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0조´ 쓴 현대차…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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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10조´ 쓴 현대차…주가 향방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9.1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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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낙찰가 과도하다 비판 vs 저가 매수 기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현대차가 한국전력 사옥 부지를 인수한 어제 9% 급락했으나, 오늘 아침 시세는 엎치락 뒤치락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9일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19만6000원으로 1.01% 하락한 채 시작했지만 10시 30분 현재는 19만9000원으로 0.51% 상승했다. 이날 현대차는 장중 한 때 19만4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거래는 전일처럼 과도한 매도는 멈춘 상태지만 CS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중심으로 매도 우위 거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전일 거래에서 낙폭이 과다했다고 판단, 저가 매수 움직임을 보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 증시는 현대차의 입찰 가격으로 인해 등락을 반복중이다. ⓒ뉴시스

현대차 주가 흐름의 원인은 역시 한전 부지 매입이다.

현대차는 지난 18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나서 10조5500억원을 제시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 부지는 입찰하한선이 3조 3346억 원으로 시장에서는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이라는 입지를 생각하더라도 최대 5조 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예상가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제시했고, 이 때문에 너무 무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예상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 "입찰가 과도하다"

잠실의 '제2롯데월드'가 매입부터 건설비 등을 포함해 약 3조 5000억 원, 지난해 단군이래 최대 부동산 개발이라던 용산 철도기지창 부지도 8조 원임을 고려하면 너무 지나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입찰가를 4조 1000억 원가량으로 예상했지만 너무 높았다"며 "현대차가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거액을 베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낙찰받은 18일 주식시장 역시 현대차가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9.17%나 하락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토지매입가격과 향후 개발비까지 포함하면 총 15~20조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겹쳐 10%가까이 하락했다"며 "개발 비용은 8년간 30여 개 계열사가 분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신규 사옥에 입주할 현대차 그룹사들이 연간 부담하는 임대료가 약 2400억 원으로 연이율 3%를 고려해도 자산가치는 8조원에 그친다"며 "부지매입 대금 외에도 수조원의 사옥건립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고려하면 입찰가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과도한 낙찰액 지적은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대차의 낙찰은) 정몽구 회장의 집착이라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몽구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위상 랜드마크 등을 향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업 규모에 임직원들도 경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현대차 컨소시엄은 18일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낙찰받았다 ⓒ뉴시스

투기 아닌 투자…"장기적으로 합당한 가격"

반면 현대차 그룹의 현금보유액과 사용 용도를 고려하면 무리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의 현금성 자산(현금,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6월 말 현재 각각 17조6558억 원, 5조7276억 원, 6조1022억 원 등 총 29조4856억 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금여력으로 볼 때 결코 무리한 투자가 아니며, 개발 후 되파는 목적이 아니라 사옥을 짓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운운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또 강남지역 부동산 상승률도 지난 10년 평균 9%였기 때문에 10~20년 뒤의 미래를 내다 봤을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전 부지 매입 영향으로 급락했지만 펀더멘탈(기초체력)영향은 없다"며 "3분기 실적 발표 후 조업 정상화와 신차효과, 환율 영향 완화 등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전부지 낙찰로 인한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지 개발 투자기간은 향후 5년 이상으로 장기간이고 수익사업 목적의 부지개발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리스크 요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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