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흥행'에 강남 집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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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 재건축 '흥행'에 강남 집값 '들썩'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4.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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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개포 지역 첫 재건축 분양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강남 재건축 분양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일대. ⓒ 뉴시스

개포 지역 첫 재건축 분양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강남 집값이 '들썩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빠른 진행 속도로 인해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로서 관심을 받고 있는 개포 지역의 분양이 흥행하면서 향후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를 보다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첫 분양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31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6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3.6대 1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특히 전용 59㎡A형은 22가구 모집에 당해 지역 1488명이 신청해 67.64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강남구 최다 청약 건수다. 지난 1월 분양한 ‘신반포자이’의 청약통장 접수 건(총 4269건)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대형 타입도 고르게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6가구를 모집한 99㎡D 타입에는 245명이 접수해 40.8대 1을, 5가구를 모집한 126㎡B 타입에도 75명이 몰려 1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3760만 원으로 분양 이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전용면적 49㎡의 경우 3.3㎡당 최고 4495만 원에 달한다. 같은 주택형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4164만 원)보다 300만 원 이상 비싸다. 지난해 최고가 분양가를 경신한 신반포자이보다는 낮지만 강남권 중에서도 남쪽으로 치우쳐있는 개포지구의 입지 환경과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다소 불편하다는 약점 등을 감안할 때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수요자들이 몰린 것은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에서도 강남은 아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다고 생각했지만 분양에서 흥행을 기록한 만큼 앞으로 높은 웃돈까지 붙을 것”이라며 “이번 분양 흥행이 전반적인 강남 재건축 시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분양을 앞둔 개포 1·3·4단지, 개포시영의 시세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10월과 11월 분양에 나섰던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과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최근 미분양 물량이 대거 소진됐다. 두 아파트 모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입지여건을 고려했을 때 높게 책정된 분양가로 인해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보다 비싼 아파트들의 등장으로 인해 웃돈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포 주공 1, 3단지 등 아직 분양 전인 아파트의 시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개포 주공1단지의 소형 평형의 경우 연초 6억5000만 원 수준이던 가격이 현재 7억3000만 원으로 오르는 등 시세가 급등했으며 실제 거래로도 이어지고 있다.

개포 재건축 분양열기의 바통을 가장 먼저 건네받을 단지는 오는 7월 분양을 앞둔 개포 3단지다.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THE H(디 에이치)’ 1호 아파트인데다 일반분양도 73가구로 부족한 탓에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4350만 원 안팎으로 강남 최고가로 책정될 예정이다.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분양일정이 7월로 연기된 것도 상품 구성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 탓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개포시영도 내년 상반기 중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개포 4단지 시공을 맡은 GS건설도 연내 이주완료와 착공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개포 1단지는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개포뿐만 아니다. 당장 다음 달 분양하는 신반포5차 재건축 사업인 ‘아크로 리버뷰’도 강남권 고분양가 릴레이를 이어갈 전망이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2014년 말 일부 고층 대형 주택형이 3.3㎡당 5000만 원대에 분양된 ‘아크로리버파크’에 비해 한강 조망권이 뛰어나 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반포한강공원 주변 신반포 3차·23차, 반포경남아파트 등 3개 단지가 참여한 신반포 통합재건축 사업도 향후 책정될 분양가 수준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계성초교 △신반포중 △세화여중고교 △세화고 등의 학군을 도보거리 내에 갖췄을 뿐 아니라 한강시민공원과 단지를 연결하는 올림픽대로 덮개공원 설치도 검토 중이어서 단지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반포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남권이라고 해서 가격 재조정 기간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분양가 상승의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포 지구 내에서도 명문 학군과 인접한 재건축 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 4600만 원 선까지도 예상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남권 아파트의 고분양가 릴레이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수도권 일부와 지방은 청약 미달 단지가 증가하고 미분양도 증가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개포 재건축의 흥행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활력소가 돼 망설이고 있던 실수요자들까지도 시장에 나오게 할 것”이라면서도 “적지 않은 청약 가수요들 때문에, 높은 청약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까지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그는 “고분양가 책정이 경쟁적으로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청약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그들만의 시장’으로 불리며 호황을 이어가는 강남권도 한 풀 꺾일 우려가 있어 투자 목적을 가진 수요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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