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대권 시대,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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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대권 시대, 끝났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7.01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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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千 사퇴로 돌아본 당권-대권 역학관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태로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사퇴했다. 정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안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 호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악재가 될 것인지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여름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당권(黨權)-대권(大權) 논의는 한창이다. 점점 오묘해지는 당권과 대권의 역학관계를 <시사오늘>이 돌아봤다.

과거 당권을 잡는 것은 곧 대권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경로였다. 당의 얼굴이 됨과 동시에, 조직과 자금 등을 등에 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의 치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1979년 신민당 전당대회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역전승은 한국 정치사의 분기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선이 아니더라도,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대부분 당권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대권-당권 나눠갖기 합의도 이러한 정치적 배경으로 이뤄졌다. 당시 이 전 총재는 DJ 이후 차기대권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당권을 확보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지켜지지 못했다.

최근 경향은 약간 달라졌다. 당권이 곧 대권으로 완전 직결(直結)되던 시절은 끝이 났다는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새누리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당헌당규를 통해 아예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당 대표가 대선후보로 나갈 경우, 1년 전까지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식이다. 국민의당도 사실상 당권-대권의 분리를 채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당권을 어차피 대선까지 유지하지 못할 바에는, 대권주자들은 미련 없이 한 발 빨리 물러서는 모양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며, ‘예고’ 한 대로 대표직에서 한 발 빨리 물러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권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내 대선후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안 전 대표도 주위의 만류를 물리치고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며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 소장은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의 당권도전은 정치적인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최종적으로 대권을 향한 야심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당권이 곧 대선주자로 등극하는 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대권 직행’이라는 다른 길이 뚫렸을 뿐, 여전히 당권은 대권으로 가는 데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인식되기도 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대권에 비해 당권은 도전 실패 시 후폭풍도 적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권‧대권 도전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는 인사들이 많은 이유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달 3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당 대표 경험도 없이 대권으로 직행하는 것은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위험할 수 있다”며 “최근엔 당권‧대권을 다시 하나로 하려는 움직임도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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