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긴급진단>안철수의 새로운 정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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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긴급진단>안철수의 새로운 정치 실험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5.12.17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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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실체 없는 정치는 단순한 구호와 말장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정치권의 초관심사였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불안한 동거가 끝났다. 지난 대선 이후 계속돼 온 문 대표와 안 의원의 대립과 갈등은 정치적 이해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낀 안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정치적 관심은 안 의원이 정치권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와 문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봉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귀결된 두 사람의 정치적 갈등은 문 대표의 리더십과 정치력 부재를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 안 의원에 대한 국민적 기대 심리를 반감시키는 결과도 함께 가져왔다.

그동안의 당내 갈등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안 의원의 당내 혁신 요구와 새로운 전당대회 소집 요구의 바탕에는 문 대표와는 서로 힘을 합칠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 당의 적법한 의사결정기구인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를 안 의원과 일부 비주류세력들이 교체하려고 했던 것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의 불신임안을 내거나, 당내 다수의 의결로 처리하지 않는 한 문 대표가 정치적 항복을 선언하기 어려웠다고 본다면, 두 사람의 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은 낮았다.

일련의 여론 흐름에서 나타난 것처럼,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이 성공하거나,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3년의 짧은 정치적 이력으로 노련한 프로 정치인들을 상대하고, 정치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 의원의 정치적 재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은, 지금까지의 정치적 행보를 근거로 한다. 지난날과 같은 정치적 행태나 행동을 보인다면 정치적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아마추어적인 정치 자질로서는 결코 쉽게 이 고비를 극복하고 야권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없을 것이다.

안 의원은 정치적 신인이 아니다. 일개 정치인의 목소리로 자신의 요구가 정치권에 관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손에 때를 묻혀야 한다. 정치권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아마추어리즘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치는 냉혹하다. 이기지 못하면 지는 것이다. 고고한 척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당내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뛰쳐나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안 의원은 문 대표가 정치 혁신을 받아들여주지 않아서 탈당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요구가 거부돼서 뛰쳐나온 것이고, 그에 따르는 야권 분열의 책임도 함께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신드롬’이 생긴 것은 안철수 개인 이름 때문이 아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 끝에 기성 정치와 다른 모습을 안철수에게 기대한 것이지, 결코 ‘개인적인 지지’로 봐서는 안 된다. ‘안철수 신드롬’과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실체’가 있어야 한다.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자신의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안 의원의 정치적 재기는 안철수에 대한 국민들의 냉엄한 평가와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안 의원의 성공은 개인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변화에 대한 기대였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인기는 순간이요, 여론은 거품이다. 내용과 실체가 없는 정치는 단순한 구호요, 말장난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난 3년 동안 안 의원은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할 것처럼 하다가 흐지부지 끝난 것이 지난날이 아닌가? 야당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한때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정치인으로서 지난날의 행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가? 없다. 투자한 것이 없으니, 아깝지도 않고, 그러니 매사에 신중하지 못하게 처신한 것이 아닌가를 뒤돌아봐야 한다. 단적으로 본다면 안 의원은 문 대표와 대립과 갈등만 했지, 새로운 정치문화와 야당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국회의원을 하고 싶다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지금의 안 의원과 같은 국회의원은 많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은 부지기수다. 거기에 한 사람 더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을 그만 두라. 그것이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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