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탈락도 서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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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탈락도 서러운데…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7.1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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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후폭풍에 기업들 '울상'…향후 M&A에 주력할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8조원대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권 특허 입찰전에서 실패를 맛본 유통기업들이 거센 후폭풍을 감내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YTN

8조 원대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권 특허 입찰전에서 실패를 맛본 유통기업들이 거센 후폭풍을 감당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SK네트웍스·롯데·신세계·이랜드 등은 이번 면세점 전쟁에서 패자로 전락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 실패에 따른 기업 이미지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우선 별도 법인을 설립해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든 기업들은 당장 법인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할 뿐만 아니라 면세점 부지로 예정한 곳의 사업계획도 전면 변경해야 한다.

이중 유력한 면세점 입찰 후보로 거론됐던 신세계디에프와 SK네트웍스는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는 명품관 본관을 통으로 면세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면세점 유치를 향한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SC제일은행 건물과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남대문 시장 상권에 15억 원을 투입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실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통과 입지가 발목을 잡았다. 명동의 경우 차량 정체가 심할 뿐 아니라 이미 수요가 많기 때문에 포화상태라는 의견이 있었고 대형 주차 공간 마련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실패의 주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500m에 롯데면세점이 자리한 점도 면세점 부지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상의 관광 입지를 자랑하는 동대문을 거점으로 내세웠던 SK네트웍스의 경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최태원 회장이 수감으로 자리를 비운 현 시점에서 면세점 특허 실패는 상당한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앞서 SK네트웍스는 KT렌탈 인수전에서도 롯데에게 자리를 줬고, 15년 만에 기회가 주어진 이번 면세점 입찰에 사활을 걸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사실 SK네트웍스가 면세점 입지로 선택한 동대문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신청한 21곳 중 8곳이 선택할 만큼 입지 면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지만 면세점이 따로 없어 신규 사업자에겐 탁월한 입지 선택이었던 것. 면세점 심사 발표에 앞서 증권전문가들도 패션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동대문을 입지로 내세운 SK네트웍스를 유력후보로 점찍었으나 마지막엔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태원 회장의 구속 수감 이후 실적 부진과 함께 눈에 띄는 사업 확장을 이어가지 못하는 기업의 현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가 재차 거론되고 있다. 이에 SK네트웍스는 오는 11월16일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워커힐호텔 면세점의 사업권 갱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등은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전무한 점이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독과점 논란에 시달렸던 롯데면세점은 이번 면세점 전쟁에서 뒤로 한 발 물러서 있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 연말 만료되는 소공동 면세점 등의 특허권 연장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후폭풍은 기업들의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한 기업들이 잇따라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

면세점 입찰 이후인 지난 13일 오전 신세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만3000원(9.85%) 밀린 21만5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13% 넘게 떨어지다가 낙폭을 다소 만회했지만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K네트웍스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680원(8.23%), 4000원(2.87%) 내린 7580원과 13만5500원을 나타냈다.

면세점 확정이 되자마자 주가 강세 행진을 이어갔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 현대산업과는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같은 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9% 넘게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고 호텔신라도 4%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한편, 새로운 먹거리 경쟁에서 패한 대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향후 M&A 경쟁에서도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로 동부익스프레스와 홈플러스 등이 있다.

물론 이도 시내면세점 유치만큼 만만치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면세점 전쟁으로 적잖은 상흔을 입은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딜(deal)을 내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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