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서툰 메시지로 ‘구설’…“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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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서툰 메시지로 ‘구설’…“어떡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6.01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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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등 트위터에 글올려 '곤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유럽의 축구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경은 감독 시절 "SNS는 인생의 낭비다. 우리는 그것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수만 가지가 있다"는 격언을 남겼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일상과 성향을 드러내 결국 논란을 일으켜 구설에 오르는 축구 스타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격언은 요즈음 우리 정치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 정치인들의 SNS 논란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는 모양새다 ⓒ 무료 사진 사이트 pixabay(픽사베이)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에 서투른 추모의 메시지를 게시해 곤혹을 치렀다.

문 전 대표는 강남역 살인 사건과 관련해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했다"며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한 포스트잇 내용을 인용하면서 "슬프고 미안하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순식간에 논란이 확산됐다. 문 전 대표가 사건의 본질을 '묻지마 살인'이 아닌 젠더 문제로 읽고 있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이 속출한 것이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재차 트위터에 "내 트윗에 오해 소지가 있었느냐. 어느 여성이 썼을, 이런 글(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을 읽게 되는 현실이 슬프고 미안하다는 뜻으로 읽어 달라"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될 정치인이 굳이 포스트잇 문구를 인용해,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을 SNS에 올려 쓸데없는 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안철수 대표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희생자에 대해 지난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세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며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여기서 문제가 된 문구는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이었다. 여유가 없는 사람은 위험한 일을 해야 되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끊이질 않자, 안 대표는 한 시간쯤 뒤에 해당 글을 삭제하고, 다른 내용이 담긴 수정된 글을 재차 SNS에 게시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인해 안 대표는 여유가 있건 없건 다칠 일이 없어야 된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사고와 괴리가 있는 전형적인 '금수저식 사고'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남겼다.

정치인들의 'SNS는 인생의 낭비'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SNS에 올린 박근혜 대통령 저격 포스터 ⓒ SNS 캡처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4·13 총선 직전,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박근혜 대통령 저격 포스터'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유감을 표하며 이를 삭제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했을 당시, 2011년 자신의 SNS에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도둑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기생충'에 빗댄 자극적인 글을 게시했던 사실이 밝혀져 홍역을 치렀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에 출마할 무렵 'SNS 자화자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반 시민이 쓴 것처럼 꾸민 나 의원을 지지하는 글이 나 의원의 계정으로 연달아 게시된 것이다. 나 의원 측은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의 '자화자찬' SNS ⓒ SNS 캡처

SNS는 정치인들의 막말이 오고가는 투견장이 돼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과 더민주 정청래 전 의원은 2014년 자신들의 SNS 계정을 통해 원색적인 발언으로 서로를 비난했다. 김 의원이 정 의원을 '친북주의자'라고 힐난하자, 정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해 '미치도록 감방 가고 싶냐'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한 원로 정치인은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인의 말은 나라 전체를 흔들 수 있다. SNS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책임감 있게 활용해야 되는데, 지금은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기구로 논란만 키우고 있는 것 같다"며 "'SNS'를 한글 자판으로 치면 '눈'이더라. 항상 국민들의 눈이 자신을 향해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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