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희, “숨어있는 훌륭한 우리 가요, 함께 소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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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희, “숨어있는 훌륭한 우리 가요, 함께 소통하고 싶다”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9.24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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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 대학가요제 대상 조정희
‘오후 N 음악’의 새로운 DJ로 발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 EBS 가을 개편을 맞아 <오후 N 음악>의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된 가수 조정희.ⓒ시사오늘

1982년 대학가요제에서 ‘참새와 허수아비’로 대상을 수상한 가수 조정희. 그녀가 DJ로 돌아왔다.

EBS 가을 개편을 맞아 전임 DJ 서현진 전 아나운서의 뒤를 이어 '오후 N 음악'의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된 그녀. 스튜디오 밖에서 바라본 그녀의 모습은 실로 당당하고 차분했다.

<시사오늘>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EBS 사옥에 위치한 '오후 N 음악'스튜디오에서 방송 직후 그녀와 얘기 나눠봤다.

-오랜만에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대학가요제 수상 이후 어떻게 지냈나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MBC와 대중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대학가요제를 가수의 등용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가요제는 노래를 좋아하고 잘 하는 대학생이면 나갈 수 있는 경연의 한마당이라고 생각했다. 수상 이후 3년 여간 각 대학의 축제에는 원 없이 불려 다녔지만 소위 말하는 가수로 데뷔하여 상업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구레코드사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끈질기게 가수 활동을 권유했었고 대상을 타고도 방송활동을 안 한다며 화를 내는 PD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셨다.

대상 수상 후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 원래 해오던 미술공부를 이어갔다. 졸업 후 결혼을 했고, 가수 활동을 원치 않던 시댁 어른들의 뜻에 따라 아이들을 낳고 기르며 교육에 열의를 보였다.

감사하게도 내 모든 열정을 자식 뒷바라지에 쏟은 만큼 잘 자라주어 지금은 각 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며느리로,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열심히 살아오던 중 대학가요제 특집 공연 때 우리 집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언니 지인이 본인의 집을 우리 집처럼 꾸미고 싶다며 요청을 해왔다. 평소 공간이든 사람이든 꾸미고 코디네이트하는 건 눈을 뜨면 세수하는 것처럼 늘 익숙한 일이었다.

머리에선 끊임없이 생각이 밀려오고 나의 손에 의해 같은 공간이 다른 느낌을 갖는 걸 즐겼던 것 같다. 그러던 나였기에 지인의 요청은 두렵지 않았고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주었다. 그렇게 얼떨결에 디자인 전공을 살려 실내공간연출을 시작하게 되었고 몸은 고됐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비포와 애프터의 차이에 놀라워하며 만족해하는 클라이언트를 보는 기쁨은 나에게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다. 그렇게 한동안 음악이 아닌 공간을 꾸밀 수 있는 다른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라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가요제 이후 방송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그 방송활동이라 함은 <참새와 허수아비>라는 대학가요제를 상징하는 곡의 주인공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무대에 서는 것이다.

1992년도에 MBC대학가요제 출신 선배들이 ‘노래사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이듬해인 1993년에는 당시 대중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우드스탁같은 남이섬공연을 직접 만들어서 4박5일 동안 공연하는 보람 있는 일도 했다.

2004년 KBS열린음악회에서 예전 캠퍼스 가수들을 불러 모은 특집을 할 때도 출연했고 국민적 요청이 뜨거워 전국 순회와 해외공연도 함께 했다. 그 열기로 생겨난 프로그램이 지금의 <콘서트7080>이다.

그리고 대학가요제가 열릴 때, 여러 차례 심사위원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후 2009년에 다시 우연한 기회로 클래식 가수들과 함께 하는 예술의 전당의 큰 무대에 서게 됐다.

