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박근혜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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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근혜와 광주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6.05.26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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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긴급진단>정치권,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문화 만들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박근혜 대통령과 광주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다들 어리둥절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광주는 오늘날 우리 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주류라는 점에서 동일한 범주에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영향권에, 야당은 광주의 민심과 호남의 정치적 의사에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박 대통령과 광주를 딛고 일어나 새로운 동력을 만들 때 우리 정치가 달라지고 우리가 염원하는 새로운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박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영남이 중심이 된 새누리당, 광주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지역 성향으로는 상관관계가 없는 조합일지 모르지만, 우리 정치 현실에 대입해 보면 연관성이 크다.

박 대통령과 광주는 현재지만 과거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 둘의 뿌리는 박정희와 김대중, 영남과 호남, 공화당과 신민당 등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을 떨쳐 버리고 일어서고, 광주가 기반이 된 야당이 광주를 버리고 그 외연을 넓히고자 일대 변화를 가하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는 과거의 늪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현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이제 박 대통령과 광주의 늪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걸어 나가라는 것이다.

신랄하게 말하면, 박 대통령과 광주는 우리 정치의 걸림돌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박 대통령과 친박 세력의 계파주의와 비민주성이 우리 정치의 발목을 잡고 있고, 야당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한 국민의당이나, 빼앗긴 고토 회복을 부르짖으며 광주 등 호남 구애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더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눈치 보기에 바쁘고, 박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을 깨고 거부한다. 국민의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당내 인사라도, 동료라도 거친 언사로 공격하고 당을 나가라고 압박한다. 야당도 호남 민심이라는 미명 아래 광주의 늪에서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20대 국회가 개원도 되기 전에, 야당은 5·18 공식 기념곡을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하자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이에 대해 보훈처가 5·18 기념식에서 합창 형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하나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야당 전체가 들고 일어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 원 없이 자신들이 부르면 된다. 딱히 그 노래가 5·18 기념식 행사에서 온 국민의 제창곡이 돼야할 이유는 없다. 그 노래의 배경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 노래를 만든 사람이 백기완과 황석영이라 그들의 이념적 사고와 행동(월북, 친북 성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누가 만든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애국가 부르기 싫어하던 사람들도 그들 중에 있다고 공격하지 않는가.

민주주의 사회라면 다양성과 정신의 자유가 보장된 합리적 사고도 중요하다.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관심이 없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하나로 모든 것을 지배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4·13 총선에서 나타난 정치권의 읍소전략은 박근혜와 광주 라는 ‘현재’를 표면에 내걸었지만, 내심 박정희 후광 아래의 박 대통령과 영남, 김대중 지지 기반 아래의 광주와 호남이 주된 공략 대상이었다. 이제는 박 대통령을 거부하는 세력이 새누리당에서 나오고, 광주의 틀을 깨는 세력이 더민주당이 될 때 우리 정치가 발전한다.

우리는 이제 박 대통령과 광주로 대변되는 박정희와 김대중의 유훈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죽은 자보다는 ‘산 자’에게 봉사하고 충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과 호남에서 벗어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될 때 우리 정치는 발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수권정당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과 광주로 대변되는 이념적 갈등과 지역적 대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에 매달릴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우리는 새로운 정치의 아이콘을 만들고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상을 만들고, 국민의 힘을 결집시켜 국가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갈등과 대립, 지역 정당과 과거의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신이 정치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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