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이완구의 ´그림자´…'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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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이완구의 ´그림자´…'어떡해'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5.02.0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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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언론협박 등 줄줄이 의혹 제기
통과 예상에도 고단한 검증과정 기다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뉴시스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 후보자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각종 의혹들로 이미 만신창이다. 아직까지 낙마 수준은 아니지만 애당초 무난한 통과를 점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이미 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내며 한 차례 검증된 인사인데다가,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한 정치인이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난달 3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그 사람(이 후보자)야 워낙에 본인 관리를 잘하는 분이라…(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이 후보자의 총리 내정에 우선 환영을 표했을 정도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일각에선 친박계의 새로운 대권 주자로 이 후보자를 지목하기도 했다.

앞서 총리 지명 직후 차남 병역면제 등 몇 가지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 후보자는 자신감 있게 증거자료를 내보이며 정면 돌파했다. 지난달 29일엔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차남의 병역관련 엑스레이, MRI 촬영을 한 끝에 의료진으로부터 무릎 십자인대 파열과 수술 사실을 확인받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면서까지 공직에 가려는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며 흔들리는 모양새다. 언론들은 앞다퉈 단독보도를 쏟아내며 이 후보자의 도덕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 3일 이 후보자의 일명 ‘황제특강’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10년 이 후보자가 우송대학교에서 특강은 6회만 하고 회당 약 1,00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다는 폭로다. 더욱이 당시 우송대 재단이사장은 이 후보의 고교 동창으로, 충남지사 재임 당시엔 교육특보였던 인물이다.

같은 날 <경향신문>은 지난 2003년 이 후보자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4억5888만원의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 후보자는 분양권 매입 9개월 만인 2003년 10월 이 아파트를 16억4000만원에 매각해 세금과 제반 수수료 등을 제하고도 2억2365만3030원의 순수익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4일엔 이 후보자의 고액 정치후원금이 문제가 됐다. <조선비즈>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에게 지난 2013년 정치후원금을 최고 한도액까지 건넨 사람 가운데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의원으로 당선된 2명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들 고액 정치후원금 기부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 후보자를 통해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받으려 했거나 각종 이권을 따내려 하지 않았냐는 의혹이다.

<채널A>는 6일 이 후보자의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에서, 실제 부동산 거래가격과 신고금액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김승남 의원은 이를 두고 ‘매매차익을 고의로 숨기기 위해 허위기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정타는 언론외압‧협박 의혹이다.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의혹보도를 막고, 기자들과 오찬 중에도 외압‧회유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시간없어”“"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김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라는 등 노골적으로 부적절한 단어들를 사용했다. 실제 보도여부까지 이어졌는지로는 별개로 언행 자체로도 논란거리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이 배포한 보도참고자료 내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기자들과 격의없이 대화하는 사적인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며 "그럼에도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다. 공직 후보자로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과 함께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내놨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정치연합도 보다 긴장한 상황에서 더욱 빡빡한 청문회를 준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우려를 표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이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낙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만약 (이 후보자가)낙마하면 이는 이 후보자의 문제를 넘어 대통령의 레임덕과 친박계의 몰락으로 이어지는데 이것만큼은 어떤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막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타격을 입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예정됐던 9일에서 하루 연기돼 10일부터 11일까지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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