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당대표, '독이 든 성배'…문재인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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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당대표, '독이 든 성배'…문재인 '위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5.15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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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새정치연합②>野, 계파 갈등 폭발
문재인, 리더십 상처…대권 가도 '멈칫'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7·30 재보선, 그리고 지난 4·29 재보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성완종 파문'으로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였지만 새정치연합은 승기를 잡지 못했다.

당의 존립도 위태로워졌다. '신당' 창당에 대한 언급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시사오늘>은 새정치연합의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 2·8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문재인 대표 ⓒ 시사오늘
새정치연합 당대표를 흔히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당대표는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꿈꾸는 보직이지만, 그 안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당대표는 더욱 그렇다. 계파 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계파를 추스르고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이인영 의원은 당대표직을 두고 ‘독이 든 성배’라고 칭하는지 모를 리 없다. 친노계로 불리는 문 대표가 선출되면 비노계의 견제가, 비노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친노계의 견제가 심할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문 대표는 새정치연합 당권을 잡았다.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치러진 4·29 재보선을 치렀다. 문 대표가 진두지휘한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전패’했다. 당은 충격에 빠졌다.
 
새정치연합이 유리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서울 관악을은 야권이 둘로 나뉘었고, 인천 강화을의 경우엔 새누리당 우세 지역이다. 또 투표율도 높지 않았다. 때문에 문 대표가 재보선에서 패배해도 타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광주는 다르다. 광주는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다. 전문가들은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한다면 제1야당 대표의 입지도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4·29 재보선 전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재보선에서 패배해도 입지가 위태로워지진 않을 것이다"라며 "타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신 교수는 “하지만 광주는 다르다. 안방인 광주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광주에서 당선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입지가 흔들린다”라며 “광주는 야권의 정통성을 부여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 곳에서 패배하면 책임론이 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 지난 4.29 재보선 지원 유세를 위해 광주를 찾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 뉴시스
4·29 재보선 패배보다 문제는 문재인의 ‘후속조치’
 
문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린 이유는 4·29 재보선에서 전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문 대표의 후속조치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은 패배한 후 당내에선 문재인 책임론이 일었다. 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혁신 방안을 내놓기 마련이다. 후보로 내세운 후보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기 때문에 후보 선출 과정의 혁신안이 나와야 한다. 문 대표는 광주를 두 번이나 찾으며 사과했지만 쇄신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함과 동시에 당내 혁신 방안을 내놓을 것을 주장했다. 문 대표에게 책임론을 제기하는 비노계와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발언이 겹쳐 계파갈등은 최대에 달했다. 
 
계파 갈등을 추슬러야 할 문 대표는 새로운 갈등 국면을 만들었다. 문 대표는 14일 비노계를 향해 ‘전면 비판’ 입장을 밝히려 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문 대표는 ‘당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무책임한 사퇴가 전투 패배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 계파 이름으로 패권을 추구하고 월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먼저 쳐낼 것이다. 새누리당이 우리를 상대로 종북몰이 하듯이 우리 내부에서 막연한 '친노 패권주의' 프레임으로 당을 분열시키고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일각의 지도부 흔들기는 지금 도를 넘었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오히려 계파 갈등을 증폭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일각에선 당대표가 칼을 뽑았으면 단무지라도 잘라야지 최고위의 반발로 입장 발표를 번복하는 것은 결단력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즉 문 대표의 입장 발표는 번복으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핵심 당직자는 13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대부분의 당원들은 문 대표에게 마음을 돌린 듯하다”라며 “또 국민 여론도 그렇다. 호남만 등을 돌린 게 아니라 영남 민심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제는 지난 재보선에서 패배했다는 결과가 아니다”라며 “문 대표가 어떠한 책임을 지려고 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여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다. 문 대표의 리더십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고 보여진다. 문 대표는 차기 대권주잔데, 리더십에 상처가 났다. 앞으로가 더 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재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것도 새정치연합의 '리더십 위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문재인 리더십 상처, 대권 가도 '멈칫'
 
관리형 대표는 당에서 안정감을 주지만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위기에 빠진 새정치연합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한 방’을 보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단순히 관리하는 유형의 대표보다, 대권 주자인 문재인 대표가 선출됐다. 
 
문 대표가 당대표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긴다면 대권 로드맵도 위태로워진다. 차기 총선이나 대선까지 당직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자중지란의 모습만 보이면 야당도 이끌지 못하는 사람이 국가를 어떻게 이끌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권 주자가 당대표를 맡으면 상처가 나기 마련"이라며 "서울시장이나 다른 직보다 당대표직은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때문에 당권과 대권이 분리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 대표가 해결을 잘 한다면 대권까지 가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당원들의 마음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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