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위협하는 전세가…대한민국은 ‘집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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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위협하는 전세가…대한민국은 ‘집의 노예’?
  • 방글 기자
  • 승인 2014.08.1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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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집 찾아 떠도는 전세난민↑…지방도 다를 것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전셋값 상승폭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세난민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1. 남현동에 살고 있는 이모(26) 씨는 경기도 과천으로 이사를 계획 중이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큰 집으로 옮겨가야 하지만, 서울지역에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전셋값이 너무 많아 올라 매매가 수준에 이르렀다”며 “매매는 물론 전세살이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2. 소공동에서 일하는 박모(28) 씨는 결혼을 하면서 수원 영통에 집을 얻었다. 당시 집주인은 2년 전 세입자보다 4000만 원이 오른 1억8500만 원을 요구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음에도 서울보다는 저렴해 장거리 출퇴근을 선택했다.

언제부턴가 ‘전세난민’이라는 용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위협하면서 좀 더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 원, 평균 전세가는 3억 원이다.

부동산써브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 격차가 가장 적었고, 격차가 가장 컸던 2008년에 비해 1억7000만 원이나 줄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은 올해 상반기 전국 전세가격은 1.86% 상승한 반면 매매가격은 0.78% 오르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118만5436 가구 중 33.5%에 해당하는 39만7088가구의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다. 2년 전에 비해 약 18배 증가한 수치다.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4000만 원 이상 늘었다. 자연스럽게 도심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세입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조사기관은 서울 소재 아파트 118만 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2년 전(2억6840만 원) 보다 4429만 원 증가한 3억126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감소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매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전세 수요는 늘어 상승세를 지속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써브 김미선 연구원은 “아직도 매매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전세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 재계약 등을 앞둔 세입자들은 추가 전세금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은 가격역전현상 발생…전세가, 5년전 매매가 ‘추월’

분양시장 호조를 보였던 대구‧광주 등 지방 역시 주택가격 상승 보다 전세가 상승폭이 훨씬 커 격차가 줄고 있는 추세다.

19일 부동산114는 “상당수 지방 아파트의 전세가가 5년 전 매매가 보다 비싸다”고 밝혔다.

대구(7월 말 기준)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1억7361만 원)은 2009년 아파트 평균 매매가(1억5623만 원)보다 1737만 원 비싸다.

2009년 당시 9462만 원이던 전셋값이 6년새 8000만 원가량 증가하면서 매매가를 추월한 것.

광주와 세종시, 경북, 충북 등도 2014년 현재 전셋값이 2009년 매매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1495만 원 차이가 났고, 세종 1364만 원, 경북 693만 원, 충북 558만 원 등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구, 광주 등은 최근 전세와 매매 모두 물량 부족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전세가 상승폭이 매매가 상폭을 압도하면서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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