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인생 저버린 부천S병원, 의료사고도 모자라 소송…“적반하장”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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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인생 저버린 부천S병원, 의료사고도 모자라 소송…“적반하장” 뭇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11.04 10:49
  •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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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수술 받았지만 호전은커녕 감염…“감염도 못 잡는 의사에게 재수술 맡길 수 없어 병원 옮겨 3차 수술”
환자 보호자, 병원 과실 알리기 위해 1인 시위 vs 병원 측 ‘방해금지가처분’ 소송 제기…‘갑질’ 비판여론
병원 측의 수술비 일부 보상 거절 vs ‘의사 및 배상보험책임’ 신청에 이번엔 병원 측이 거부…보복차원 소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지난 7월 19일 A 씨의 무릎에서 뽑은 피고름 경과기록 사진. 사진 하단에는 ‘감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확한 평가 위해 MRI 시행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환자의 보호자 차홍렬

의료사고로 23살 청년의 인생을 수렁에 빠뜨린 부천시 원미구 소재의 부천S병원이 의료사고도 모자라 환자의 보호자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해 비판을 받고 있다.

부천S병원이 14일간 병원 앞에서 병원 측의 과실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한 환자 보호자를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의 비판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같이 부천S병원과 환자 보호자와의 싸움을 ‘골리앗과 다윗’에 빗대며 병원 측에 비판의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환자 A 씨의 보호자 차홍렬 씨에 따르면 부천S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2번 받았지만 호전은커녕 감염으로 인해 3차 수술은 병원을 옮겨 다시 받았다. 하지만 부천S병원 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5월 4일 학교에서 농구경기를 하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 돼 부천S병원에 입원 후 6월 2일 1차 수술을 받았고, 8일 퇴원할 당시 미열이 있었지만 병원 측에서 괜찮다는 말만 듣고 퇴원했다. 수술 전 상담시에도 9월이면 뛸 수 있다는 말만 듣고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열과 무릎통증으로 인해 예약일보다 1주일 앞당겨 6월 29일 병원에 2차 통원치료를 했다.

차홍렬 씨는 “당시 수술을 집도한 M 교수가 ‘수술 후 있을 수 있는 통증이다. 운동 열심히 하라’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무릎 수술부위는 감염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날 피검사만 했어도 감염 여부를 당장 알 수 있어 치료도 가능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후 7월 19일 고열과 무릎이 퉁퉁부어 고통이 너무 심해 3차로 응급실에 내원해 주사기로 무릎에 찬 물을 빼니 고름이 나와 수술부위가 감염된 사실을 알았다.

결국 7월 23일 재수술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약 한 달간 치료를 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하루에도 3~4번씩 40도의 고열로 시달려야 했다.

차 씨는 “병원을 옮기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모든 기록이 여기(부천S병원)에 있어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차에 병원 측에서 8월 17일 다시 MRI를 찍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차홍렬 씨는 “한 달이란 시간을 줬는데 감염을 잡지 못하는 의사에게 다시 수술을 맡길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현재 긴 시간동안 독한 항생제를 맞아 간이 손상돼 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는 “8월 21일 아들은 대학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23살 청년의 인생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긴 간병생활로 가정 또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내년 3월 학사장교에 임관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으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차 씨는 “9월 14일 주치의인 M 교수를 만나 의사의 솔직한 사과를 받으면 모든 것을 덮으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M 교수는 ‘의료적으로 최선을 다했고 감염에 대해선 능력 밖이고, 아들이 학사장교 임관을 못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을 때 정말 억울했다“고 하소연했다.

차 씨는 “9월 17일에는 병원 원무과에서 와서, M 교수와 얘기를 했더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없다는 무책임한 말과 알아서 하라는 배짱 답변을 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3차 수술비에 현재 재활치료비까지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됐다.

차 씨는 “9월 경 회복해 뛸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약속은 거짓이었다”며 “무릎인대 수술하는데 이 모든 비용을 힘없는 환자에게 부담을 지우니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차홍렬 씨는 억울함에 3차 수술 후 병원 측의 과실을 알리기 위해 9월 21일 부천S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인 시위 과정 중 9월 25일 원미경찰서의 중재로 1차 협상을 하고, 10월 5일 병원 측에서 경과를 알려준다고 해서 이날 1인 시위를 중단했다. 이날 병원 측에서 전화를 통해 2차 수술비 일부를 보상해주겠다는 제안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신청을 할테니 동의해 달라는 요청을 해 왔지만 거절했다.

