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정치인의 길…험난한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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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정치인의 길…험난한 가시밭길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8.12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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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프라이머리, 여자 정치인에겐 '독'
원내 입성한 여자 의원들, 세 확장 실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여자 정치인에게 지역구에서 경선을 통해 공천 받으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손수조 부산시 사상구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자에게 지역구에서 경선으로 공천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떨어지라는 것’과 진배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여자가 지역구에서 경선을 통해 살아남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여자는 여전히 소수다. 여자 국회의원은 전체 299명 중 49명이다. 전체의 16.3%다. 이 중 지역구 국회의원은 단 21명(8%)에 그친다. 나머지 28명은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경우다. 그나마 새정치연합에서 ‘여성할당제도’로 지역구 여자정치인이 13명으로 새누리당보다 많이 당선됐다.
 
지난 19대 총선 유권자 구성은 남자가 1900만 표로 49.4%를, 여자는 2030만 표로 50.6%다. 그런데도 국회의원 성비는 남자가 압도적이다. 여자 정치인은 비율로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제까지 정치권은 남자 위주였기 때문에 여자가 쉽게 조직과 세를 불릴 수 없다"며 "그래서 악순환이 된다. 쉽게 세를 불릴 수 없기 때문에 당선이 어렵고 여자 정치인 비중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이 나오면서 여자 정치인들의 자리는 더욱 위협받고 있다. 여전히 소수인 여자에게 완전국민경선제도는 사실상 같은 출발점이 아니라는 것.
 
손수조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여자가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는 것은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라며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도 아직은 시기상조다. 부작용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최금숙 회장과 회원 50여명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양성 평등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정치관계법 개정을 촉구했다.ⓒ 뉴시스
"원내에 입성해도 권력 유지 어려워"
 
지난 19대 총선 결과가 나왔을 당시엔 ‘여자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17대 39명에서 18대 41명으로, 19대 총선에선 47명이 당선되면서 기록을 세웠기 때문. 특히 19대 총선으로 원내에 진입한 여자 국회의원은 의사, 법조계, 교수 등 전문가다. 여자 의원들의 입성으로 딱딱하고 권위적인 정치 이미지를 벗어나고 새롭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19대 후반기에 여자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여자 국회의원은 실질적으로 발휘하는 힘이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상 권력이 집중되는 대표나 원내대표, 상임위 위원장직을 맡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
 
19대 국회에선 김영주 의원이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한 것과 현재 유승희 최고위원이 여성가족위원장을, 나경원 의원이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은 게 전부다. 19대 국회에서 단 세 명이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한 것. 특히 여자 정치인은 보복위나 환노위, 여가위 등에서 활동해 영역이 넓지 않다.
 
또 전당대회에서도 여자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7.14 새누리당 전대에선 김을동 최고위원이 출마해 6위를 기록했지만 여성할당제를 통해 최고위원직에 앉을 수 있었다. 지난 2.8 새정치연합 전대에선 유승희 최고위원이 출마, 5위를 기록하며 최고위원직에 올랐다.
 
여자 정치인들은 대부분 초선들이다. 대부분이 비례대표이기 때문이다. 전대에 나가기 이르다는 의견이다. 더 큰 문제는 활동이 없다는 것.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 격차지수는 2013년 111위를, 경제참여 및 기회 부문이 118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이다. 게다가 한국의 남녀임금격차 는 OECD 국가 중 13년째 1위다.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자 정치인 비중이 높아져야 하는 이유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자 정치인 비중이 늘어야 더 건전한 정치가 될 수 있다"며 "현재 19대 여자 국회의원들이 방향성을 잡아줘야 차기 총선 공천 룰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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