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잊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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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잊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12.31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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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월호 침몰, 우리들 마음은 가라앉지 말았으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노란 리본'이 대신 '사랑의 열매'가 놓여있는 12월 30일 광화문 광장 ⓒ 시사오늘

꼭 260일이 지났다. 그 사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밝은 빛의 '노란 리본' 대신 '빨간 열매'가 자리했다. '잊혀지고 있는 자'들을 위해 '또 다른 잊혀지고 있는 자'들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는 없으니 어느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일까, 12월 30일 늦은 저녁, 광화문 광장에는 10명도 채 안 되는 일부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전열기구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차가운 몸을 녹이며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노란 리본을 만들고 있었다. 피곤에 지친 육신을 추스르기 위함일까, 슬픔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함일까, 어떤 이들은 천막 한구석에 몸을 웅크려 뉜 채 쉬고 있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의 비극은 종결되지 않았다고, 진상 규명은 아직 첫걸음조차 떼지 않았다고 말한다.

46일간 단식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31일 SBS<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고,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유민이를 위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한 해였다. 그리고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라며 "단식할 때보다 많은 시민들로부터 잊혀져가는 걸 느끼고 있다. 아직 진실은 밝혀진 게 없으니까 세월호를 잊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 좀 드린다"고 했다.

"다른 때도 아니고 요즘은 제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 살고 있기 때문에 말이죠.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렇죠? 해서 죄송스럽지만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 합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연말 연기상 수상을 거부하며 어느 유명 배우가 남긴 소감이다. 2015년 청양의 해,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9명의 실종자, 그리고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란 무엇일까.

올 한 해, 그들과 비슷한 아픔을 경험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춘천 산사태 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자 가족'들은 12월 31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고통 당한 이들이 당신들의 마음을 더듬어 잡아주려고 합니다. 세월호는 침몰했지만 당신들 마음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도록 늘 같이 있고 싶습니다."

▲ 광화문을 밝히는 '사랑의 열매' ⓒ 시사오늘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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