차 씨는 “당시 저의 아들 상태는 3번 수술과 긴 병원생활로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만약 중재원을 선택했다가 의료 무과실이 나오면 병원에서는 그 무과실 자료를 들고 나올 것이라 생각돼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0월 6일부터 19일까지 다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차 씨의 부인이 나섰다.

이후 10월 20일 면담을 병원 측에 신청하고 손해사정인에 의해 결정되도록 ‘의사 및 배상보험책임’을 신청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묵살했다.

그런데 갑자기 23일 병원 측이 제기한 ‘방해금지가처분’ 소를 통보받았다.

차 씨는 1인 시위로 인해 병원 이미지 손상과 1차 병원 측과의 합의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소장에는 피신청인이 1인 시위에 나설 경우 100만원의 벌금 통보를 받을 수 있다고 적시해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홍렬 씨는 “법률구조공단에 문의한 결과 1차에 이어 2차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현재 불안한 상태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시민을 상대로 법적 소를 제기한 것은 힘 있는 강자의 갑질이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부천S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왔다는 한 지역민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가 병원에 얼마나 해를 끼쳤겠느냐? 협박을 한 것도 아니고 무력을 썼을리도 만무한데 이를 두고 병원이 소를 제기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의료소비자연대 관계자도 “환자가 장애인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보호자 얼마나 억울했으면 대형병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겠느냐. 개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것은 무소불위의 갑 위치에 있는 너무한 처사”라고 질책했다.

또 “이번 사안은 항생제 처방에 대한 적절성 여부 등과 관련 수치가 말해주는데, 이를 근거로 병원 과실이 추정된다”면서 “추후 장애 여부에 대해 당사자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비한 병원 측의 사전 준비로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테두리 안에서 괴롭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병원 측이 법무팀을 가동하고 이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개인이 맞서기에는 버겁다. 결국 피해자의 호소를 무마시키는 쪽으로 가는 게 거의 대부분의 사례”라며 안타까워했다.

부천S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 전화통화에서 “현재 소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따로 말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S병원의 K원장은 웹사이트에 ‘전직원은 병원을 찾는 모든 고객이 건강 그 이상의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게 매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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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2015-11-21 21:00:11
문교수 저희어머니 무릅수술햇지만 건방지고 그밑에 있는의사 역시 뭔가 착각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환자를 무슨 봉으로 생각하는지 권의의식이 하늘을 찌릅니다 원무과직원들에게 정말 참을수 없는 모욕을 받은 생각을 하면...저는 절대로 부천 s병원 가지않을것이고 주의에 친인척이나 지인들께도 만류할 생각입니다.백교수 빠지고 거기는 껍떼기만 남아있습니다

이항재 2015-11-20 12:01:04
같은 수술을 했었던 환자로서 이렇게 돈 벌이에만 급급해 무조건 수술만 강조하고 환자를 찍어내는 생산품인냥 무성의하게 진료하고 치료하는 의사분들이 점점 생겨나는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개인병원이 아닌 대형 전문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몇몇 전문병원들이 거대한 비용을 투자한 투자비를 회수하기위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행태들에 대한 범 정부차원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사람 2015-11-18 10:42:51
이 병원 너무하네요. 자신의 가족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할까요?
약자편에 서는 모습이 아니라 약자를 힘으로 누르는 모습에 분노가 느껴집니다.
의료과실인지 아닌지 따지기 이전에 병원의 잘못이 커 보입니다. 사과하고 손해배상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 2015-11-17 11:27:31
힘있는 단체나 개인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이 사회 모습이 너무 답답하네요. 환자를 위해서라고 말로만 하지 마시고 제발 진실된 행동을 보여주기바랍니다.

김@@ 2015-11-16 20:02:34
사람이든 집단이든 실수를 했다면 반응은 두가지입니다. 솔직하게 사과하고 최선을 다해 실수를 만회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반응과, 무책임하게 덮어두고 부인하며 적반하장격으로 오리발을 내밀고 더 큰 소리로 삿대질하는 반응. 그 병원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안 알릴 수 없게 반드는 병원의 얕은 수가 한심합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마음 단단히 먹고 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