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밴(VAN)업계…수수료 체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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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밴(VAN)업계…수수료 체계 논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10.14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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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부정사용 불가˝ vs ˝기존 결제와 동일˝ 의견 팽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이대로 가다간 중소 밴(VAN) 대리점 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대리점도 문을 닫게 될 겁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최근 삼성페이에서 결제한 전표를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카드업계에서 수수료 체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한신협)은 현행 수수료 체계에서 현대카드의 결정이 받아들여지면 밴 대리점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밴 대리점은 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에 카드단말기 설치와 결제된 전표를 수거한다. 특히 부정사용을 판별하기 위한 전표 수거 업무를 통해 상당부분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런데 현대카드는 삼성페이의 경우 이미 본인인증을 마쳤기 때문에 부정사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이달부터 전표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한신협은 "현대카드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이뤄진데다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삼성페이의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아닌 기존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본인인증 부분을 제외하면 밴 대리점이 이미 깔아놓은 단말기로 기존 밴 통신망을 이용하는 등 플라스틱 카드 결제와 차이점이 없다. 예컨데 삼성페이만 받는 가맹점이라도 단말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밴 대리점이 해결해야 하는 식이다.

▲ 밴(VAN) 업계는 현행 카드수수료 체계에서는 현대카드의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뉴시스

한신협은 삼성페이 수수료에 그치지 않고 결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 결제는 서명이 필요없는 소액결제나 스마트폰으로 서명인증이 가능한 모바일 결제, 패드에 서명하는 전자전표 등이 이미 보편화됐다.

삼성페이 전표매입이 중단되면 이들 기기로 결제한 전표 매입마저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전 카드사가 적용하기 시작하면 수입이 크게 감소한 밴 대리점들은 규모를 불문하고 쓰러질 수밖에 없다.

한신협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승인 방식을 가져왔다면 당연히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현행 체계를 그대로 두고 일련의 과정을 진행한다면 발생하는 비용이 결국 가맹점주에게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입수수료도 도입 초기 85원에서 최근 30원 대까지 크게 낮아졌다"며 "차라리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로 전면 전환 하는 등 현실적으로 개편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간접적인 당사자인 밴사는 한발 떨어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밴협회)는 현대카드 측의 일방적인 요청에 대해는 수용할 수 없다고 회신한 상태다.

밴협회 관계자는 "계약상의 서비스 변경이나 중단에 대해서는  사전에 협의가 돼야하는 부분인데 현대카드는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통보했다"며 "하고 싶은대로 하려면 승인수수료를 올려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협의를 해서 해소할 문제로 집단 행동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전반에 번질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현대카드 측에 공감대를 드러냈다.

▲ 현대카드는 최근 밴(VAN)사에 삼성페이에 한해 전표매입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현대카드 홈페이지

현대카드 관계자는 "본인인증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전표 수거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도 밴사는 여전히 같은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단말기만 가맹점에 깔고 수수료를 챙겨가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이 변화할 때도 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현대카드의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밴사가 수수료 챙기기만 급급했을 뿐 결제 기술 개발 등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에 밴 수수료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도 있었다.

반면, 전국 200만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등에 업은 밴사를 상대로 현대카드가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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