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빠진 STX조선 채권단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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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빠진 STX조선 채권단 혈세 낭비 논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12.30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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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지분 절반 이상 보유…조선업계 불황 추가 지원 불가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시중은행들이 STX조선해양 추가지원에서 연이어 이탈하는 가운데 국책은행만 나서고 있어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여신심의위원회를 열고 STX조선 지원에 대해 '부동의'로 결론 내리고 이를 산업은행에 통보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22일과 23일 추가지원 안에 부동의하기로 결정하고 통보해 반대매매청구권을 행사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STX조선해양 채권단 지분 비율은 우리은행 8.41%, 신한은행 2.61%, KEB하나은행 1.55%다.

반대매매청구권을 행사하면 기업의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정도만 보상 받는데 통상적으로 매우 적은 금액만 돌려받을 수 있어 손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우리은행은 STX조선 여신을 '회수 의문' 단계로 분류하고 지난달 100%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중은행들이 채권단에서 이탈하는 것은 추가지원에 나섰다가 돈을 떼이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조선업종 전망이 밝지 못한데다가 이번에 지원하더라도 추가 지원이 예상되고 있어 채권단에서 빠지기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STX조선 추가지원을 진행할 방침이다.

▲ STX조선해양 추가지원에 시중은행들은 이탈하지만 국책은행은 강행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4530억 원 규모의 STX조선 지원안을 내놨고, 수출입은행은 23일 동의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여기에 지난 22일 농협(22.6%)이 지원안에 가세해 STX조선 추가 자금 지원안은 사실상 가결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48.15%, 14.18% 지분율을 갖고 있어 국책은행이 절반 이상인 62.33%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시중은행이 빠져나간 자리를 국책은행이 메우게 되면 지분율은 71.29%까지 올라가게 된다. 원안대로 추가지원금을 배분할 경우 국책은행이 3229억여 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시중은행 예상대로 추가지원까지 이뤄지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STX조선에 돈을 더 쏟아부어도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털고 나오는데 국책은행들은 모자란 돈을 세금으로 채워 넣어가며 지원하고 있다"며 "이미 수 년간 지원을 해왔는데도 또 다시 추가지원에 나서는 것은 혈세 낭비 논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현 고비만 넘기면 정상적인 자금회수가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TX조선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주한 선적이 내년 말 쯤이면 모두 인도되고 자연스럽게 선수환급보증(RG)이 해소돼 채권단의 총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줄어든 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추가지원은 정책적인 측면보다 실질적으로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돼 결정하게 됐다"며 "조선업계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 고비를 넘긴 후 중소형사로 태세를 전환하게 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이 빠져나간 것도 충당금을 쌓는 등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해 실적을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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