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승춘 보훈처장에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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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승춘 보훈처장에 '집중포화'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6.28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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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서 업무보고 '거부'…"이 자리에서 사퇴해라"
나라사랑교육 강사진 '미공개'·변호사 선임 대응 의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박승춘 보훈처장(오른쪽)이 28일 국회 정무위에 참석,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뉴시스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곡 미지정과 6·25 계엄군 시가행진 기획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야권이 28일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집중포화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정무위에서 박승춘 보훈처장이 단상 앞으로 나오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앞서 박 처장에 대한 해임촉구 결의안이 야3당의 공조 속에 지난 20일 제출, 이목이 쏠린 터다.

업무보고가 시작되려는 찰나, 야당이 제동을 걸었다.

더민주당 전해철 간사는 이 자리에서 "박 처장은 19대 국회에서는 위원장에게 호통치고 의원들을 무시했다"며 "국회 모욕과 국민 모욕을 전혀 개의치 않는 박 처장에게 업무보고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 역시 "해임촉구 결의안이 제출된 마당에 박 처장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박 처장이 사퇴를 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기회를 갖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유의동 의원은 "야당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업무보고를 못 받겠다고 하면 앞으로 국회 운영에 힘든 장애물로 작동할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게 옳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이견차로 업무보고는 서면으로 대체됐고, 박 처장은 질의응답만 하기로 했다.     

업무보고로 작은 소란이 일어난 후에도 야권의 집중포화는 계속됐다. 핵심은 나라사랑교육 예산 의혹과 정치중립성 변호사 선임 여부였다.

더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보훈처 교육 프로그램인 나라사랑교육의 예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처장의 취임 직후인 지난 2011년 이래 시행된 '나라사랑정신계승발전 사업'은 청소년 나라사랑 체험교육 지원 사업과 올바른 역사인식 및 국가 자긍심 함양 교육자료 제작·운영이 골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나라사랑교육 예산은 2011년 28억 원, 2012년에 42억 원, 2013년에 33억 원 수준으로 2016, 2014년 25억 원, 2015년 26억 원의 수준이 유지됐지만, 올해 80억 원으로 폭증했고 내년도 예산으로 160억원이 제출됐다.

이어 김 의원은 "나라사랑교육 예산이 6년 사이에 6배 가까이 증액됐는데, 구체적인 커리큘럼이나 강사진은 비공개하고 있다"며 "이는 나라사랑교육 사업이 편향적 이념에 따라 운영되고 있기 때문 아닌가. 특히 대선을 앞둔 내년도 예산이 160억 원으로 불어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또 최근 변호사를 선임,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처장이 보훈처 서기관에게 '내일 아침 일찍 정치중립, 선거법 관련 검토서를 우편함에 송고 바란다. 아마도 변호사가 가지고 있을 듯'이라는 휴대폰 문자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처장은 "개인적으로 보훈처 직원들에게 연락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어디에서 확인한 자료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처장의 태도도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더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해임촉구 결의안 관련, "다음 주 국회 표결 전에 스스로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자, 박 처장은 "19대 국회 때도 기념곡 결의안이 나왔는데, 이행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국회 결의안 내용이 국민 여론과 다를 수 있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에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은 "박 처장은 정책적 갈등만이 아니라, 평소 말하는 방식이나 국회에 대한 태도로 논란을 야기하는 것 같다"며 "본연의 업무 역시 철저히 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또 변호사 선임 의혹 관련 해당 서기관의 출석 요구에 대해 '출석시키겠다'고 밀어붙여 비판을 면치 못 했다.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공무원 출석 등은 상임위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위원장이 결정할 일"이라며 "박 처장의 그런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정무위는 오후 2시 반에 속개될 예정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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