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울산 동구 '불법 선거운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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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울산 동구 '불법 선거운동' 논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4.1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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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측이 기관지 통해 노조가 지지하는 후보 낙선 운동"
현대重, "총선에 쏟는 열정, 경영위기에 노력 했으면 하는 내용"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동구청장 재선거 개입 정황에 의혹 증폭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현대중공업이 울산 동구에서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울산 동구에서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앞선 지방선거 등에서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정황이 폭로된 이력도 있어 이번 논란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발행한 기관지 <인사저널>을 통해 노조의 정치활동을 비판하며 노조가 지지하는 후보 낙선운동과 함께 현대중공업 출신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인사저널>은 1면과 2면을 통해 ‘정치활동은 후유증만 낳는다. 노동조합의 정치투쟁,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난 정치활동, 노조가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등 노조의 정치활동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조가 지지하는 후보를 사측이 낙선시키려는 목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UBC울산방송과 울산MBC가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울산 동구는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 34.2%, 더민주 및 정의당과 단일화한 무소속 김종훈 후보 32.6%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중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무소속 김종훈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는 18~19대 2선 국회의원으로, 정몽준 현대중공업 前 회장(現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김종훈 후보 당선을 위해 법이 보장한 적법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사측이 노조 정치활동을 비난·협박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 출신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울산 동구 이재현·이은주·김경득·박문옥·이생환·홍철호 등 전현직 시·구의원들도 현대중공업 사측이 불법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울산시의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저널 내용 중 현대중공업 노조 지지후보 김종훈에 대해 ‘회사의 위기극복을 할 수 없고 큰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는 부정적 내용을 서술, 공식적인 낙선운동을 표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종훈 후보는 회사의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회사 구성원들에게 ‘낙선시켜야 한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누구든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선거 운동할 수 없고, 후보에 대한 비방은 금지돼 있다. 특히 주식회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11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인사저널>은 회사 일감이 줄어드는 등 경영위기라는 내용”이라면서 “지금은 회사 경영위기다. 총선에 쏟는 열정을 경영위기에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회사안정이 우선이라는 내용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앞서 치러진 선거에서 현대중공업 사측이 사전선거운동을 한 정황이 폭로된 적이 있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울산 동구 전현직 시·구의원들도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현대중공업 사측에 중립을 당부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3월 현대중공업 사측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지방선거에 불법 개입한 사실이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폭로돼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다”며 “회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3월 21일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동구청장 재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이같은 내용은 현대중공업 직원이 10년 이상 작성한 업무기록 일부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2010년 5월 6일 업무기록에는 ‘동구청장 정천석, 시의원 권명호 선택’, ‘기초의원은 다음주 결정’이라고 쓰여져 있다.

2011년 동구청장 재선거 시기인 4월 5일 기록에는 ‘기숙사 상주자 중 동구로 되어 있지 않은 자 4/7까지 현주소 작성 제출’, ‘선거계획서 작전 제출’ 등이, 4월 8일에는 ‘임명숙 3% 뒤진다. 어렵게 되고 있다’, ‘4/20까지 3인1조 동행투표, 4명씩 동별로’ 등이, 4월 20일에는 ‘선거활동 본격 가동토록 요구한다. 남은 기간 1주일 내에 승부를 걸어야 된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당시 울산총선공동투쟁본부는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방선거에 대한 개입이 매우 노골적이며 위험천만할 정도”라며 “새누리당 인사 중에서 사측의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 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 결과 판세까지 분석하면서 조직적으로 회사 조직을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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