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갈림길, 이명박or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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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갈림길, 이명박or오세훈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10.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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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정원 사업 놓고 ´설왕설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인 일명 ‘공중정원’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이 전임 시장들 중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대권사례’를 따라갈 것인지, 오세훈 전 시장의 ‘실패담’을 답습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도로는 지난 1970년 개통 후 서울 서부 지역과 도심을 잇는 높이 17m에 폭 8.4m, 약 914m 길이의 길로 2008년 안전성 검사 용역에서 D등급을 받으며 철거가 예정된 바 있다.

그런데 박 시장이 철거 대신 공원화로 방향을 돌렸다. 지난 10월12일 ‘서울역 고가 시민 개방 행사’를 열고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했다.

이 아이디어는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혔다. 교통 문제와 상권의 고사(枯死)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저항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회현, 중림동 주민 등으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그린웨이 조성 반대 추진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정계 일각에선 박 시장의 공중정원이 향후 대권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핵심 시정(市政)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뉴시스

청계천 열고 청와대 문 연 MB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노후한 삼일고가도로 철거와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건 MB는 당선 직후 바로 작업에 착수한다. 당시에도 주변의 우려의 시선과 이해관계의 충돌은 존재했다. 버스노선의 변경으로 인한 교통문제가 불거졌고 주변 상권의 보상과 관련해 잡음이 일었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MB는 임기 중에 청계천 복원을 성공시켰고, 세간의 이목을 끌어모으며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았다. 결국 강력한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를 경선에서 물리친 뒤 비교적 순탄하게 대선까지 승리하며 청와대에 입성한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시스

빗물에 떠내려간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

MB의 뒤를 이은 오세훈 시장이 전면에 내세운 것은 ‘한강 르네상스’사업이었다. 정계 일각에선 오 시장이 MB를 ‘벤치마킹’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오 시장은 한강 주변 관광 개발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세빛 둥둥섬’이라는 인공섬 프로젝트에도 돌입했다. 수상택시와 반포대교 무지개분수 설치 등 한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를 꾀한다.

그러나 ‘한강 르네상스’는 생각처럼 꽃피지 않았다. 그런데 그만큼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서울시 산하 한강사업본부 총무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강 르네상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약 5,940억이 투자됐다. 그럼에도 수상택시는 이용객이 적어 중단위기에 처했고 세빛둥둥섬은 ‘세빚둥둥섬’이라는 비아냥의 대상이 됐다.

오 시장은 결국 2011년 ‘오세이돈’‘무상급수’등의 오명만 떠안은 채, 서울시 침수피해 책임과 무상급식 논란의 중심에서 자진 사퇴했다. 정치 일선에서 잠시 물러서게 된 오 시장과 함께 한강 르네상스는 전시행정의 대표사례로 전락하는 굴욕을 맛본다.

▲ 공원화 계획이 진행중인 서울역 고가도로 ⓒ뉴시스

박원순의 공중정원, 대권 오르는 계단 될까

박 시장은 현재 야권의 대권 후보 1순위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제외할 경우 전체에서도 선두다.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차기대권후보 지지도에서 박 시장은 반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2위(13.5%)를 차지했다. 같은 당의 문재인 의원 (9.3%)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4.9%)를 앞질렀다.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다음 대권에 가장 가까운 것은 박 시장이 분명하다”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손에 쥔 서울시의 수장 아니냐”고 평한 바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시장의 고가 공원화 사업은 찬반이 갈리며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상태”라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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