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수입 열풍'…기(氣) '죽는' 국내산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한민국은 지금 '수입 열풍'…기(氣) '죽는' 국내산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5.02.04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입 상품 소비자 만족도 이끌어...국산 소비자 만족 대안 ‘시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질소과자’ 오명을 받고 있는 국내과자 대신 값싸고 양 많은 수입과자, ‘발렌타인 데이’ 대세로 떠오른 수입초콜릿, 수입맥주 열풍.

언제부턴가 국내산 제품이 여론의 비난을 받아오며 소비자들은 값싸고 양 많은 수입산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 제품의 문제가 아닌 유통업계의 고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원인으로는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며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가 이어지며 해외 방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 발렌타인데이에 국산초콜릿보다 수입초콜릿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 롯데마트

과자,초콜릿 등 양 많고 값 싼 수입제품 ‘대세’

국내과자가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받으며 어느순간 소비자들은 양 많고 값 싼 수입과자에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최근 수입과자만을 취급하는 전문 로드샵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수입과자 유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관세청의 과자 수입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과자 수입액은 4억3630만달러로 최근 5년 사이(2억1620만달러) 2배 가량 늘었고 매년 10%씩 신장하고 있다.

수입과자 인기에 힘입어 초콜릿 역시 수입초콜릿 열풍이 불고있다.

2월의 대표적인 날로 손꼽히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벌써부터 초콜릿 판매 시작에 분주하다.

다만 국산 초콜릿 대신 다양한 수입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실정에 국내 제과점의 타격이 예상된다. 발렌타인데이 기간 롯데마트의 전체 초콜릿 대비 국산 판매 비중은 2012년 60.6%에서 2013년 45.5%, 지난해 41.7%로 줄어든 반면 수입산 제품은 39.4%에서 54.5%와 58.3%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발렌타인데이에는 수입산 비중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는 수입 초콜릿 물량을 대거 늘릴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발렌타인데이 행사에는 수입 초콜릿 상품을 작년보다 35%가량 늘렸고 정상가와 비교해 최고 50%가량 할인해 판매한다. 

하지만 초콜릿 매출 중 수입 제품의 비중은 지난해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4일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입 과자의 인기에 힘입어 발렌타인데이 기간에도 수입 초콜릿의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2년간 발렌타인데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린 초콜릿은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마테즈 트러플 초콜릿으로 수입 초콜릿 수요가 늘자 올해도 수입 초콜릿 상품을 대폭 늘렸다.

이처럼 수입 초콜릿 수요가 늘자 올해에도 유통업체들은 수입 초콜릿 상품을 늘리면서 할인과 각종 판촉과 서비스 마케팅을 통해 고개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입장에선 수입제품 판매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며 “특히 발렌타인데이의 경우 수입초콜릿을 비롯해 과자까지 묶어 판매하는 세트형 상품을 실속있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입맥주 ‘열풍’에 우는 국산맥주…대안은?

▲ 지난해 맥주 수입액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하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 롯데마트

수입식품 대세는 맥주 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 점유율이 처음으로 전체 맥주 매출의 30%를 넘어서면서 국내 맥주 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업계에 따르면 각 대형마트별 지난 해 수입 맥주 점유율은 이마트가 32.5~32.7%, 홈플러스가 32.0%, 롯데마트가 30.0%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맥주와 일본맥주의 점유율 상승이 눈에 띈다. 독일맥주는 지난해 수입맥주 중에서 매출 1위였던 일본맥주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전체 순위에서 3위(9.3%)를 차지해 클라우드(4위, 8.0%), 맥스(6위, 4.7%) 더 프리미어 OB(7위, 4.3%), 드라이 D(8위, 4.1%)보다 많이 팔렸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대표 제품인 카스와 하이트의 여전히 1, 2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 지난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전체 맥주 브랜드 점유율은 각각 36.6%, 24.2%였다. 2013년과 비교해 오비맥주는 7.4% 포인트, 하이트는 5.1%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게다가 편의점 업계의 대대적인 수입맥주 할인행사로 국산맥주의 판매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GS25는 2월 한 달간 해외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행사기간 삿뽀로, 산토리, 밀러, 칼스버그 캔은 4종을 4개 이상 구매 시 개당 2500원에 판매하며 낱개 구매 시에는 최대 42% 할인판매한다.

실제로 GS25가 연도별 맥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맥주 전체 카테고리에서 해외브랜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19.7%에 불과, 2013년 21.3%, 지난해에는 24.2%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제품이 범람하면서 국내 제과 업계가 제조 유통 과정에 거품을 빼지 않으면 수입과자의 잠식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 이라며 “ 저렴한 외산 맥주가 대량 수입되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췄고 새로운 맛을 내세운 마케팅 효과가 주효하다보니 국산 맥주가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