤다.

OK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예측이 다수 제기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중금리 대출을 출시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 OK저축은행 누구나OK론 상품 상세 설명 ⓒ홈페이지

이를 불식시키려는 듯 OK저축은행은 7월7일 공식 출범을 기념해 연 3.2(우대금리 0.4%) 정기예금상품을 500억 한정으로 판매해 사흘만에 완판했다. 지난 7월 23일에는 최고 연 4.3% 고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특판식 상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중금리 대출 상품은 ‘OK창업패키지론’ 하나다. 금리는 최저 5.7%에서 최고 19.9%까지 차등 적용된다. 금융위에서 주문한 중금리 상품으로 완벽 그 자체다.

반면 이 외 신용대출상품은 대부분이 17.9%~29.9% 금리가 적용된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상품을 소개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에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앞으로 중금리대 상품들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금리 상품은 평균 금리를 말하는 것이지, 모든 대출자들에 중금리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금융위 권고를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금리를 적용해 영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필요하면 바로 움직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