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키즈', 예능감 발판으로 정계복귀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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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키즈', 예능감 발판으로 정계복귀 '가속도'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1.08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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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예능, 새로운 '정치 이미지 메이킹' 수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오지혜 기자)

▲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뉴시스

종편 방송 출연이 정계 복귀의 발판이 되고 있다.  '예능감'으로 키운 대중적 인지도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강용석 전 의원은 '종편키즈'의 대명사다.

강 전 의원은 사회적 물의에도 불구, 종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거부감을 줄여나갔다. 

그는 앞서 지난 2010년, 아나운서 지망 여대생에게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2012년에는 본인이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져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강 전 의원은 이후 JTBC <썰전>,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 <더 지니어스> 등 다수 종편 예능에 출연, '엔터티션(entertician)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의 취약점을 오히려 웃음거리로 활용해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고, 대중적 거부감이 줄어들자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쳤다.

강 전 의원의 구상은 실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불륜 스캔들'로 다시 구설수에 올라 정치적 재기 가능성이 안갯속에 빠졌지만 '용산 공천설'이 꾸준히 돌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부인했지만, '용산 공천설'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강 전 의원이 정치권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라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관련기사: '다용도 카드' 강용석, 새누리 복귀할까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544)

강 전 의원의 길을 따라 엔터티션 후속 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은 JTBC <썰전> <학교 다녀왔습니다>를 비롯, tvN <더 지니어스>, TV조선 <강적들> 등에 출연해 왔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전 위원은 특히 <학교 다녀왔습니다>에서 고등학생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하고 농담을 주고받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전 위원은 이번 주 내로 서울 노원병에 총선 출마할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노원병은 야권의 핵심축인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로, 새누리당이 이 전 위원을 대항마로 택한 것은 최근 종편 출연으로 높아진 인지도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 JTBC <썰전>, 이철희 소장(왼쪽)-이준석 전 비대위원(오른쪽)

야권에서도 '종편 효과'를 보고 있는 인사들이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다.

이 소장은 JTBC <썰전>에서 강용석 전 의원에 이어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여권 인사들에 맞서 날카로운 정치평을 내놓는 것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이후 채널A의 <서세원 남희석의 여러 가지 연구소> <돌직구쇼>, JTBC <게릴라 특강쇼 바운스> 등 각종 종편에 패널로 등장, 얼굴을 알리면서 정치권에 대한 논평을 이어갔다.  

이 소장은 지난 7일 방송된 <썰전>에서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함께 하차 의사를 밝혔다. 제작진은 "총선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행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방송 출연이 금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소장의 출마 가능성은 크다.

종편 방송의 덕을 본 인물로 '문재인표' 인재영입 1호로 더불어민주당에 깜짝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꼽을 수 있다.

표 전 교수는 앞서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범죄자 심리를 분석하고 조언하는 역할로 얼굴을 알렸다.

그가 종편 출연이 잦아진 것은 2012년 대선 당시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유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표 전 교수는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크라임씬> 등에 출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표 전 교수의 더민주당 입당 또한 그간 종편 예능출연을 통한 호의적인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종편 예능 방송에 출연하는 데 대한 여론 반응은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정치인들이 기존의 근엄한 이미지를 깨고 대중과 친밀해지려는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이 정치를 재밌게 하는 것을 넘어서 희화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를 재미있게 푸는 것은 좋지만 도를 넘으면 오히려 정치혐오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상파의 경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이 출연하는 데 제약이 있는데 종편은 시청률 때문에 오히려 더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나쁜 짓을 해도 종편 예능만 출연하면 다시 유명해질 수 있다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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