그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SBS라디오에 나갔다가 라디오를 시작하게 됐고 SBS에서 최백호 선배님과도 했고 김태욱 아나운서와도 수년 동안 코너 진행을 해왔다. 그 시간들이 오늘의 밑거름이 되어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DJ로 진행하기 전 <이야기가 있는 음악>코너의 라디오 패널로 참여했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어려운 점이라기 보단 시간 투자가 많았다. 매주 직접 선곡하기 위해 장르 불문한 많은 음악들을 들어야 했고 <이야기가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곡과 가수에 대한 충분하고도 귀한 얘기들을 전하기 위해 각 종 자료조사는 물론, 직접 가수들과 통화하기도 하면서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하려고 애썼다.

한 번 책상에 앉으면 중간에 꼭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8시간씩 방송 준비에 집중했다. 그런 나를 보며 대학 교수인 남편은 “논문을 썼어도 몇 편을 썼겠다”라며 안쓰러워했다. 다행하게도 청취자들이 많은 사연을 보내며 그 노력을 알아줘 기뻤고 더 열심히 할 새로운 힘도 얻었다.

-기억에 남는 청취자가 있다면

집배원인 애청자가 기억에 남는다. 더위에 우편물 배달을 하면서도 틈틈이 <오후 N 음악>을 들으며 사연도 보내주시는 애정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음은 물론, 음악을 통해 많은 위로받는다고 전해주셨다. 진행자인 저로서도 고맙고 감사한 분이다.

-<오후 N 음악>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오후 N 음악>은 EBS FM(104.5MHz) 대표 음악방송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가 진행을 맡으면서 고민 끝에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가 있다. 화요일 <그 사람 그 노래> 코너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 한 분을 게스트로 모신다.

누구에게나 추억의 노래는 있는 것처럼 음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출연자가 직접 선곡해 온 곡들을 들으며 전문성을 살린 이야기를 곁들여 꾸며지는 시간이다. 또 토요일 <토요일엔 토크가 있는 클래식>이란 코너가 있다.

한 분의 성악가(베이스 김종국)가 고정 출연해 매주 성악과 기악 연주자들의 연주는 물론, 클래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쉽게 들려주며 라이브로 클래식 공연을 하는 시간이다. 전국의 많은 청취자들에게 정성스런 선물을 드리는 마음으로 매주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가수활동을 계속 하실 생각은 없는 건가. 혹 앨범을 낼 계획이 있다면.

나는 지금도 가수다. 사람들도 나를 가수로 칭한다. <참새와 허수아비> 한 곡뿐이지만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이 내 노래에 대한 강렬한 기억과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큰 보람을 느끼며 참 감사하다. 2013년, 2014년 대학가요제 출신 오리지널 멤버들이 오리지널 송을 부르는 공연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다.

많은 분들이 그 시절로 돌아가 열광하는 모습에서 대학가요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앨범은 주변에서 권유도 있고 늘 생각하고 있다. 다만 "참새와 허수아비를 능가하는 곡이어야 할 텐데..."라는 부담감이 있다.

-프로그램을 맡은 소감

나는 중고등학교와 대학시절에 라디오를 많이 듣고 자랐다. 평소 라디오라는 매체에 진한 매력을 느끼

고 있었다. 그래서 <오후 N 음악>을 진행하게 되어 더욱 기쁘고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의지 또한 강렬하다. 사람을 사귀어 가듯 길게 보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청취자와 만나고 싶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혼자 진행해보니 어떤가. 패널로 참여할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 진행해 보니 내 생각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고 청취자와 충분한 교감을 할 수 있어 좋다.

지금까지 아이들의 엄마로, 아내로, 한 집 안의 맏며느리로 또 음악을 사랑하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다각적인 위치에서 삶을 살아오면서 얻어진 경험과 지혜를 음악과 함께 방송에 녹여내고 있다.

하루하루 애인을 만나러 가듯 청취자와 만날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설렌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고루 다루고 있지만 대중음악을 한 사람으로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우리 가요를 찾아 청취자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싶다.

편안한 찻집에서 오랜 친구와 함께 이야기 하듯 소통하는 방송, 공감하는 방송 그래서 더 참여하고 싶어지는 그런 방송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담당업무 :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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