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신임 철회·천정배 향한 날선 발언…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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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신임 철회·천정배 향한 날선 발언…배경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9.2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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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차기 총선 시뮬레이션 결과, 수도권 '궤멸'
"文 싸우니까 당 지지율 급상승…文 없인 총선 승리도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1일 재신임 투표를 철회했다.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향해 "무례하다"며 날선 발언을 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그동안 그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강경하고, 과격한 모습이어서,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정치권에서 말이 많다.

야권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차기 총선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가 문 대표의 심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주말 기자와 만난 새정치연합 내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새정치연합은 20대 총선을 대비해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들은 '100석'을 정권교체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정했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참혹했다. 파주, 의정부, 고양 등 수도권 북부는 전멸이었고, 서울은 단 5석 확보에 그쳤다. 그마저도 오차범위 내 표차로 궤멸 직전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로 주류 진영과 비주류 진영의 계파갈등을 꼽았다. 분열된 모습과 내홍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는 것.

이 자료는 곧 소속 의원들에게 보고됐고,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문재인 흔들기를 중단하자'고 결의했던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유인태(서울 도봉을), 이목희(서울 금천), 이미경(서울 은평갑), 전병헌(서울 동작갑), 정청래(서울 마포을) 등 수도권 의원들이 주로 자리했다.

또한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음에도 김한길계로 통하는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은 이날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기자와 만난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놓고 비주류 내부에서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과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문 대표도 아마 이를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연석회의는 예정된 수순이고, 결의문이 나오면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철회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 내에서 유일한 비주류 인사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을 철회해야 한다 결과가 나왔는데 이를 존중한다"며 "비주류 의원들의 생각도 강온의 차이가 있다. 좀 더 소통해서 당내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文 싸우니까 당 지지율 급상승…文 없인 총선 승리도 없다"

앞서 차기 총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은 결과를 받아보고 다소 의아해 했다는 후문이다. 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데, 시뮬레이션에서는 참혹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지난 8월 4주차(23.8%)에 바닥을 찍은 뒤 9월 1주차 25.6%, 2주차 26.4%, 3주차 26.6% 등 상승세를 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문 대표의 지지도다. 문 대표는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9월 4주차 여론조사에서 전주 대비 4% 급상승, 경쟁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앙당직자는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것은 오로지 문 대표의 힘임을 파악할 수 있다. 문 대표가 비주류와의 싸움을 피하지 않고 강력한 리더의 모습을 발휘하자 기존 지지층들이 다시 새정치연합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우리 당 지지율이 30%를 돌파했다. 결국 문 대표가 당 지지율을 견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 당분간은 비주류 진영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본다. 민심은 문 대표를 원하고 있음이 당 안팎 통계 자료들로 확인됐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며 "공천권을 둘러싼 비주류의 공세는 앞으로도 여전하겠지만, 문 대표의 리더십이 강화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문 대표는 연석회의에서 결과가 도출된 지 하루만에 "내 뜻은 거둬들이고 모두의 충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재신임 투표를 철회했다.

그리고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전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문 대표를 향해 "너나 잘하라"고 한 데 대해 "무례한 말이다. 천 의원이 호남 민심을 다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크게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분란을 안정시키고, 야권 분열 세력에 경고함으로써 당 안팎에 자신이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강한 당대표'임을 각인시키려는 의중이 엿보인다.

앞으로 문 대표는 '대통합'과 '대혁신'을 투트랙으로 내세워 당의 안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측은 이를 위해 '대통합추진위원회', '대혁신추진위원회' 등의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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